남원 용담사 석탑과 석등

남원 용담사를 찾으려고 한 것은 순전히 심심했기 때문이다.
이러저리 어디를 갈까 구경하려다가 용담사에 마애불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차를 몰아 용담사에 갔다.
용담사란 그 이름과 마찬가지로 용이 살던 못이 있던 절이란 의미다.

용담이 어디에 있는가 했더니 절 뒤를 돌아가는 조그만 하천이다.
저런 조그만 개울가에 용이 살았다니, 용도 사느라고 고생을 했을 것이다.

들어가자 마자 나를 반기는 것은 석탑이다. 높이 선 석탑이 마치 화순 운주사에서 본 탑과 같았다.
만일 운주사의 양식이라면 아마도 고려시대의 것으로 보인다.

운주사에서 본 것과 같은 양식의 탑을 여기서 다시 보게 되다니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운주사의 탑들은 다른 곳에서 별로 보지 못했다.
신라시대의 석탑과는 전혀 다른 양식의 석탑이다.
어떻게 운주사의 탑과 같은 양식이 여기에 있을까?
아마도 운주사에서 탑을 세운 석공이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탑 바로 앞에 석등이 있었다. 이 석탑은 땅에 파묻혀 있던 것을 절을 지으면서 작업을 하는 도중에 찾아 냈다고 한다.
남원의 절들은 대부분 임진왜란 당시에 모두 폐사가 되었다.

탑과 석탑을 보자면 용담사도 과거에는 매우 큰 사찰이었을 것이다.

석탑과 석등 그리고 마애불상이 일렬로 서 있었다.

대웅전이 있었지만 용담사의 주요배치는 마애불상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