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07 | 초계국수가 냉다시마국수로

---

슈퍼에 갔더니 초.계.국.수. 밀키트가 눈에 확 들어왔다. 시원한 면이 먹고 싶은 거다. 구워 먹을 애호박, 쌈 싸 먹을 쌈다시마, 월남 쌈해서 먹을 라이스페이퍼와 양파와 오이를 사러 갔다가 예정에 없던 초계국수 밀키트까지 사서 분홍색 재활용 비닐 장바구니에 넣어 집으로 왔다. 도착 후, 어떤 식재료가 들어가있는지 확인했다. 밀키트는 아래 사진과 같은 구성이었고, 눈에 걸리는 것은 소면이었다.

소면? 그래도 뭐 얼마나 칼로리가 높을까하는 마음에 1인분 100g을 삶았다. 삶으면서 칼로리를 확인했더니 340칼! 아~ 칼로리가 높군 하면서 50g으로 면의 양을 덜어내고 닭가슴살 대신에 미리 삶아 놓아 먹어 치워야 하는 계란흰자를 넣어 초계국수가 아닌 초계쉐이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_{잠깐 딴 생각하는 사이 면이 불어 터졌음}

조금만 넣어도 칼로리를 높이는 소면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오늘은 뒷산을 내려오다 어제 먹은 소면이 떠올랐다. 살짝 허기졌지만 강력한 소면 칼로리를 무시할 정도의 배고픔은 아니었다. 밀가루 몇 가닥이 300칼로리를 넘다니. 구하면 수가 생긴다고, 길게 고민하지도 않고 소면 대신 다시마로 면을 만들어 먹으면 되겠다고 결정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소금기에 쩔은 다시마를 찬물에 담갔다. 다시마에 붙은 소금과 같은 내 몸의 땀은 미지근한 물에 후딱 씻은 후, 다시마를 길게 썰어 면처럼 만들고, 애호박을 기름 두르지 않고 볶고, 먹다 남은 쌈무와 맛살 넣고, 삶은 계란흰자를 넣어 냉다시마면을 만들어 먹었다. 냉다시마국수 맛은 초계쉐이국수보다 좋았고 칼로리는 소면 100g의 것보다도 낮았다. 아무리 칼로리가 낮다 하더라도 냉육수는 건더기들 들러리로 담갔다 먹는 정도로 먹었다.

다시마를 양껏 썰어 넣은 냉다시마국수의 칼로리는 180Kcal. 실제로 먹은 다시마의 양은 위 사진에 보이는 다시마 양의 두 배를 더 먹었는데도. 다음에는 그냥 커다란 양푼에다 다시마를 한가득 넣어 양푼냉다시마국수로 먹어야겠다. 이 말인즉슨, 맛은 괜찮았다는. 다음에는 쌈무와 크래미의 양을 조금 더 넣어 새콤달콤하면서 더 맛있게 먹어야겠다. 냉다시마국수로는 도저히 꼬르륵 소리가 해결되지 않아 고구마 한 개를 먹었다. 그래봤자 한 끼 칼로리가 266! 이 266칼로리는 두 시간이면 눈 녹듯 사라지더라는.

---

실패하면서 찾아가는 길!
자기 의지, 목표. 꽃길도 가시밭길도 오솔길도 사막길도 오르막길도 내리막길도 돌길도 계단도 모두 걷다 만나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