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박두(開封迫頭) - [한국영상자료원] '틈: Film in the Gap' Part 1 (2025.01.16 ~ 2025.01.25)
[한국영상자료원] '틈: Film in the Gap' Part 1
2025년을 여는 시네마테크KOFA의 첫 기획전 <틈: Film in the Gap>은 세계의 틈새를 예리하게 포착한 영화들에 주목한다.
열네 편의 상영작들은 모두 작품 안에서 직간접적으로 '틈'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이들 영화 속에서 다루는 틈은 눈에 띄지 않았던 오래된 균열이기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벌어진 거리이기도, 과거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빠르게 사이를 메우기 급급한 작금의 콘텐츠 무더기에서 좀체 경험하기 어려운 여백을 본연의 리듬으로 이끌어가는 각 작품의 영화적 시도들은 신선한 시간의 흐름을 체험하게 할 것이다.
이번 상영작들은 영화제와 전시 등을 통해 2024년 공개되었으나 아직 극장에는 정식 개봉하지 않은 틈 사이의 작품들이기도 하다. 꾸준히 작품을 만들어가는 제도권 바깥의 창작자들을 응원하며, <틈: Film in the Gap>의 상영작들이 한국영화의 새로운 시선을 발견할 기회와 틈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상영일시 : 2025년 01월 16일(목) ~ 2025년 01월 25일 (토)
- 장소 : 시네마테크KOFA 2관
상영작
더블 슬릿
* 한국
* 60분
* 12세이상 관람가
'더블 슬릿'은 양자역학 실험에서 대상이 파동인지 입자인지를 구분하기 위해 사용되는 두 개의 틈을 의미한다.
2004년 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의 분신에 얽힌 투쟁의 역사를 중심으로, <더블 슬릿>은 그 시작부터 끝까지 스크린을 가느다란 검은 선으로 나눈다.
검은 선은 하나의 피사체를 반으로 가르기도, 일견 관련 없어 보이는 두 대상을 나란히 담기도 하면서 무심히 흘러가는 일상을 재인식하게 만든다.
"빈틈들이 모였으니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되는 과거의 투쟁은, 화면에 가로 새겨진 가느다란 틈을 통과하면서 계층, 젠더, 인종, 환경에 있어 여전히 더 나은 세계를 고민하는 목소리로 남는다.
미션
* 한국
* 90분
* 12세이상 관람가
스위스 안락사를 꿈꾸는 훈(정태성), 예일대 진학을 꿈꾸는 지우(박서윤).
훈은 돈을 벌기 위해, 지우는 전설의 추천서를 얻기 위해 늦은 밤 한국사관학교에 잠입한다.
우스꽝스럽고 말도 안 되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애쓰는 등장인물의 고군분투는, 과연 우리 삶의 미션들은 이와 얼마나 다른지 질문을 던지게 한다.
계층에 따라 나뉘는 압축적인 사회상과 눈 앞의 목표 외에 다른 것을 꿈꿀 수 없는 인물들의 심리를 절제된 흑백화면 연출을 통해 섬세하게 가시화한다.
봄밤
* 한국
* 67분
* 12세이상 관람가
슬프지 않아도 눈물이 나는 여자 영경(한예리)과, 슬퍼도 눈물을 흘릴 수 없는 남자 수환(김설진)은 알코올중독과 류마티즘이라는 각자의 병을 앓고 있다.
둘은 서로의 결핍을 온전히 끌어안으며 사랑을 키워가지만 동시에 병세는 점점 악화되어 간다.
동명의 소설과 시를 골자로 하여, '봄'과 '밤' 중 어느 것도 누릴 수 없는 두 인간의 삶과 사랑을 애달프게 일구어낸다.
담요를 입은 사람
* 한국
* 116분
* 전체 관람가
감독 박정미는 직장을 그만두고 더 나은 삶의 방향을 찾고자 "1년 동안 돈 없이 살아가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그는 버려진 음식을 먹고, 빈 건물에서 잠을 자면서 가치를 잃은 물건과 공간들의 제 기능을 찾아낸다.
도시의 생활에 익숙한 박정미가 급진적 실천가들에게 끊임없이 던지는 질문과 그에 대한 대답은 우리에게 어쩌면 또 다른 삶의 방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제안한다.
산산조각 난 해
* 한국
* 90분
* 전체관람가
<해협>을 만들고 3년 후, 감독 오민욱은 함께 영화를 만들었던 샤오에게 늦은 답장을 보낸다.
오민욱과 샤오는 결혼, 조카의 탄생, 새로운 영화의 촬영 등 달라진 환경 사이에서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거친 흑백 필름 위에 새겨진 피사체들은 시간을 거슬러 역행하기도, 낱장의 사진처럼 툭툭 끊기기도 하면서 일상에서 길어 올린 순간들을 기록한 편지 구절로서 기능한다.
영화 촬영을 위해 오고 간 제주, 여수, 메이디라오의 아름다움에서 1947년, 1948년, 1979년의 사건들을 기억하는 오민욱의 편지는 "풍경이 서로를 부르고 있다(The landscape is calling out each other)"고 이야기하는 <해협>의 장면들과도 공명한다.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
* 한국
* 146분
* 12세이상 관람가
수진(공민정), 인주(정보람), 유정(정회린)은 서로를 모르지만 '정호'라는 이름의 남자와 관계되어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영화를 구성하는 사건들은 각기 다른 상황에 놓인 네 사람의 시점에서 흩뿌려지면서 다른 것으로 전해지고 알려진다.
얽히고설킨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일상의 대부분을 채우는 것이 결국 거대한 진실이 아닌 작은 우연과 오해, 비밀임을 감각하게 된다.
스쳐 지나가는 대상의 작은 몸짓과 소리에서도 궁금증을 자아내는 섬묘한 연출력이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
인서트
* 한국
* 136분
* 12세이상 관람가
주석(남경우)은 영화 스태프들조차 존재의 이유를 알 수 없는 '인서트 감독'이다.
여느 때와 같이 인서트를 찍던 주석의 카메라 앞에 초면의 추현(문혜인)이 느닷없이 들어서면서 이야기는 전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영화 매체에서 인서트 쇼트의 역할과 같이, <인서트> 속 인물들은 각자만의 프레임으로 영화에 틈입해 여지와 의미를 발생시킨다.
홀린 듯이 그 리듬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영화를 만들거나 보는 이들이 자주 잊곤 하는 가장 근원적인 질문에 가닿게 하는 작품이다.
일과 날
* 한국
* 84분
* 전체관람가
아침에 눈을 뜬다. 일을 한다. 집으로 돌아가 잠에 든다.
<일과 날>은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9인이 일과 함께하는 나날들을 담는다.
일상을 영위하기 위해 원하든 원치 않던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인간의 숙명임을 말하는 기원전 7세기 헤시오도스의 서사시는, 내밀한 고민을 고백하는 9인의 목소리로 이어진다.
픽스 카메라로 정직히 담은 노동의 움직임을 통해 우리가 매일 당연하게 해내는 '일'의 의미와 변화를 들여다보게 한다.
에스퍼의 빛
* 한국
* 147분
* 12세이상 관람가
뿔뿔이 흩어져있는 아이들이 하나의 세계에 접속한다.
그곳에서 이들은 특별한 힘을 갖고 있음에도 핍박받는 약자들로, 계속되는 각자의 선택을 통해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에스퍼의 빛>은 현실과 가상 사이 어느 세계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하지만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시기의 창조적 감각을 또렷하게 그려낸다.
TRPG(Tabletop Role Playing Game) 서사, 커뮤니티 청소년들과의 공동창작 작업 방식, 장르와 매체의 혼합과 교차 등 작품 내외부적으로도 주목할 지점이 무궁무진하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영상자료원 프로그램을 참고하세요.
안녕하세요.
SteemitKorea팀에서 제공하는 'steemit-enhancer'를 사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개선 사항이 있으면 언제나 저에게 연락을 주시면 되고,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https://cafe.naver.com/steemitkorea/425 에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사용시 @응원해 가 포함이 되며, 악용시에는 모든 서비스에서 제외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 글은 SteemitKorea팀(@ayogom)님께서 저자이신 @peterpa님을 응원하는 글입니다.
소정의 보팅을 해드렸습니다 ^^ 항상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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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다음날 다시 한번 포스팅을 통해 소개 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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