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100] Young and Beautiful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3 years ago

<어쩌다, 크루즈>에 이 노래가 나온다.

가끔 차려입을 필요가 있는 파티에 갈 때는 야심 차게 준비한 드레스를 입었다. 로즈의 드레스를 닮은 화려한 드레스는 어색했지만 입다 보니 익숙해졌고 내가 꽤 우아하고 아름답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게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는지 그 드레스를 입고 나가는 날에는 사람들의 시선이 쏟아졌다. '원더풀!', '어메이징!' 같은 과한 서양식 리액션을 들으면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파티 장면이 떠올랐다. 화려한 샹들리에가 번쩍이는 로비 한가운데를 거늘면서 머릿속에 <위대한 개츠비>의 사운드트랙을 재생하면 크루즈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내가 더이상 젊고 아름답지 않아도
여전히 날 사랑할 건가요?

웅장하게 시작하는 사운드는 점차 가냘프고 아슬아슬한 선율이 되고, 영원하지 않은 젊음과 아름다움 앞에 데이지의 모습은 음악과 어울려 불안을 불러일으킨다. 나는 스스로를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드레스를 입고 크루즈 메인 로비에 당당하게 서 있을 때만큼은 '오늘이 나의 가장 젊고 아름다운 날'이라는 사실을 새삼 되새기곤 했다. 박제할 수 없는 젊음과 아름다움을 지금 누릴 수 있는 만큼 정성껏 누리는 것만으로도 삶은 충분하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조금씩 소멸하는 것에 연연하며 슬퍼하는 순간에도 나의 가장 젊고 아름다운 시간은 흐르고 있으니까.

오늘이 지나고 내일이 지나면, 한해가 저물고 나의 젊음은 또 일년이나 더 밀려버리겠지. 그러면 나는 또 밀려난만큼의 조금 늙은 젊음을 정성껏 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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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을 꼭 연주하며 부르고 싶어서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해서 몇 년 전 공연했던 때가 떠올라요 ㅎㅎㅎ 연말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우리들의 기분 좋은 늙어감을 축복합니다 :-)

 3 years ago 

어머 그 연주 너무 아름다울 것 같아요. 언젠가 그 공연을 저도 꼭 듣고 싶다는 바람을 슬그머니 비쳐봅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스팀잇 돌아온 것도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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