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퇴근 길에
아주 즐거운 시간을 갖고
밤늦게 집 근처에 왔습니다.
집으로 올라오는 길에
건물 입구 평평한 난간 위에 올려진
부러진 벚꽃 가지를 보았습니다.
본 나무는 벚꽃 잎을 떨어뜨리며
새 순을 피어오르게 하고 있건만
부러져서 난간 위에 누군가 고이 올려 둔 나뭇가지에는
지지 않은 벚꽃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습니다.
바람이 매섭게 부는 밤이었습니다.
어쩌면 바람에 부러졌을지도 모릅니다.
깔끔하게 부러진 면을 보니
어쩌면 지나가던 사람이
이쁘다며, 누군가를 생각하며 꺾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벚꽃가지를 보면서
조금 울적해졌습니다.
참 아름다운 가지였습니다. 꽃도 이쁘게 폈구요.
사람이 꺾었다면, 저와 같은 생각을 시작으로
누군가에게 보여주고자 꺾었겠지요.
하지만 그게 다였던 것 같습니다.
힘없이 꺾여진 나뭇가지는
아름다웠지만 아름답지 않았습니다.
그 자체는 아름다웠지만
고이 올려져있는 그 모습은 너무나도 이질적이었고
아름답지 않았습니다.
문득 책에서 읽은 구절 하나가 떠오릅니다.
이쁘다고 꽃을 꺾어가지 마시오.
여기 이곳에, 이 배경에 꽃이 있기에 아름다워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니 꽃을 꺾지 마시고, 눈으로만 보시오.
흐드러지는 벚꽃 나무에 있었기에
혼자 떨어진 이 벚꽃 가지가 아름다웠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참 처절한 아름다움이었습니다.
고이 올려진 나뭇가지를 보며
괜스레 울적해진 마음으로 털레털레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꺾지말라고 얘기하면 더 꺾는 것이 사람심리이지요.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게 그죠 ^^;;
보여주고픈 이가 있어 꺽었지만...더는 보여줄 수 없게 되어 두고 간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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