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in #dclick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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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

열 살쯤 이었나.
tv 앞에 쪼그리고 앉아 황혼이라는 영화를 보았었다.
식구들은 단칸방에 나란히 누워 잠들어있었고 어두컴컴한 방에서 난 화면의 마법에 빠져 있었다.
더빙한 성우들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조금씩 tv 앞으로 전진했다.
늙은 남자 주인공의 쓸쓸한 모습이 마지막 장면이었던 것 같은데 영화 내내 보여주었던 그의 젊은 시절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사실 기억나는 거라곤 마지막 장면밖에 없다.
그것도 실제 마지막 장면이었는지 아니면 내 기억에 마지막으로 남은 장면인지 확실하지 않다.
주인공의 젊은 시절도 기억에 남은 표상일 뿐, 단 한 장면도 그려지지 않는다.
짧은 영화 한 편에 한 사람의 일생을 완전히 담을 수는 없다.
연출과 편집 기술에 의해 필요한 만큼 건너뛴 시간이 영화에서는 여백으로 남는다.
혹여 영화에 여백이 없다 해도 마음속에는 아련한 여백이 생긴다.
그런 아련한 느낌이 아니었을까.
주인공의 행복했던 시절이나 불행한 말년이 인상 깊었기 때문이 아니라 한 사람의 서사가 마음속에 자국을 남긴 것이 아니었을까.
웃고 울고 생각에 잠기던 한 사람의 일생이 어린 나에게 어떤 카타르시스를 남겼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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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 또는 황혼을 지난 모든 이들의 생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모두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다.
나도 언젠가 황혼을 맞겠지만, 어떻게 산다고 해도 나를 들여다봐 줄 누군가의 눈에는 또 하나의 감동으로 보일 것이다.
살아가는 이유란 것이 이런 게 아닐까 싶다.
황혼이라는 영화가 늦은 오후에 갑자기 생각났던 건 마침 해가 맞은편 길 너머로 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알아채지 못할 미세한 잔주름 하나 남겨놓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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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지금 다시 찾아서 보시면 감회가 새로우시겠어요. 그냥 추억으로 간직하시는 것도 좋고요.^^

보고 싶기는 하지만 그냥 안볼려구요. 인터넷에 뜨긴 하더군요.ㅎㅎ

좌우 두남자? 팟캐스트 올리시는 분?

올리는 건 물론 요 근래에는 듣지도 않아서 무슨 말씀이신지...
대문 이미지때문에 오해하셨나보네요..

앜.. 죄송.. 대문 이미지가 같네요 ㅠ
그분들도 스팀잇 하신다기에 ㅎ

헉 그런가요?? 이 대문 이미지는 누가 주신건데 출처가 비슷한가 보네요..ㅎㅎ

한 사람의 서사가 마음속에 자국을 남긴 것이 아니었을까.

이 글 왜이렇게 좋지요 감성모드로 접어들었어요. 무슨 특별한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한 사람의 서사이기에 충분하단 말이 너무 감동적이에요. 여백도 황혼도 아름다운 밤이네요. 참으로 오랜만에 살아가기에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고맙습니다. 그 무능한 차장이 많이 힘들게 하죠...
좋은 일만 생기면 좋은 일인지도 모를테니까 힘들고 괴로운 일도 가끔 생겨줘야 합니다.ㅎㅎ
오늘은 눈이 오는데 다행히 쉬는 날입니다. 기분 좋게 눈구경이나 해야겠어요..

힘든 일상도 지나고 보면 감동이었던 과거로 기억될 수 있겠죠. : )

네,, 지금 스팀 가격이 그 감동의 시작이면 좋겠습니다..ㅎㅎ

디클릭은 사랑입니다. 후원차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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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클릭 감사합니다.

해질 때 생각해볼만한 주제네요
잘 살아야겠습니다 ^^

디클릭 응원합니다 ㅎ

코인이 정상화되어서 잘 살아보고 싶습니다.!!
디클릭 화이팅...

4회차 보팅남깁니다. 편안한 시간되세요:]
오늘도 디클릭!

고맙습니다. 디클릭 화이팅..

그 때가 되어도 그냥 지금 같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가 저를 돌아봤을 때 조금은 감동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과거의 자신한테 감동받고 싶다는 생각은 못해봤습니다.
내가 나한테 감동을 느낄 수 있다면 잘 산 것이겠죠..

기억에 남는 영화가 그렇게 있군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다음에 자신이 걸어온 길에..
잔잔한 감동이 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허투루 살지는 않은거니까요..ㅎ

갑자기 로버트 레드포드가 생각나네요. 마지막 영화를 끝으로 은퇴한다는 기사를 아침에 읽어서요. 젊었던 그의 모습과 여든이 넘은 지금의 모습.

마침 어제밤에 폴뉴먼과 함께 나온 내일을 향해 쏴라를 케이블tv에서 잠깐 봤습니다. 둘러쌓인 적들을 향해 둘이 튀어 나가는 마지막 장면은 지금봐도 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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