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개미에게 배우는 재정 - Part 2: 왜 현금보유가 중요한가

in #coinkorea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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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 존재하는 개미의 총 생체량(Biomass, 특정 공간 내에 존재하는 생물체의 양)은 인류의 총 생체량과 거의 비슷하다.

사람 한 명의 생체량 = 개미 150만 마리의 생체량

인류는 대략 70억 명이니까, 개미는 대략 70억×150만=1경 마리가 존재한다. 아마 인류와 동물, 곤충을 통틀어 단연 최다 개체수일 것이다. 북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성공적으로 번성해온 그들의 생존전략을 통해 성공적인 투자전략을 모색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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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성 VS 지속성

흔히 개미는 뼈빠지게 일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오해다.
일단 여왕개미, 수개미, 병정개미는 아무런 경제활동도 하지 않는다.

일개미가 경제활동을 도맡아 하는데, 이는 아래와 같이 두 그룹으로 나뉜다:

  • 일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게으른 태도로 일하는 ‘놀멘놀멘’ 그룹: 50%
  • 몇 개의 팀으로 나누어 일하는 ‘부지런한’ 그룹: 50%
Task No.DescriptionTeam in charge
1먹이찾기A팀
2개미집 확장 및 유지보수B팀
3개미알 및 유충 돌보기C팀
4먹이저장, 농사짓기, 노예관리D팀
5휴식E팀

예를 들어 위와 같이 4가지 Task가 있다면, ‘부지런한’ 그룹의 5개팀이 교대로 돌아가며 각 Task를 수행하고 휴식하기를 반복한다. ‘놀멘놀멘’ 그룹은 계속해서 놀멘놀멘 하기에 개미왕국의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거의 없고, 따라서 ‘부지런한’ 그룹 혼자 전체 왕국을 먹여 살리는 형국이다.

도대체 개미는 왜 이런 비효율적인 경제시스템을 수천 년간 고수하고 있는 걸까? ‘놀멘놀멘’ 그룹도 ‘부지런한’ 그룹과 함께 일하면 소득이 2배가 되고 그만큼 생존률 및 번성률을 높일 수 있을 텐데?

그래서 연구진은 실험을 해보았다.

  1. 우선, ‘부지런한’ 그룹의 10%를 제거했다. 그랬더니 ‘부지런한’ 그룹이 더 열심히 일해서 부족한 일손을 충당했고, ‘놀멘놀멘’ 그룹은 여전히 놀았다.

  2. 그래서 ‘부지런한’ 그룹의 50%를 제거했다. 결과는 동일했다.

  3. 이젠 ‘부지런한’ 그룹의 90%를 제거했다. 그러자 ‘놀멘놀멘’ 그룹이 마치 ‘부지런한’ 그룹처럼 일하기 시작했다. ‘놀멘놀멘’ 그룹이 없어진 것이다.

여기서 알게 된 ‘놀멘놀멘’ 그룹의 역할은, ‘부지런한’ 그룹이 어떤 이유로 인해 사라지거나 일할 수 없게 되면, 그들을 대신하여 일을 하는 것이었다. 즉, Backup System인 것이다.

실제로 개미세계에는 수많은 재난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타 왕국 또는 타 종족과의 빈번한 전쟁, 홍수나 지진 같은 자연재해, 노화, 기생충, 전염병 등으로 인해 ‘부지런한’ 그룹이 죽거나 가중된 업무로 인하여 피로도가 극에 달해 더 이상 일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왕국의 경제도 심각한 타격을 받고 이는 곧 왕국의 종말로 이어진다.

특히 ‘개미알 및 유충돌보기’ 업무는, 일개미들이 알과 유충을 24시간 쉼 없이 핥아줘야만 전염병에서 안전하게 보호된다. 단 몇 초라도 핥아주지 않으면 곧 병균이 침투하여 해당 알과 유충이 전염되고, 곧 쉽게 번진다.

다른 곤충과 마찬가지로 개미 역시 일련의 task를 수행하면서 피로도가 쌓이고, 이에서 회복되기 위해서는 휴식이 필요한데, 재난이 닥치면 '부지런한' 그룹 전체의 workload가 극에 달해 더 이상 일할 수 없는 시점이 오게 된다. 바로 이 때, '놀멘놀멘' 그룹의 역할이 시작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개미는 경제적 효율성을 희생해서라도 왕국의 생존, 곧 체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Risk Management'를 더욱 중시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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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이는 투자의 세계에서도 적용되어야 할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1억원의 투자금이 있다고 하자. 아무리 좋은 기회가 왔다고 할지라도 1억원을 모두 투입시켜서는 안 된다. 반드시 ‘부지런한’ 5천만원과 ‘놀멘놀멘’ 5천만원으로 나눈 뒤, ‘부지런한’ 5천만원만 先투입해야 한다. 아무리 기회가 좋아 보여도 내일 일은 모르기 때문이다.

先투입한 ‘부지런한’ 5천만원이 더 이상 일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즉 물린다면, 그때 ‘놀멘놀멘’ 5천만원을 투입한다. ‘놀멘놀멘’ 5천만원이 열심히 일하는 동안, ‘부지런한’ 5천만원이 다시 일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면, 또 ‘놀멘놀멘’ 5천만원은 다시 놀린다.

비율은 꼭 50%가 아니어도 좋을 것이다. 실제 개미왕국에서도 ‘놀멘놀멘’ 그룹의 비율은 때와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평균 20~60%).

혹자는, ‘놀멘놀멘’ 그룹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비효율을 비판할 수 있다. 맞다.
실제로 연구진은 실험을 위해 두 개 왕국의 일개미 그룹을 아래와 같이 구성해보았다:

  • A왕국: ‘놀멘놀멘’ 그룹 + ‘부지런한’ 그룹
  • B왕국: ‘부지런한’ 그룹

역시 B왕국의 경제생산성, 즉 효율성이 A왕국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그러나 연구진이 인공적으로 재난의 상황을 만들어 주었을 때, A왕국에 비해 B왕국은 너무도 쉽게 무너져버렸다.

투자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변화무쌍한 투자의 세계에서 살아남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현금(성 자산)보유는 그래서,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참고문헌
  1. https://www.nature.com/articles/srep20846#abstract
  2. https://uanews.arizona.edu/story/lazy-ants-make-themselves-useful-unexpected-w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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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글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많이 올려 주세요~ 감사합니다. ^^

안녕하세요, 전자책 출판사시군요~ (신기신기)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Your posts are very interesting ,,,, I like. hopefully you age long @sujisyndrome

Hi @ibnuhubban, thanks for your comment :)
By the way, can you understand Korean? I'm asking this because I found you resteemed a Korean post of @jack8831, whom I also follow.

I do not understand korean, but the translation app helped me, I commented on @jack8831 account because he is a superpower person, and he is a light for beginners .... I admire him. @sujisyndrome

전 실험 3번을 보고 한국의 안타까운 현실이 떠올랐습니다.
휴식 없이 부지런한 사람으로 꽉 채워서 그게 기본인냥 돌아가는 사회 말이죠.

쉴 시간 없이 계속 운전해야만 업무량이 맞추어지는 운송업.
잠 잘 시간도 없이 진료하는 24시간 응급실.
새 채용없이 기존 직원으로만 야근해서 업무를 쳐내는 회사들.
위태위태한 상황이죠.

말씀하신 대로 투자에서도 정말 좋은 교훈이지만, 더불어 우리나라 전체적으로도 적용되어야할 내용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

댓글 감사해요. 그리고 동감합니다. 사실 상술한 개미의 교훈은, 비단 투자에만 적용할 것은 아니지요. 오히려 경영이나 조직관리에 더욱 적용이 잘 될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그 방면으로도 글을 전개하려 했지만, 주제가 너무 광범위해지는 것 같아서, 다음을 기약해보려고요^^
통찰력있는 말씀 감사합니다~

[풀봇+댓글+리스팀] 3단 콤비 들어갑니다~

앗, 연어님ㅠㅠ 감사해요ㅠㅠ
연어님 같은 펀드매니저께서 제 포스트를 리스팀까지 해주시다니... 공자님 앞에서 문자쓴 건 아닌지 염려가 됩니당;;;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러나 글 중간에 '이는 적자생존의 원리에도 부합한다', '본래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 아니던가'라는 부분은 수정이 필요할 것 같아요.
후술한 내용에 따르면 적자생존의 원리는 부합하지 않는게 아닌가요?
말이 되도록 하려면, '적자생존'이라는 용어를 '자연선택'으로 고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그리고 사족이지만, 적자생존이라는 용어는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용어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많이들 오해하고 계시는 것 처럼 다윈이 종의기원에서 주장한 것도 아니구요.
'적자생존'이라는 용어는 중상주의 철학자 허버트 스펜서가 '힘있는 기득권층이 살아남는게 자연의 섭리'라는 자신의 논리를 대변하기 위해, 시대를 강타한 다윈의 이론을 교묘히 끌어다 쓴 것에 불과합니다. 다윈은 그의 언변에 깜빡 속아 적자생존이라는 용어를 개정판에 실었지만, 이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곤 다시 수정했습니다.

안녕하세요, @ohnusak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사실 저도 포스팅하면서 '적자생존' 또는 'natural selection' 등의 용어에 대해 고민을 했는데 딱 그 부분을 짚어주셨네요(감사합니다^^).

덕분에 '적자생존'이라는 용어의 문제점을 좀 더 잘 알게 되었어요. 포스트는 지적해주신 내용을 감안하여 수정했네요. 앞으로도 많은 가르침 부탁드립니당^^

가르침이라뇨. 가당치 않습니다. 누굴 가르칠 깜냥이 못됩니다.
주제넘게 괜히 나선 것은 아닌가 싶어 손발이 떨렸는데, 친절히 답변주셔서 떨림이 멈췄네요.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기다리겠습니다.

간결하면서 강하게 느낌 오네요. 감사합니다.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개미사회가 일안하고 노는 예비군을 운용하고 있는건 많이 알려진 사실인데 이걸 투자금, 리스크관리와 연결시키다니 대단하십니다.

저도 게으른 집단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좀 더 문헌들을 찾아보면서 확실히 알 수 있었어요. 투자에 연결시킨 건 돈을 개미처럼 부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살아서 그런 가봐요^^;; 댓글 감사합니다~

2018년 들어서 스팀에서 본 글중 가장 재미있게 읽었네요^^
개미 이야기 꿀쨈 !!!

앗, 이런 엄청난 칭찬을!! 감사합니다^^;; 너무 큰 칭찬에ㅠㅠ 근데 개미이야기 잼있져? 저도 무척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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