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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우상의 황혼 XXVII] 탈-중앙화는 실패한 신인가?(Decentralization: the god that failed)

in #coinkorea6 years ago

탈중앙화는 복수의 인간이 모이는 순간 이뤄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자유시장 경제도 언젠가부터 그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더 나은 시장을 만들고자 공익을 위한 (시장 참가자들을 위한) 단체가 만들어졌고 그게 유착되어 몹쓸 단체가 되었고, 사회 단위도 마찬가지로 그 규모가 커져 정부가 됐다고 생각해요.

처음엔 다들 좋은 의도로 모였겠죠. 시장 혹은 사회의 규모가 커지니 가이드라인과 같은 규율이 필요하겠다, 혼돈 속의 규칙이 필요하겠다, 라는 생각에 모였겠지만, 이 세상에 있는 90% 이상의 조직이 순결하게 돌아가지 않는 것을 보았을 때 (120% 뇌피셜), 우리 이기적인 인간의 두뇌가 하나가 아니라 수 십, 수 백 개가 모였을 때 나오는 그 이기적인, 순수하지 못한 생각은 자연의 섭리와 같이 느껴지네요.

물론 그렇지 않은 곳도 있겠지요. 덴마크 사회의 뿌리 사상인 얀테 법칙과 같이 평등을 우선시하고 소수의 특권을 지양하는 것이 잘 성립되어 있다면 너무나도 이기적인 우리 사회에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와 같은 경우는 술에 떡이 되어도 담배 꽁초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사람만큼이나 보기 드물고 경쟁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현대 자본주의에서 인간의 부에 대한 타락과 변질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인간은 절대 완벽한 동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리 민주적으로 EOS BP가 운영된다고 한들.. 결국 그들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본인들의 이득을 1%라도 늘리려고 할 거에요. (178% 뇌피셜)

지금 스티밋에 여러 증인과 후보가 있지만, 대부분의 스티밋 유저가 증인들의 statement를 확인 하지 않고, 투표 자체에도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우리에게 직접적인 이득이 없다면 극히 게을러지는 우리가 DPOS 시스템을 공평하게 감시, 유지할 수 있을까요? 지금도 언론의 프레임에, 사회 시스템의 프레임에 갇혀 기득권 세력의 손아귀에 지쳐 포기해 사는 우리가 블록체인이 등장했다고 투명하게 감시, 유지할 수 있는 블록체인이라고 더 많은 관심을 가질까요?

유토피아는 존재하겠지만 인간이 존재하는 유토피아는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너무 비관적인 걸까요? 그랬으면 좋겠어요. 사랑만이 가득해 넘치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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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들어본 주장인데요. 일단 시장에서 정부가 생긴 건 아니구요. 뭐 결국에 어느정도 통치가 이루어질거라는 주장에는 동의합니다. 그래도 현실에 안주할수는 없잖아요. 누군가는 이상을 이야기해줘야 그 근처라도 갈 수 있을거라고 봅니다. 마지막에 말씀하시는 그 바람을 추구하긴 해야죠.

그래도 스티밋과 이오스 그리고 국가가 가진 근본적인 차이점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BP가 마음대로 내역들을 조작할 수 없다는 점, 아무때나 출입이 가능하다는 점. 투명하게 그 거래 내역들이 존재한다는 점. 세상은 점점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기는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신가요?

시장에서 정부가 생겼다는 게 아니구요, 자유 시장에서 그 시장을 관리하고자 단체가 생겨났듯이, 평화롭게 들판에서 농사 짓던 원시인들이 힘의 order를 이용하여 다른 이들의 재산과 노동력을 착취하기 시작했고, 이걸 막고자 서로 뭉치게 되었으며 성(캐슬) 중심의 사회가 생겼으며, 그 성 중에서도 제일 힘 세고 돈 많은 놈이 본인들의 규칙을 문서화하며 만든 게 정부라는 말 이었어요.

BP가 절대 마음대로 조작할 수 없지요. 모든 것이 투명하게 진행된다는 점은 분명 지금과 같은 더러운 기득권 세력과 사회 소수의 특권층의 헛짓을 줄여주겠으나, 제가 염려하는 점은 어쨌든 이 투명하게 진행되는 것도 소수의 몇몇이 관리한다면, 결국 그 소수만의 커뮤니티가 형성될 것이고 그 커뮤니티가 모두에게 항상 유쾌하고 즐겁지만은 생각과 행동을 할 거란 거에요.

분명 이론상으론 완벽합니다. 기능성을 위해 탈중앙화를 어느 정도 포기했지만 소수의 사회 구동을 100% 투명하게 하고 언제든지 그 소수를 변화할 수도 있지만, 이것도 결국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민주주의 사회와 많이 다르진 않습니다. (물론 개다릅니다. 국회의사당부터 쳐부숴버려야 합니다. 제일 근본적인 구성만 비교한 거에요)

어쩌면 제가 너무 설레발치는 거 일 수도 있어요. 해보지도 않고 뭐 이러냐? 지금 블록체인 시대만큼 투명하게 무언가를 관리할 수 있던 적이 있냐? 비로소 완벽한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다!
충분히 동의합니다. 그럴 수도 있죠. 아닐 수도 있는 거구요.

하지만 저는 수 천 년동안 이뤄진 인간의 치졸하고 이기적인 역사를 봤을 때, 결국 DPOS와 같은 소수가 집권하는 형태는... 무슨 방법을 써서든 금이 가지 않을까 싶은게 제 개인적인 의견이에요ㅋ

세상은 분명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김스티브님과 같이 계속해서 무엇이 진정한 탈중앙화인가, 왜 우리는 탈중앙화가 필요한가 등을 고민해주는 분들이 많아지는 것을 보며 더욱 느끼고 있지요.

하지만 확실한 건, 아직은 이 세상의 스케치북은 너무나 까맣게 칠해져있고, 지우개보다는 검은 펜이 비교도 못하게 많고 진하다는 사실이죠.

하. 정녕 인간은 지구에게 있어 가장 해가 되는 동물인 걸까요~~

맞아요. 말씀하신 모든 바에 동의합니다. 이오스를 소수통치제가 아니게 만들기 위해서는 중재자의 제역할이 완전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재자들이 BP의 권한을 철저하게 제한해주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비관적이게 봐주시지는 말아주세요 ㅎㅎ 확실한 건 기존의 시스템 보다야 낫다는 점이고. 저 같이 블록체인과 이오스를 통해서 이런 자유주의 사상을 전파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상은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있는게 아닐까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많은 생각을 하게된 거 같아요. 좋은 밤 되세요.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대부분은 분명 본인의 삶에, 본인의 다른 우선 순위에 눈 가려 이오스 BP의 행동을 제대로 보지 못할 거에요. 그런 의미에서 커뮤니티를 대신하는 게 BP가 아닌 커뮤니티를 대신하여 BP를 감시하는 또 다른 중재자가 있으면 분명 더 좋겠네요 ㅎㅎ

말씀하신 바와 같이 계속해서 고민하고 발전해간다면 분명히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올거라 믿어요.
사실 그래야만 해요. 모두 똑같은 인격체로 태어나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웃는다는 게, 특히나 그게 소수가 소수만을 위해 만들어둔 시스템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면 더더욱 뒤바꿔야죠.

덕분에 댓글로 대화 나눌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즐거운 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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