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손길
예전에 첫째 아이가 마인 크래프트라는 게임을 하겠다기에 노트북 PC를 잠시 빌려 주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오토 마우스 등 각종 정체불명의 보조 프로그램을 십여종이나 설치해 놓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아이에게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보니, 누군가 이 프로그램을 깔면 전설의 무기를 준다고 하기에 설치했다고 합니다. 물론 설치 후 아무 일도 일어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어른 수준의 보안 의식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하다보니 그 이후로, 저희 집 아이들은 각자 개인별 노트북 PC를 따로 쓰고 있습니다. 고가의 제품은 아니고 "가성비"로 검색해서 간단한 작업 정도 할 수 있는 저렴한 제품을 대충 사주었습니다.
첫 아이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전설의 해커가 되겠다는 열의를 불태우며 그 이후에도 무슨 이상한 프로그램을 잔뜩 다운로드 받아 깔고는 하는데 그러다보면 한번씩 PC 환경이 쑥대밭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국 저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전문가 특유의 진지한 무표정으로 아이에게 얘기합니다. 바이오스 설정 단계부터 모두 살펴봐야하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며, 최소 30분 이상 책을 읽고 와야 한다고. 전문가의 명예를 걸고 그 동안 필사적으로 고쳐 놓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습니다.
그렇게 아이가 자리를 비우는 동안 저는 새로 설치된 프로그램을 두어개 지우고 리부팅을 합니다. 2분이면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 됩니다.
그런가 하면 둘째 아이는 제 엄마가 예전에 쓰던 닌텐도 3DS 게임을 즐기는데 10년 이상된 오래된 제품이다 보니 한번씩 게임 팩이 인식이 안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드라이버를 잔뜩 들고 와서는 아이에게 얘기합니다. 게임기를 통째로 열어서 회로를 전부 점검해야하니 방에서 인형 놀이를 30분 이상 하고 와야 한다고. 역시 전문가의 명예를 걸고 고치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습니다.
그렇게 아이가 자기 방으로 가면 저는 게임 팩을 꺼내서 입으로 후후 두어번 불어서 다시 넣습니다. 역시 2분이면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 됩니다.
노트북이든 게임기든 저의 주업이 아닌 이런 제품을 수리한다는 것은 대단한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일이므로 남는 시간에는 뮤비를 더욱 집중해서 보는 등, 재충전의 시간으로 활용하곤 합니다.
집을 벗어나면 저도 다른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이 곳의 의료환경은 한국과 달라 대기 시간이 대단히 길기 때문에 업무 시간에 병원을 간다는 것은 눈치가 보이는 일입니다. 그런데 한번은 독감이 심하게 들어 아무래도 항생제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팀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아침부터 병원에 간 적이 있습니다.
보통 접수 후 1분만 기다려라(wait a minute)라고 하는데 이 곳에서의 1분은 한국과는 많이 다릅니다. 다행히 1시간만에 의사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증상이 어떤지, 언제부터 그랬는지, 어디가 불편한지 꼼꼼히 물으며 다양한 진찰을 약 20분간 시행했습니다. 그리고는 드디어 진찰 결과를 알려 주셨습니다.
"감기입니다."
혹시 항생제나 다른 약제를 처방해주는지에 대해 물으니 이렇게 대답합니다.
"약은 필요 없습니다. 감기는 휴식이 약입니다."
그래도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니 병원에 온 것이 아니겠냐며 회복에 도움이 되는 약을 처방해 줄 수 있는지를 물었더니 잠시 고민하더니 처방을 내려 줍니다. 약국에서 약을 받아가라고 합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그 약은 우리나라에서도 아래의 다른 이름으로 팔리고 있었습니다.
역시 전문가가 저에게 최적화된 약을 처방해 주어서인지 단 한알을 먹었을 뿐인데 한결 몸이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소형 종목들이 거래소 상장이나 각종 루머 등을 업고 시세가 급등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보니 크립토 투자자들의 관심도 이 쪽으로 쏠릴 수 밖에 없는 형편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난 몇달간 보아왔듯이 이 시장은 대단히 변동성이 크고 아직 성숙하지 않은 투자 시장으로써 예상하지 못했던 악재들이 늘, 수없이 존재 합니다.
많은 이들의 추천을 받고 끝없이 상승하던, 어쩌면 영원이 상승할 줄 알았던 종목들 중 다수는 느닷없이 찾아온 감기에 비트코인이 기침을 하는 동안 10분의 1 토막이 나는 기적을 우리는 보아왔습니다.
그런가하면 역시 많은 이들의 추천을 받았던 종목의 주요 멤버들이 체포되고 프로젝트가 중단된다거나, 개발팀이 어느 날 갑자기 돈만 챙기고 전문 용어로 빤스런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최근의 시장 변화를 받아는 들이돼, 찌라시나 인터넷 정체불명의 누군가에게 현혹되어 위험한 한 두 종목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지 않는 "균형 감각"을 반드시 유지하셨으면 합니다.
최근의 붐을 타고 소형 종목들이 경쟁적으로 생존 경쟁을 펼치다 보니 상식적으로 실현이 불가능해 보이는 로드맵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살집이 푸짐한 어떤 이가 매일 1kg을 감량하는 다이어트를 2019년 2사분기까지 완성한다고 선언한다면 당장 한 두달은 로드맵대로 실적도 달성할 수 있고 이벤트를 통해 사람들의 기대감도 올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목표를 달성하려면 내년 2사분기에 그의 몸무게는 마이너스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여전히 포트폴리오의 주요 종목은, 기존 금융가 출신의 전문가들도 추천하는 상위의 대형 종목들 위주로 편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형 금융가의 본격적 투자가 시작되면 충분한 유동성을 가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에 투자하지, 그럴듯한 로드맵이나 홈페이지 디자인을 보고 투자할 것이라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본인의 위험감수성향과 투자 성향을 고려하여 적절히 소형 종목을 골고루 잘 분산해 놓으면 수시로 시세를 확인하며 가슴 졸이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투자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유망한 소형 종목을 선정함에 있어서는 공개 커뮤니티나 텔레그램방 등에서 정체 불명의 누군가가 퍼뜨리는 루머보다는, 이 곳 스팀잇에 리플 6원하던 그 오래 전부터 크립토 투자를 해오시던 분들의 선구안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스팀잇에서 많이들 언급되는 종목들은 저도 주로 바이낸스 등의 거래소를 통해 아래와 같이 소액을 담궈 놓습니다. 소형주 바스켓 종목들을 묶어서 Small Cap으로 표기하였습니다.
요즘 국내 거래소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신규 종목을 상장하며 온라인 경마장을 방불케하는 시세의 변동이 나타나고 있는데, 경마장은 소액으로 즐기며 여가를 보내는 곳이지 집 팔고 차 팔아서 인생 역전을 노리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마음 속으로 다시 한번 상기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내일은 또 시금치의 날이라서 이만 글을 갈무리합니다. 시간이 참 빠릅니다.
p.s. 오늘은 우연히 발견한,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가슴을 적시는 합주곡입니다.
오늘도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꾸욱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한동안 개인적인 사정으로 오지 못했는데.. 오래간만에 좋은글을 다시보게 되어 좋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저도 모처럼 방문해서 글을 두 개 연거푸 읽게 되었네요.
언제나 유쾌하고 유익한 글 감사합니다.
안정성을 갖고 분산형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금 실감합니다.
제가 이오스에 몰빵 투자를 하다보니 최근 이오스의 하락으로 투자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거든요.
다른 코인은 상당히 상승하는데....
분산되면 여러 모로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겠습니다.
하지만 가진 돈이 적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 경마에 빠져서 레이스를 실시간으로 쳐다보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다행히 포트의 일부를 보고 정신을 차렸네요.
크립토 시장의 매서운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이 오는것만 같아 마음도 평안해집니다.
다시 눈이 내릴쯤 우리가 담고 있는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나 있길 바라봅니다.^^
이번 주말은 대체휴일로 3일의 휴일 첫날이네요~ 기분이 마냥 즐겁습니다.
한국에서 다시 뵙는 날이 어서 오길 희망해 봅니다.^^
주말 아침부터 뮤비보고 심신이 정화되는거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항상 올려주시는 좋은글 잘보고 있습니다
저두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라 ㅎㅎ
그리고 김호떡씨의 투자 이야기도 기대되고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성공적인 투자 하시길 기원합니다
저도 안전한 우량코인 위주에 약간의 모험을 감수하는 코인 몇개에 소량 투자중입니다...
한번에 큰돈을 벌기보다는 원금손실없이 천천히 수익을 실현하려고요...
오늘도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