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꽃카페, 귤꽃 피는 날 가보세요.
"비도 오는데 산책이나 다녀올까."
그런 날이 있다. 하늘이 잔뜩 흐리고 곧 비가 내릴거라는 걸 알면서도 왠지 걷고 싶어지는.
그런 장소도 있다. 터벅터벅 비에 젖은 길을 걷고프게 만드는.
그리고 조천읍은 그런 조건에 딱 들어맞는 곳이다.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4월의 어느날이었다.
뉴스에서는 제주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되어 다음날까지 많은 비가 내릴거라고 했다.
마침 비가 그친 틈을 타 함덕 바다를 등지고 마을 안쪽을 천천히 걸었다.
하늘을 가득 메운 비구름 아래 펼쳐진 조천읍 함덕리의 모습은
이미 한차례 내린 비에 촉촉히 젖어서인지 더욱 예쁘게 보였다.
그렇게 기분좋게 걷다가 만난 곳이 바로 귤꽃카페였다.
적당히 걸은 후라 휴식이 필요하기도 했고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들어가
따뜻한 음료 한 잔을 마시기로 했다.
귤꽃카페는 이름 그대로 귤나무 가득한 농장이 보이는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아마도 옛 감귤창고나 집을 개조해 만든 듯했다.
카페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반기는 건 개 오광이다.
오광이는 카페 주인이 키우는 반려견이었는데 분리불안 증세가 있어 같은 공간에 함께 있으며,
누가 만지는 걸 싫어하니 눈으로만 봐달라는 설명이 카페 한쪽 벽에 쓰여 있었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왠지 라떼가 땡긴다.
부드럽고 고소한 우유가 주는 위로가 분명히 있다, 고 믿기 때문이다.
주문한 라떼가 예쁜 소품과 함께 나무쟁반에 담겨 나왔다.
솔방울과 로즈마리라니. 게다가 오광이의 얼굴이 그려진 스티커도 있다.
직접 스다듬을 수 없어서 그랬는지 스티커 속 오광이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두어번 어루만진 뒤,
가져온 책 사이에 고이 넣어두었다.
한 모금의 라떼를 들이킨 후에야 진정 휴식시간이로구나, 하는 실감이 났다.
나처럼 비를 피하러 왔는지, 아니면 조천읍을 여행하다 검색으로 왔는지 모르겠지만
많은 이들이 이 곳을 찾아 오광이와 인사를 나누고 음료를 마시고 즐겁게 쉬었다 가곤 했다.
그들의 편안한 표정에서 어떤 동질감이 전해지는 듯했다.
만족스럽게 쉬었다는 기분이 들 무렵 빗줄기도 적당히 가늘어졌다.
다시 걸을 시간이 온 것이다.
오광이와 작별인사를 하고 카페를 나왔을 때 초록잎 가득한 귤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조금만 있으면 하얀 귤꽃이 만발하겠구나, 귤꽃의 향기가 이 곳을 가득 채우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귤꽃이 만발한 어느 화창한 날, 다시 이 곳을 방문하고 싶었다.
아마 지금이야말로 귤꽃이 가장 만개했을 때가 아닐까. (놓치지 마세요!)
귤꽃카페
제주 제주시 조천읍 함덕2길 90
064-784-2012
수목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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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제주도를 가면 시도해볼께요 :)
귤꽃피는 5월에 한번 들려보세요 ^^
우걱우걱 먹고싶네요..^^
그러고 보니 귤꽃을 아직 못 본거 같네요^^
귤꽃이 첨부가 안되어 있네요. 이렇게 생겼습니다. ^^
그렇구요. 왠지 꽃도 귤 색깔과 같을거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