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것들

in #avle-pool5 days ago (edited)


사라져가는 것들

어제 첫 회사 동료 2명과 회식을 했다. 각기 출신 학교도 다르고 같은 전공이라도 분야가 달랐지만 같은 팀에서 서로의 분야에서 일을 시작했다. 96년 겨울 입사했는데 본사가 부산에 있어 거기서 한 달 가량 신입 사원 합숙 생활을 해서 인지 추억이 많다. IMF 사태로 그 회사 연구소가 문을 닫으면서 뿔뿔이 흩어졌다. 벌써 30년 가까이 지났다. 둘 다 가정을 이루었고 모두 자식들이 대학을 졸업했거나 재학 중이니 시간이 빠르다. 2007년 회사를 그만 둔 뒤 17년 줄곧 방구석의 서생일 뿐이라 구태여 친구들과 술을 마시지 않지만 이들과는 경조사 혹은 전화를 통해서 안부를 나누다가 올해 작심하고 만나자 했고 역삼역의 비즈니스 호텔 방을 잡고 늦은 시간까지 술 마시고 지나간 시간을 회상하고 앞으로의 노년에 대한 서로의 감상을 나누다가 둘은 새벽 출근한다고 아침 일찍 나가 버렸다. 한 명은 원주로 한 명은 분당으로 가니 마지막 머슴 생활의 불꽃을 태우는 그들이 안쓰럽게 보이면서 나의 게으른 호사에 안도감은 물론 나는 홀로 사는 즐거움에 외로움을 친구로 여긴다. 덕분에 나는 강남 한복판 호텔에서 우아하게 조식 부페를 챙겨 먹고 비즈니스맨 시늉을 내다가 나왔다. 사라져 가는 것들과 동시에 생겨나는 것들도 많다. 사라지기만 한다면 폐허일 뿐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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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지인분들과 호텔방을 잡고 정말 맘 편하게 밤새
마시면서 이야기꽃을 피우셨내요
새벽 시간이 되면 직장인은 또 그들만의 일터로 떠나야지요
저도 그렇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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