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119 기록
하루 종일 졸리다가 이제야 정신이 말똥말똥 해졌다. 겨울에는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이 좋고 여름에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다는 도가의 조언에는 역행하고 있다. 모두 해의 길이에 따라서 리듬을 맞추라는 것인데 나의 경우는 해의 길이에 상관 없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패턴이 오래 지속되었다. 그런데 요즈음 늦게 자도 일어나는 시간은 일정해 졌다. 대개 이런 경우는 선잠을 자는 것으로 잠이 들더라도 깊이 들지 못하는 거다. 표면의식이 가라앉지 못하고 잠자는 시간에도 붕붕 떠다니는 것이다. 그러면 몸이 찌뿌등해지고 다음날 자연스럽게 멍때리게 된다. 도가이든 불가이든 수행자들의 목적은 언제나 깨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오매일여(寤寐一如), 자나깨나 한결 같은 맑은 정신을 유지하는 것이고 그것이 깨어있음이다. 원래 죽음은 육체의 죽음을 말하는 것이지 정신은 언제나 상속된다는 관점이다. 도를 성취한 사람이건 그것에도 관심이 없는 사람이건 의식은 단절되지 않고 연속되지만 불연속의 연속 속에서 그 의식의 또렷함에서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나의 이런 현상이 건강에 좋지 못하다고 걱정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권장해야 할 상황일지도 모르니 불면증에 구태여 신경 쓸 필요 없다는 합리화만 냅다 한다. 사실 과격한 선(禪) 수행자가 항상 깨어 있겠다고 가부좌 틀고 잠을 안자고 그러다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몸이 망가지기도 한다. 나는 그럴 정도로 독하지도 않다. 그렇지만 다음 날 깨어있는 상태에서 정신이 또렷하지 못하다면 몸에 대한 관리가 엉망이란 뜻이고 그래서 잠이 중요한 거다. 생각이 많으면 정신은 혼탁해질 수 밖에 없다. 왜 생각이 많은 거지? 하고 싶은 거 많아서 그렇다. 비울수록 마음은 편해지고 정신이 맑아 지는 법이다. 그거참, 정신차려 이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