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몸이 따로 노는 현상

in #zzan15 hours ago

생각과 몸이 따로 노는 현상/CJSDNS

아침에 나가 두어 시간 걷고 들어 오니 몸이 얼었다.
평소 내가 좋아하는 시간이 아닌 시간에 나갔더니 더 춥다.
해뜨기 전이 가장 춥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차라리 이른 새벽이 덜 춥다.

아침을 먹는데 아내는 출근을 한다고 나선다.
오늘은 중랑센터에서 미팅과 교육이 있는 날이다.
나서는 모습을 보니 여러 마음이 교차한다.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이 좋게도 보이고 싫다는 거 좋은 일 삼아 하라고 강권했는데 이제는 왜 하라 했는지를 알고 열심히 하고 있으니 감사하기도 하다.

아침 식사 후 샤워를 하고 나와 커피를 한잔 하려고 커피 포트에 물을 끓였다.
물이 끓기를 기다리며 잠깐 사이에 생각을 했다.
믹스커피는 살이 찌니 나웅에 마사고 지금은 인삼차를 마셔야겠다고 생각했다.

커피 포트에서 물이 금방 끓는다.
물의 양을 적게 하니 바로 끓는 것이다.
유리로 돤 컵을 하나 꺼내 식탁에 놓고 낱개로 포장된 차를 하나 가져왔다.
그리고 무심코 가위로 한쪽 끝을 자르고 유리컵에 붓는다.
그런데 이게 뭐지...

인삼차가 아니라 커피다.
커피 중독이라 이러나 아니면 정신줄을 놓고 살아 이러나, 내가 무슨 생각을 했지 생각을 해본다.
길지 않은 시간에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간 거 같다.
왠지 뜬금없이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늘 퍼주기만 했는데 퍼 담아 아야 한다는 방법을 알려주려 그랬구나
그래 주기만 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주는 것도 잘 줘야지 잘 못주면 기껏 줘 놓고도 좋은 소리 못 듣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주는 것도 좋지만 거두어들이는 것도 해라, 그러고 보니 원래 거두어들이는 거 전문가 아니었나, 못쓰게 된 것들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는, 유식한 말로 리사이클링 사업, 거시기 한말로 고물장사 아니었던가.

쓸모없게 된 것도 쓸모 있게 만들던지 아예 새로 태어나게 하는 곳으로 보내는 일에 고수 아니었던가. 세상일 다 거기서 거기다 어렵게 생각하면 어렵고 쉽게 생각하면 쉽다. 이왕 나선 걸음 끝장을 봐야 한다.
그 끝장이란 것이 늘 생각하듯이 이왕이면 많은 사람들이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간 스팀을 통해서 많은 것을 시도해 봤다.
그중 중요하게 생각하고 한 것의 한축이 문학을 통하여 뭔가 이루어 보자였고 또 한축은 애터미 비즈니스와 스팀을 연결하여 보자라며 많은 시간과 자금을 투여했다.

그러나 아직 눈에 드러나게 성장을 했거나 이루어 놓은 게 없다.
그냥 여러 부침이 그나마 자산이라고 생각하면 자산이 된 셈이다.
특히 애터미 비즈니스로 스티미언들에게 성공을 좀 더 빨리 이룰 수 있게 해 보려 여러 방법을 시도해 봤다.

그러나 스팀은 사막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을 주면 주는 것만 빨아드리는 구조에 익숙했지 스스로 뿌리를 내려 저 아래 물기가 있는 곳까지 다다르는 것은 아예 생각자체를 못하거나 안 하는 것이다.
쉬운 말로 열매는 따 먹을지언정 나무를 심거나 심어 주어도 가꾸려는 시도는 아예 안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런 일이나 생각들을 탓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어쩌면 내일 보다는 오늘 당장을 더 소중하게 하는 사고를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지 하는 생각에 이르고 또다시 새로운 방법을 찾아 나서는데 쉽지 않다.
이럴 때 쓰는 말이 좌절이라고 하는 거 같다.
막말로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애터미 교욱에서 박한길 회장으로부터 자주 듣는 말이 이 있다.
도저히 희망이 없을 때 다 버리고 싶을 때 포기 하고 싶을 때도 꼭 하나는 잡고 있어야 하는 게 있는데 그게 희망이란다.

어제저녁에 한 친구를 만났다.
열불이 나있다.
너무나 억울하다며 자신이 나서 해명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질 책임이 있으면 질 것이고 상대에게도 지울 책임은 지우겠다고 한다.
그랬다.
그가 그러고 싶은 심정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그래서 내가 소주 한잔 따라주며 말했다.
그래, 그 마음 알아
그러나 우리 실망하기에는 때가 이르다고 했다.
우리에게 희망은 있다고 했다.

이제 우리가 우리의 생각을 바꾸자.
잘하려 하지 말고 멋지게 하려고 하지 말고 현재 환경에서 할 수 있는 선에서 하자.

그러니 이제는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지난 연말에 이야기 나눈 방법으로 가보자.
일방적으로 퍼주는 게 아닌 주고받던, 받고 주던, 마냥 무지개만 띄워놓고, 무지개다리를 건너게 할 생각은 일단 접자.
나룻배로 라도 좋으니 몇 사람이라도 태워 건널 수 있게 해 보자,
그러다 보면 스팀에 스팀 엔진 같은, 그보다 더 훌륭한 댑이 올라오면 그때 다시 무지개다리를 놓아도 될 거 같다.

그랬다, 대충 그런 이야기다.
요즘 내가 자주 들먹이는 말이 있다.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열심히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잘하는 거'다, 잘못된 일이나 잘못된 방향으로 열심히 가다 보면 안 하니만 못하고 바로 잡으려면 더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한다.
그렇기에 절하는 게 우선이고 그다음이 열심히 하는 것이다.
생각해 보니 그간 나는 스팀에서 열심히는 했는데 잘한 거 같지는 않다.

요즘 와서 굳이 잘한 게 있다면 속상해도 잘 참아 낸 것이다.
속상하다고 그의 가슴에 못 박는 언행을 안 한 것이다.
누구에게나 그렇지만 청년에게 험담을 하면 그 자체가 죄업이다.
청년을 향하여는 언제나 축복만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다.
그게 세월값을 하는 거란 생각이다.

여지껏은 열심히 살아왔는 데 성공한 삶은 아닌듯하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잘 살아야 할 텐데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이지
늘 그게 풀리지 않는 숙제다.

막연하게 최선을 다한다는 말로는 안될 거 같다는 생각이다.
너무 잘하려 하지 말라는 말도 있는데 이 말도 씹어보면 맛이 있을 거 같기는 하다.
이제 인삼차를 한잔 마시러 가야겠다.
몸과 생각을 일치시키러 가야 할거 같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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