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뭔지...

인생이 뭔지.../CJSDNS

자야 하는데 잠이 오지 않는다.
세월 덧없다.

오늘 저녁, 아니 어제저녁에 경안천 변을 두 시간 걸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 가족 나들이로 물놀이를 갔던 곳이 경안천이다.
걷다 보니 그곳이고 그때 생각이 났다.

물론 그때는 개천에 다리도 없고 위로 지나는 중부고속도로도 없던 시절이다.
그때 그곳 풍광이 참 좋았다.
그렇지만 그때의 모습이 그대로 눈에 들어왔다.
한번 갔던 곳이 아니다.
사실은 내가 열일곱 살 때 을지모터 공장 동료들과 그곳으로 놀러 가서 그곳을 알게 된 곳이고 느낌이 참 좋았던 곳이다.

그때는 몰랐다.
세월이 한참 흐른 뒤 그 동네 인근 처녀에게 장가를 갈 것이란 것도 몰랐다.
서하리는 광주군 초월면이고 경안천 건너가 광주군 퇴촌면이다.
지금까지 46년을 같이 사는 아내가 광주 퇴촌 사람이다.
세월 참 빠르다.

저녁 식사 후 광주 삼육병원에서 서하교 까지 한 시간을 걸어가서 다시 되돌아 걸었다.
걸으며 구경도 하고 생각에 잠겨 보기도 했다.
덕분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허난설헌 묘가 이곳에 있고 신익회 선생 생가가 이곳에 있다.

허난설헌 묘지로 오르는 길은 멀리서 보니 별의 길이었다.
아무래도 태양광 전지 같은데 무수히 많은 불빛이 마치 별처럼 보었다.
오르고 싶은 충동이 생겼지만 밤길이라 참았다.
천변을 계속 걷다 보니 신익희 산생 생가가 있다는 것도 알았다.

돌아오는 길에는 오디오 북으로 인생에 대한 이야기 철학이야기를 들었다.
성현들의 말씀을 들어도 인생이란 참 묘한 것이다.
알 것도 같으나 알지 못하겠는 게 인생이고 삶이고 사람이다.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다.
남을 나쁘다고 하는 순간 자신이 나쁜 것일 뿐이다.
마치 정의를 외치는 사람이 가장 정의롭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이젠 자야 한다.
불면의 밤은 남의 것인지 알며 살았는데 이젠 나도 잠 못 이루는 밤이 즐비해질지도 모른다.
나와는 상관없다 생각한 생로병사였으나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생로병사가 내 삶의 현실로 들어오고 있다.
아버지 어머니가 많이 힘들어하시는 모습에서 인생의 삶의 비애를 느낀다.
머지않아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감사합니다.

2025/02/04
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