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장면들 (Some Scenes from "The Sorrows of Young Werther" by Goethe)

in #werther7 years ago (edited)

그다지 '문학소년'은 아니었기에 이제서야 괴테의 청년기 명작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었다. 알렉산더 폰 훔볼트의 전기 성격의 책 자연의 발명(안드레아 울프)에서 스무살 많은 괴테와의 교류가 비중있게 나와, 이 시대를 참고할 겸 읽게 되었다. 워낙 유명한 소설이지만, 아직 읽지 않거나 읽은지 오래된 사람들을 위해 내가 읽고 기억에 남는 부분을 남기며 공유한다.

1749년생 괴테가 25세인 1774년에 발표한 서간체 소설로 고향의 절친에게 보내는 편지들의 모음과 후반부 그 절친의 부가적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신의 경험을 그대로 썼다고 하며, 구체적 인명이나 지명은 피했고 (당연하지만) 죽음에 대한 내용도 물론 다르다.

책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새로운 곳으로 거처를 옮긴 감성적인 청년 베르테르가 그 동네의 아름다운 샬로테에 사랑에 빠지고, 이미 멋진 약혼자 (곧 결혼하여 남편) 알베르트가 있는 로테는 그에게 동질성과 사랑을 느끼지만 이미 어떡하랴.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을 돌파하는 길은 삶 속에서는 로테를 보쌈(?)밖에 없지만 그것은 프랑스혁명도 일어나기 전 당시의 독일(프로이센)에서는 어려운 이야기, 결국 알베르트의 권총을 빌려 자살하는 것으로 이승에서의 사랑을 정리한다. 이 스토리가 대단하다기보다, 이 과정에서 사랑과 이룰수 없는 사랑에 대한 고뇌의 표현이 너무 아름답다.


그림1: Werther가 사랑한 여인, Lotte. 원래 이름은 샬롯트/Charlotte인데, 소설에선 주로 애칭인 로테/Lotte를 사용한다.


그림2: 이 소설로 유럽에 유행했다는 푸른 연미복에 노란조끼 패션의 베르테르/Werther 독일식 발음은 베르터.

아래의 책의 캡쳐는 번역물에 대한 저작권 이슈가 있지만 이 정도는 봐줄 거라 보고, 몇가지 멋진 장면을 캡쳐하여 남긴다.

먼저, 베르테르가 로테와의 사교댄스에서의 첫만남 이후 후속 만남에서의 반응으로 로테도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토록 아름다운 그녀가 사랑하는 자신이 얼마나 행복해졌는지를 이렇게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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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 친밀해진 두 사람, 사랑하는 이와의 만남에서 가벼운 스킨쉽이 상대방에게 어떤 감정을 일으킬 수 있는 가를 보여주는 보여주는 묘사로 이 정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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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 충만한 자신이 이성파인 로테의 남편보다 로테에게 더 어울릴거라는.. (하지만,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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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십이 발전하여 베르테르의 강제 키스로 이어지고, 순간적으로 감성보다 이성이 앞선 로테의 "안돼..." 상황. 아! 이승의 사랑은 이것으로 정녕 끝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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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직전의 베르테르가 로테에게 보내는 편지. 로테의 리본을 안고 가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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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테르의 자살 이후 로테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겠지만, 소식을 듣고 쓰러졌다는 것 이외에는 서술하지 않는다. 그런 생략이 로테의 애틋함을 잘 표현한다고나 할까.

문학을 포함하여 예술은 그 시대를 반영한다. 지금이라면 자살로 마무리되는 소설로 지구적 감동을 이끌수는 없겠지만, 당대의 유럽(및 중국/일본까지)에서는 약혼자가 있는 이를 사랑하며 이렇게 파국으로 치닫는 게 상상하긴 어려웠나 보다. 사랑과 고통의 표현은 사실 지금 봐도 절절함이 이를데 없다.

뒷 이야기로, 롯데그룹의 창업자가 창업할때 이 소설에 감명받아 회사 이름을 롯데라고 지었다 한다. 우리나라 기업 이름 중에 이만큼 로맨틱한 이름이 있을까? 곧 그 롯데의 콘서트홀과 전망대에 가는데 다시 한번 '로테'가 담긴 이 소설을 되새김해봐야겠다.


그림3: 롯데 상품권에도 등장하는 로테, 아니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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