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중 자살한 군인들의 유서
옆에 있는 사람이 죽는 걸 보고
내가 살아있다는 걸 안도하고 있을 때
난 스스로가 정상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D-day 전까지 난 친구가 많았어
상륙하자마자 그 친구들 중 절반을 잃었고
저번 주에는 토마스란 친구가
날 세번이나 구해줬어
근데 난 그가 MG에 맞고 죽어갈 때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
그리고 어제는 다니엘이라는 친구가
총을 맞고 죽기 직전까지 엄마를 불렀어
이제는 나 혼자야
난 더이상 혼자있고 싶지 않아
입대하면서 난 악마를 죽이겠다고 맹세헸어
그리고 나는 잽스가 악마라고 생각하고
그들을 죽이고 또 죽이고 죽였어
아직 숨이 붙어있는 잽스 놈들의
금니를 뽑고 괴로워 하는 걸 보면서 즐겼어
광란의 금요일 밤, 춤추는 여자들을 보듯
화염방사기에 타죽어가며 몸부림치는
그들을 보는 걸 즐겼어
근데.. 근데 말이야 걔네들도 사람이었어
악마는 나였지
그리고 난 이제 악마를 죽일 거야
난 무서웠어
그저 무서웠을 뿐이야
걔네들이 베트콩인지 그냥 민간인인지
너무 무서웠어 걔네들이 나에게
호의를 베풀며 준 음식인지 아니면
음식 아래에 폭탄을 숨겨 둔 건지
그게 너무 무서웠어
그래서 다 쏴 죽였어
난 그저 너무 무서웠을 뿐이었어
사람을 죽이고 싶은데 사람이 안 보여
나라도 죽여야겠어
우리 아버지는 2차대전 때
나치로부터 세상을 구했는데
난 여기서 왜 싸우고 있는 걸까
미안하다 어린 꼬마야
난 니가 날 쏘려는 줄 알았어
미안해요 임산부 아줌마
당신 뱃속에 있는 게 아이가 아니라
폭탄인 줄 알았어
미안합니다 할아버지
당신이 들고 있는 지팡이가 총인줄 알았어요
미안해 친구야
난 니가 베트콩인줄 알았어
난 그동안 미국을 위협하는 적을
죽인 게 아니야
난 그동안 나를 죽여왔어
독일군도 사람이었어
괴물이 아니라
Help me Help me Help me Help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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