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행 다시보기][뉴질랜드 #3.] 푸카키 호수와 아오라키 마운트 쿡 빌리지 & 후커밸리 트랙

in #tripsteem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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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지명 중에는 탐험가의 이름을 딴 곳이 꽤 있다. Tasman Sea(태즈먼해), Tasman Glacier(태즈먼 빙하)는 1642년 뉴질랜드를 처음 발견한(물론 이것은 유럽인의 입장일 뿐, 기존에 마오리족이 살고 있었다.) 네덜란드의 탐험가 아벌 타스만의 이름을, 마운트 쿡(Mount Cook)은 1769년 뉴질랜드 섬을 처음 일주 항해한 영국의 탐험가 제임스 쿡 선장을 이름을 딴 곳이다. 때문에 1630년도에 제작된 세계지도에서 볼 수 없었던 호주 및 뉴질랜드(Nova Zilandia)가 1658년도 세계지도에서는 모습을 드러낸다. 아벌 타스만은 지금의 태즈먼해에 해당하는 남섬의 서쪽 해안을 탐색했기 때문에 아직 지도에서의 뉴질랜드는 그 모습을 다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후 1794년 세계지도를 보면 드디어 우리가 아는 온전한 형태의 지도가 제작되어있다.

쿡 선장은 문명5 게임에서도 잠깐 언급된다. 하와이, 통가, 뉴 칼레도니아의 경우도 쿡 선장에 의해 발견되었기에, 문명5의 시나리오 중 폴리네시아 문명의 "파라다이스 발견"을 플레이하면 쿡 선장을 만나기 전까진 그 무엇을 해도 과학 이론을 달성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여행 둘째 날에는 테카포 호수에서 마운트 쿡(Mount Cook)으로 이동했다. 이동 소용 시간은 차로 약 1시간 10분.



테카포 호수에서 푸카키 호수로 가는 향하는 도로

5월은 뉴질랜드의 가을이라 산봉우리 마다 눈이 보인다. 전날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레이크 테카포로 가는 길은 산이 대부분 도로의 양옆으로 위치하는 바람에 나 혼자만 좋은 경치를 구경하는 것 같아 미안했는데, 이날은 다행히 멋진 풍경이 도로 앞으로 쭉 나열되어 있었다.

도로를 보면 선이 좀 이상한데, 뉴질랜드는 인구가 적어 고속도로 또한 대부분 1차선이다. 추월해야 할 경우 반대 차선을 이용해야 하지만 다행히 길에 차가 거의 없어 위험하진 않다.


푸카키 호수(Lake Pukaki)는 밀키블루 색으로 유명하지만, 날씨랑 빛의 양에 따라 호수 색이 달라진다.
“참 쉽죠?” 밥 아저씨가 생각나는 풍경이다.


사실 푸카키 호수에서 멈춘 것은 단지 풍경을 감상하기 위한 것 만은 아니었다. 푸카키 호수와 테카포 호수 사이를 잇는 수로에는 청정 빙하 물로 연어를 키우는 양식장이 있으며, 그 연어를 파는 상점 Mt. Cook Alpine Samlon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었다.


그곳엔 연어 회 용으로 가지런히 잘린 뱃살도 있었지만, 가격 차이가 커서 아무렇게나 잘린 큰 덩이를 사 왔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비싸더라도 뱃살을 먹을 걸 싶은 걸 봐선, 아무래도 연어 회의 맛을 알게 된 것은 이 여행 이후인가 보다. 이곳엔 한국 손님도 꽤 방문하는지 간장, 와사비는 물론 초고추장도 판매한다.


상점에서 나와, 다시 마운트 쿡으로 향하는 길에 푸카키 호수의 View Point를 발견했다. 뉴질랜드는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는 곳에 잠시 주차할 수 있는 View Point를 마련해 두었는데, 구글맵에 표시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도로 옆에 있는 표지판을 잘 보고 다녀야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밀키블루 색의 푸카키를 볼 수 있었다. 석회질을 포함한 빙하 물이 모여서 이와 같은 색을 띤다고 한다.


마운트 쿡으로 다가갈수록 날이 흐려지더니, 목적지인 저 골짜기 안은 마치 어둠의 기운이 도사리는 듯 보였다. 원래 계획은 이날 트레킹을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이날은 Aoraki Court Motel에 머물렀다. 내부가 깔끔하고 넓은 편이며 욕실엔 큰 월풀 욕조도 있어 추운 산행에서 돌아온 후 따끈하게 목욕하기에도 제격인 곳이었다. 되게 마음에 드는 곳이었는데, 뉴질랜드 여행 사진의 반을 잃어버려 숙소 사진이 한 장도 남아있지 않아 아쉽다.


내가 손질하겠다며 무턱대고 연어 덩이를 샀지만 사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었는데, 우리 같은 사람이 많았는지 모텔에 사시미 칼이 준비되어 있었다. 사시미 용이 아닌데 생으로 먹어도 되나 잠시 고민했지만, 농장이 근처라 유통 과정에 별문제가 없을 것 같아 그냥 믿고 먹기로 했다.


이날은 계속 비가 흩날려서 3~4시간 코스인 후커밸리 트랙 대신 1시간짜리 Governor's Bush Walk을 택했다. 그냥 뒷산 산책하는 기분이지만, 멀리 보이는 풍광은 멋있었다.


짧은 트랙이 못내 아쉬워서 동네를 산책하다 왠지 '마비노기'의 티르코네일이 떠오르는 풍경을 발견했다. :) 저기 보이는 집은 케이틴이 있는 식료품점 같고, 왼쪽엔 교회가, 오른쪽엔 낚시터가 있을 것만 같았다. 게다가 뒤쪽에 보이는 설산은 시드스넷타를 떠올리게 한다.


이곳에는 식료품을 파는 가게가 없어서 테카포에서 장 봐온 고기와 와인으로 저녁을 준비했다. 이곳의 밤하늘 역시 매켄지 보호구역에 속하지만, 우리가 갔던 날은 구름이 많이 껴 별을 별로 보지 못해 아쉬웠다. 그리고 후커 밸리 트레킹을 할 다음날마저 비가 오는 건 아닐까 걱정하며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은 거짓말처럼 화창했다. 숙소 창밖을 통해 보이는 깨끗한 아침 풍경이 어찌나 좋던지 계속 바라보고만 싶었다. 하지만 우리는 3~4시간의 트레킹 후 퀸스타운으로 출발해야 했기에, 남은 연어와 채소로 도시락을 준비한 후 후커밸리 트랙으로 향했다.


후커 밸리 트랙은 주차장에서 출발할 경우 왕복 3시간, 마을에서 걸어갈 경우 4시간이 소요되는 트랙이다.


3~4시간 소요된다는 얘기에 한국의 등산 코스를 상상해서 뉴질랜드 여행 전에 주말마다 남편과 등산도 다니고 등산복과 스틱도 챙겨 갔는데, 웬걸. 대부분 평탄한 계곡길이었다. 게다가 우리 외 대부분은 짧은 반바지에 반팔로 다녀서 부끄러웠다. 밸리라고 했을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한국의 산은 대부분 힘들게 올라가야 하지만, 가끔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그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양양 근처의 설악산이다. 오색약수터에 나물 비빔밥 먹으러 갔다가 절 뒤로 난 산책길을 들어서게 됐는데, 풍광이 아름다워서 계속해서 안으로 진입하게 됐다. 한 시간 반쯤 들어가다가 이러다간 제시간에 집으로 가지 못할 것 같아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해의 양양 송이 축제를 기약하며 돌아왔는데, 그 이후로 아직 갈 기회가 없었다.


가을 뉴질랜드 여행, 특히 마운트 쿡에 갈 때는 선글라스가 필수다. 선글라스 끼는 것을 답답해하는 나조차도 이곳에서는 설산에 비치는 해 때문에 눈이 시려서 계속 끼고 다녔다. 그 때문에 자연 그대로의 색을 제대로 볼 수가 없어 군데군데 그늘에 들어설 때마다 선글라스를 벗고 자연을 감상했다.


도착지인 후커 호수에는 주변에는 꽤 많은 사람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 밝은 곳에서 책을 읽는 사람, 자는 사람, 수다를 떠는 사람 등 각양각색의 사람을 볼 수 있었는데, 우리는 그곳에 오래 머물 수 없어서 아쉬웠다.


이곳에는 남편인 들고 있는 작은 유빙부터 뒤에 보이는 큰 유빙까지 자연 그대로의 빙하를 접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그냥 눈과 얼음일 뿐인데, 큰 빙하 특유의 색 때문인지 괜히 뿌듯했다.


호숫가에는 테이블이 있어서 많은 사람이 그곳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는다. 우리는 한국에서 가져간 도시락통에 채소와 토마토 연어 수프의 건더기를 넣고, 국물은 페트병에 따로 담아 가서 부었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에서 먹는 점심은 마치 소풍 간 기분이라 더욱 즐거웠다.


후커밸리 산책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좋았기에 우리는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퀸스타운으로 출발했다. 이곳에는 이 외에도 키아 포인트 트랙, 1박 2일의 등산 코스인 뮬러헛 트랙 등이 여러 트랙이 있다. 다른 곳과 달리 숙박이 필요한 뮬러헛은 하루에 28명이 숙박할 수 있는 곳이라 예약이 필요하다. 또한 뮬러헛의 경우 높은 지대이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아이젠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미리 확인해야 한다.

이전 편에서도 언급 했듯이 다시 뉴질랜드에 여행 가게 된다면 테카포 호수와 마운트 쿡 빌리지에 오래 머물며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


여행지 정보
● Mount Cook Alpine Salmon, Pukaki, New Zealand
● Hooker Valley track Hooker Valley Track, Mt Cook National Park, New Zealand
● Aoraki Court Aoraki/Mt Cook Village Bowen Drive, Mount Cook National Park, New Zea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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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보는데도 풍광이 아주 그만입니다
여유가 느껴지는 여행기 인거 같어요

아~~
연어 먹고 싶어지네요 ㅎㅎ

최고예요!

ㅋㅋㅋ 아니 이 간단 명료한 답글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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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하나같이 다 예쁩니다~^^

그동안 계획에 뉴질랜드는 없었는데...음 ...고민되네요.
알면 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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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시죠?
시국이 시국인지라 괜히 안부가 궁금했어요.
항상 조심하세요. :)

진짜 오랜만이예요! 이 글을 본 지는 2달이 넘었는데 비밀 번호를 못 찾고 있었어요. ㅋ 지금쯤이면 애기는 잘 크고 있나요? 베트남도 코로나로 난리였었는데 별 탈 없으시길 바랄께요.

비번도 찾지 못하실 정도로 오래..ㅠ
아들 너무 잘 크고 있어요. 엄마, 아빠 말문 트였고 기어다니는데 자꾸 뭘 짚고 일어서려고 악을 쓰는 단계입니다. 코로나 땜에 이산가족 처지인 건 함정이고요.ㅠ

암튼 오랜-만의 댓글 너무 반갑습니다.^^
아주 가끔이라도 들러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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