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이코노미 풀어내기] 12. 비트코인의 토큰 이코노미

in #tokeneconomy6 years ago (edited)

비트코인을 토큰 이코노미의 예시로 사용한다고 하면 “비트코인에도 토큰 이코노미가 있나요?”라고 질문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에 대한 대답은 “예”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거의 모든 퍼블릭 체인은 모두 토큰 이코노미를 가지고 있으며, 비트코인도 예외는 아니다. 단지 비트코인은 매우 기본적인 토큰 이코노미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에 쉽게 눈에 띄지 않을 뿐이다.

이제 이전 글들에서 다룬 내용들을 토대로 비트코인의 토큰 이코노미를 분석해보자.

토큰 종류

비트코인은 외부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는 네이티브 토큰을 사용한다. 비트코인은 지분으로서의 역할도 하면서 동시에 비트코인 네트워크 사용을 위한 수수료로 쓰이기도 한다.

보상 방법

인플레이션을 통한 기존지분 희석으로 보상을 준다. 현재는 블록당 12.5개의 보상이 주어지며 이는 연 3.8% 정도의 증가율로 환산된다. 매 4년마다 보상이 절반으로 주는 반감기가 발생하는데, 현재는 2번의 반감기를 거쳤고 앞으로 31번의 반감기를 더 거친 뒤에는 총 2100만개의 비트코인이 모두 발행되게 된다. 그 이후에는 수수료만으로 보상이 주어진다.

행위자

크게 네 종류의 행위자가 있다. 채굴자, 지분보유자, 사용자, 공격자이다. 채굴자는 채굴기를 구입해 채굴을 하며, 지분보유자는 비트코인을 사는 사람들이다. 사용자는 비트코인을 통해 송금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다. 공격자는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통해 부당 이익을 취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보상을 받는 행동

비트코인의 토큰 이코노미는 채굴 해시를 투입하여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유지되도록 하고 보안성을 높이는 것에 보상을 준다. 따라서 채굴자들은 경쟁적으로 채굴해시를 투입하게 되고, 이 과정을 통해 전체 해시는 늘어나면서 다수의 참여자가 지속적으로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진다. 또한 거래를 처리하는 데에도 토큰 이코노미가 작동한다. 어떤 블록을 생성한 채굴자는 그 블록 내에 함께 포함시킨 거래에 대한 수수료도 추가로 받게 된다. 따라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최대한의 거래를 포함하여 채굴을 하게 된다.

보상과 목표행동의 불일치

그러나 비트코인 토큰 이코노미의 한 가지 단점은 채굴자의 이익이 지분 보유자, 즉 생태계 전체의 이익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2017년 말에 있었던 비트코인 캐시 하드포크이다. 이 사건의 핵심은 중국 채굴자 집단이 자신들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나아가서는 채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들과 대립을 한 것이다. 채굴자들 입장에서 비트코인 코어팀의 Segwit 업그레이드는 수수료 수입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익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어쩌면 코어팀의 사용자 중심의 개발에 대해서도 불만을 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다수 채굴자들이 Segwit 코드 업그레이드를 반대했고, Segwit2X라는 대안을 급조해 내놓기도 했으며(나중에 Segwit2X는 극적으로 폐기되었다) 결국에는 비트코인 캐시라는 새로운 체인을 만들어 떠났다.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 생태계는 큰 홍역을 치렀고 비트코인에 대한 믿음도 상당히 흔들렸었다.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 예방

비트코인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의 대표적인 사례는 스팸 공격이다. 하지만 스팸 공격을 하는 사람은 수수료를 계속 내야하므로 공격의 효율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진다.
또다른 사례는 이중지불 공격이다. 이는 다수의 ASIC 채굴기를 확보해서 51% 이상의 채굴해시를 확보해야 가능한데, 현재 비트코인 해시를 고려할 때 그 액수는 천문학적이 되게 된다. 그리고 만약 51% 이상의 해시를 갖게 되었다면 그냥 채굴을 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더 유리하지 굳이 51% 공격을 해서 평생을 쫓겨다닐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 가끔씩 특정 소수의 채굴 풀이 51% 이상의 해시를 점유하게 되기도 하는데, 이 경우 비트코인 생태계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해당 채굴 풀들이 수수료를 올리는 등의 방식으로 채굴 해시를 분산시키기도 한다.

기타

비트코인은 핵심적인 차원에서 외부 비즈니스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지는 않다. 하지만 생태계가 커지면서 많은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많은 비즈니스가 생겨났다.

정리

간략하게 비트코인의 토큰 이코노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채굴자는 채굴해시라는 자원을 투입해서 보상을 받는다. 이 때 투입되는 비용과 보상의 차이는 여러 채굴자들의 경쟁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0에 수렴하게 된다. 하지만 채굴기 공급이 제 때 제 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비탄력적) 어느 정도 보상이 더 많은 경우도 있다. 물론 시세가 급락할 때에는 비용이 보상을 초과하기도 한다. 지분보유자는 비트코인 구입을 통해 시세를 유지 혹은 상승시킴으로써 간접적으로 채굴자를 지원하게 된다. 그리고 채굴자들의 기여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생태계 가치 상승에서 이익을 얻게 된다. 사용자는 비트코인의 분권화된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그 대가로 채굴자에게 수수료를 지불한다. 결국 모든 행위자는 채굴자와 연관이 되며, 토큰 이코노미의 궁극적인 목표는 채굴자들이 채굴 해시를 계속 투입해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보안성과 분권화를 높이는 것이다.
물론 채굴자의 이익과 생태계의 이익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사용자가 시행하는 소프트포크” (User Activated Softfork, UASF)가 논의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추가 UAHF는 UASF에 반발해서 나온 중국쪽 움직임이어서 수정했습니다. UASF (BP 148)은 작년에 이미 활성화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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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문외한인 저도 이해가 조금 되려고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ㅋ

공부만이 이 세계에서 살아남는 길.

정리 좋네요. 감사합니다.
UAHF를 통해 채굴자에게서 멀어지려 한다면, 기존의 채굴자들이 그 방식을 허용하지 않을 것 같은데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요?

제가 UAHF랑 UASF랑 착각을 했네요. 그리고 작년에 UASF가 활성화되었다고 합니다. 중국 채굴자들이 완전히 반발해서 UAHF라고 내놓았는데 좌초되었고 아마 다음 포크 때 UASF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더 명확해질 것 같습니다.
스팀에 UASF에 관한 글이 많으니 구글링 한번 해보시면 이 글보다 더 양질의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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