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ARY GAME : 10/09/20 : 킨츠기
<키딩>을 보다가 킨츠기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
킨츠기란 깨지거나 일부가 떨어져 나간 도자기를 옻으로 다시 붙이고 이음새를 금색, 은색, 붉은색 등으로 장식하는 일본의 전통적인 수리 기법
이라고 한다.
키딩에서 묘사된 바에 의하면 일부러 특별한 물건을 깨뜨려서 그걸 다시 금으로 이어 붙이는 '예술 기법'이기도 하다. 우연히 깨졌든, 일부러 깨뜨렸든, 깨지기 전 물건을 아꼈던 마음을 담아서 정성스럽게 조각을 붙이고 아름답게 색도 입힌다. 그 과정에 혼이 깃들면 단순한 수리 기법의 차원을 넘어 예술이 되는 것이다.
또 깨진 물건을 고치는 행위를 통해 자연스레 정신적으로도 조각나있던 부분이 연결되며 치유가 일어나기도 할테다.
시리즈의 전반적인 테마가 '치유'이다보니 킨츠기가 흉터로 비유된다. 흉터는 깨진 흔적이기도 하지만 치유가 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깨뜨리는 것이 곧 치유 과정의 시작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니 상처 입는 순간이 곧 치유의 시작, 예술이 씨앗이 되는 셈이다.
상처나 틈을 보이는 것이 너무 창피하고 싫었던 나는 방치해두고 보듬지 않은 흉터가 아직 많다. 어떤 것은 제법 치유가 된 듯 보이는 것들도 있고, 어떤 것은 오래전 생채기 그대로 붉은빛이다.
가까운 주변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다른 이들의 상처나 틈 사이로 연민의 감정, 사랑이 스미는 것이 느껴진다. 마음이 꽁꽁 얼었던 날엔 이런 여유를 가질 수 없었다. 그래서 그토록 숨기기에 급급했던걸까? 조금이라도 상처를 드러내 보이는 것을 스스로 청승맞다 여겼던 것 같다. 그러니 남들에게도 똑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먼저, 나의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상처를 메꿔서 아름답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올라오는데, 생각으로 하려고 하지 말고 계속 내려 놓으면서, 의도만 남기기. 나를 치유하는 것이 곧 세상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변화하게 하고, 세상을 치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