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기 전에 기록하기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라다크에서 보낸 열흘은 여행은 아니었다. 짧은 귀향이라는 말이 더 걸맞을 것이다. 입버릇처럼 라다크의 삶이, 카페 두레가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말해댔다. 인생 가장 행복한 순간이며 가난하지만 행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처음 봤다고도 입이 아프게 반복해서 말했었다. 하지만 실상 그 감각이 마비된지 오래였다. 시간이 오래 지나서, 그 위로 너무 많은 사건이 쌓여서, 일상에 무뎌져서, 난 그 행복한 기억을 실제 감각이 아닌 구태의연한 말로만 남겨두었었다. 그리고 10년 만에 다시 체감하며 미칠듯이 행복했고, 그래서 더 슬펐다. 우리는 한 때 우리의 모든 것이었고 여름이고 꿈이었던 라다크는, 카페 두레는 우리 행복의 원형이다. 어디를 가도 무엇을 해도 이토록 충만한 행복을 주지는 못한다. 미니북 글을 써야하는데 자꾸만 망설여진다. 내가 이 충만한 감정과 기쁨을 온전히 담지 못할까봐. 시간이 지날 수록 내 온몸을 채운 행복의 감각은 흘러나가는데 전부 흘러나가기 전에 사라지기 전에 써야한다. 써야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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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ccessgr.with (74) 2 years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