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부장의 라떼]009. 상투적인 문장들은 모두 진실이다.

in #stimcity2 years ago

회사생활을 하다보면 누구나 성과, 승진, 연봉, 성공에 몰두하게 된다.
아무 연고도 없이 해외에 오로지 직장 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뚝 떨어져버린 2-30대 때의 나는 유난히 그랬다.

그때 나의 삶에는 나와 일, 일과 나 뿐이었고
소개팅에서 처음 만난 남자에게 일이 있어서 난 외롭지 않다고 천진하게 웃으며 이야기 할 지경이었으니
얼마나 애처로운 아가씨였는지 지금 생각하면 눈물이 핑돈다.

오늘 문득 에버노트에 메모해둔 오래전 글들을 열어보다가
그 시절 내가 적어둔 짧은 글을 읽게되었다.

"한국에 도착해 집으로 돌아가는길
아름다운 한강의 야경을 바라보며
나는 상투적인 문장들은 생각한다.

일보다 가족이 우선이다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열심히 하면 성공한다
매사에 감사하면 행복하다
웃으면 복이 온다
돈이 많은 것보다 화목한 가정이 우선이다"

홍콩의 그 비싼 아파트 월세를 내고도 여기저기 출장을 다니느라 한달에 2주 겨우 집에 들어가던 내가,
하루 커피 세잔에 배고픈지도 모르고 일만하던 내가

수만 수천개의 에피소드
수만 수천번의 웃음과 눈물
수만 수천번의 기쁨과 좌절을 겪고 나서

어느날 문득 알게되었나보다.
상투적인 문장들은 모두 진실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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