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물어보세요]005.신입사원, 막내라고 허드렛일만 하는데 미래가 있을까요
Q:
현재 저는 외국계 패션회사 마케팅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입사 한지는 4개월이 되어가는데 각종 배송포장과 같은 단순 노동만 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리서치나 기획에 관련한 업무들은 전혀 진행하고 있지 않고 있고, 가끔 마케팅 전략관련 미팅에 들어가는 정도입니다.
엠부장님께서 업무일지나 직무 관련 글을 올려주시는 것을 보니, 제가 하는 일과 너무 달라서 회의감이 듭니다.
이런 일만 하는 것도 저의 경력에 도움이 되는 걸까요?
매일매일 의미없는 일만 하는 것 같아서, 이후 이런 경험에서 제가 뭘 배울 수 있을지 고민이 많습니다.
조언 부탁드려요.
————
A:
열정이 넘치는 사회초년생이시네요. 사회생활 1-2년차때까지는 시키는 일만 그것도 왜 하는지도 모르고 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이 시기에 일의 의미를 제대로 찾지 못하는 경우 회사는 적성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퇴사하고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이 회사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짧은 경력으로 이직을 여러번 시도하는 경우도 많지요.
개개인의 사정이 다 다르므로 일반화하긴 그렇지만, 저도 마찬가지의 경험을 한적이 있습니다. 마케팅팀 막내로 입사했는데 전략서 한 페이지, 프로모션 플랜 세우는 업무는 커녕 일년내내 샘플 택배, dhl 까고 보내고, 카다로그 매장에 택배 보내고, 촬영장 따라가면 스탭들 마실 물 커피 심부름. 소위 도대체 내가 왜 이런 일들만 해야 하는지 모르겠는, 이게 도대체 나에게 어떤 배움이 있는지 모를 일들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결국 9개월차에 번아웃을 경험 했었더랬죠. 그때 대학원에 갈까 이직을 할까 유학을 갈까 별 생각을 다 했었는데 결국 제자리에 남아서 끝까지 여기 있네요.
님의 상황이 어떠신지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제가 해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래와 같이 두가지 입니다.
1.회사는 다같이 하나의 큰 목표(매출)을 향해가는데 협동해서 일을 만들어 내는 곳입니다. 앞에서 팀전체를 진두지휘 하는 리더가 있다면 맨 끝에서 허드렛일을 맡아주는 사람도 필요합니다. 헤드렛일을 해결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앞서 전략을 짜고 팀을 이끌어야하는 사람들이 시간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없죠. 허드렛일을 해결해주는 사람은 그래서 사실을 ‘허드렛일’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팀이 최적의 효율성을 낼 수 있게 맡은바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내가 지금 하는 일이 하찮게 여겨지나요? 주인공이 있다면 조연도 필요합니다. 모두가 맡은 역할을 탄탄히 해야 멋진 연극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2.회사는 교육기관이 아닙니다. 일이 되게 하는 곳이지요. 지금 하는 일에서 내가 도대체 뭘 배울 수 있는지 모르겠다 라는 고민. 잘 압니다. 하지만 사실 회사는 나를 교육해줄 의무가 없습니다. 배움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지요. 택배만 싸고 커피심부름만 하며 1년을 보내고 나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게 될까요? 소림사에서 물긷고 빨래만 몇 년한 수련생은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는 걸까요?
걱정마세요. 그 과정이 바로 배움입니다. 회사생활의 루틴, 일이 돌아가는 순서, 담당자가 가져야하는 자세, 각종 일들의 중요도 등 그냥 아무 허드렛일만 하고 있어도 배울 것이 넘쳐납니다. 하물며 상사에게 보고하는 법, 이메일 쓰는 법, 명함을 건내며 인사하는 법 등 사회생활의 기초가 되는 것들을 배우는 중요한 시간을 보내고 계신 것이에요. 저는 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는데도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 복사기 사용법도 몰랐었답니다.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계신겁니다.
그런데 좀더 욕심을 내어서 지금 하고 있는 아주 작은 일들의 완성도를 높히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오바해서 열심히 해본다면 어떨까요?? ‘ 단순’업무라고 하셨는데 그 단순한 업무들을 이세상 누구보다 완벽하게 해보는건 어떨까요? 더 많이 배울 수 있겠죠?? 다시 말씀드리자면 배움은 스스로가 만드는 것입니다.
너무 꼰대같은 이야기를 드리고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도 경험했었고 많은 사회초년생분들이 겪는 과정이라는 것을 말씀드리며 크게 공감해드리고 싶고, 진심으로 응원해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하시는 모든일, 1분 1초도 헛수고가 아닙니다. 어떤 진로로 나아가시든, 모두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 입니다.
아래의 두개 글을 읽어보시길 추천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