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ic Catch] 참여했다는 착각을 품은 채 그들은 갑자기 입을 다물었고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것은 그야말로 유행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굶주린 아이 앞에서 문학이 뭘 할 수 있는가, 하는 오만한 외침은 언제부터인가 잦아들었고, 꺼진 불씨가 되고 말았습니다. 전 세계에 굶주린 아이들이 넘치고 있는데도 말이지요. 굶주린 아이 앞에서 문학은 뭘 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소설가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몇 가지 그럴싸한 대답을 내민 적은 있었지만, 효과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고는 정치에 참여했다는 착각을 품은 채 그들은 갑자기 입을 다물었고. 다시 문학으로 돌아가 간혹 생각났다는 듯이 사회정의라는 잣대를 휘두르며 자신의 작품과 자신의 격을 높이려 했습니다.
자기 몸 하나도 어쩌지 못하는 인간이 굶주린 아이들을 어떻게 돕겠는지요. 그들은 굶주린 아이들을 이용하고 장난감으로 갖고 놀다가 내던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_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에게, 마루야마 겐지
Unit 425.
Photo by @kyotob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