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ic Catch] 양 사나이

in #stimcity2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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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Mancha, Spain



“양 사나이는 정말로 있어요?”

“정말로 있어”라고 나는 말했다. “그 호텔 안에 그가 살고 있는 장소가 있단 말이야. 호텔 안에 또 다른 호텔이 있어. 그건 평소엔 보이지 않는 장소야. 하지만 그건 어김없이 거기에 남겨져 있어. 나를 위해 남겨져 있는 거야. 그건 나를 위한 장소니까. 그는 거기에 살아 있으면서, 나하고 여러 가지 사물을 연결하고 있는 거야. 그건 나를 위한 장소이고, 양 사나이는 나를 위해 일하고 있어. 그가 없으면, 나는 여러 가지 것들과 제대로 연결이 되지 않아. 그가 그러한 것들을 관리하고 있거든. 전화교환원처럼.”

“연결한다고요?”

“그래. 내가 무엇인가를 요구하지. 무엇인가를 연결하라고 말이야. 그러면 그가 그것을 연결하지.”

“잘 모르겠는 걸”

“나도 아직 잘 모르겠어. 하지만 양 사나이가 나한테 그렇게 설명해 줬어.”

“양 사나이는 아주 옛적부터 있었어요?”

“응, 옛적부터 있었지. 내가 어렸을 적부터. 나는 그걸 줄곧 느껴왔어. 거기엔 무엇인가가 있다고 말이야. 하지만 그것이 양 사나이라는 또렷한 형태를 가지게 된 건, 그다지 오래전의 일이 아니야. 양 사나이는 조금씩 조금씩 형태를 정하고, 그가 사는 이 세계의 형태를 정해 왔거든. 내가 나이를 먹음에 따라서 말이지. 왜 그럴까? 나로서도 알 수 없어. 아마 그럴 필요가 있어서 그랬겠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도 몰라. 거기에 대해 줄곧 생각해봤지만 알 수가 없어. 바보 같지 뭐야.”



_ 댄스 댄스 댄스, 무라카미 하루키



二天十八年 十月五日




Unit 198.
Photo by @kyotob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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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토바다에 관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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