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와 예측을 더하는 소비 빅데이터

in #steempress5 years ago


기업의 중앙 컴퓨터에는 엄청나게 방대한 데이터가 쌓이고, 그 데이터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모든 움직임은 데이터가 된다.

리테일러들은 고객의 움직임을 수집하여 축적한다.
소비자가 오프라인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서는 순간까지, 소비자가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순간부터 떠나는 순간까지의 모든 움직임을 수집하여 축적한다. 또한 프로모션에 대한 모든 반응과 참여도 수집하여 축적한다.
리테일러들은 그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물건을 더 많이 더 잘 판매하고 싶어한다.지금은 모두가 '빅데이터'를 외치지만, 빅데이터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다.
빅데이터는 그저 데이터 양이 많기 때문에 '빅Big'이라는 단어를 붙인 것이 아니다. 가트너는 빅데이터를 '엄청난 분량High-volume의 비정형적 정보를 담은 데이터가 엄청난 속도high-velocity로 축적된 결과물'이라고 정의했다.
즉 어떤 데이터를 빅데이터라고 부르려면 우선 데이터의 단위가 TB(테라바이트), PB(펩타바이트), EB(엑사바이트) 처럼 방대해야 한다. 그런데 그보다 중요한 특징은 '비정형성'이다. 고객의 신상 데이터나 매출 데이터, 재고 데이터 같은 정형적 데이터가 아니라 소비자들의 소셜 미디어, 음악, 사진, 메시지, 구매 후기 처럼 특정 형식에 맞추어 분류하고 분석하기 힘든 비정형 데이터들을 포함한다. 또한 빅데이터의 또 다른 조건은 엄청나게 빠른 데이터 수집 속도다.


이는 4G시대를 넘어 5G시대가 되면서 빅데이터 수집이 훨씬 더 용이해질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리테일에서 빅데이터를 수집, 활용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고객이 직접 남긴 개인 정보나 구매 후기 데이터를 상품 큐레이션에 적용하는 것이다.
둘째는 고객의 쇼핑 패턴을 분석한 데이터로 고객의 다음 구매를 예측하는 것이다.두 종류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의 쇼핑에는 두 가지 혁신이 진행 될 것이다.

하나는 리테일러들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큐레이션으로 머천다이징merchandising(상품화계획)이 훨씬 정교해지는 것,
다른 하나는 소비자가 쇼핑을 실행하기 전에 데이터에 기반한 알고리즘이 그들의 미래 소비를 '미리 예상'하는 것이다.


생산과 유통 과정에 신뢰를 더하는 데이터소비자는 기업의 말을 믿을까? 또는 다른 소비자의 말을 믿을까? 소비심리학의 정설에 따르면 소비자는 기업의 상품 소개보다는 나와 비슷한 타인의 상품 평가를 더 많이 믿는다고 한다. 나와 비슷한 사람이 남긴 후기에서 동질감과 신뢰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2018년 9월, 아마존은 뉴욕 소호에 아마존 4-스타 매장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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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웹사이트에서 고객 평점 4점 이상을 받은 상품들만 판매하는 매장이다. 즉 고객이 직접 평가한 점수를 바탕으로 상품을 큐레이션한 매장인 것이다.매장을 둘러본 저자의 이야기로는 뉴욕에 사는 소비자가 주요 고객이기 때문에 '뉴욕에서 뜨고 있는 상품 Trending Around NYC', '뉴욕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아이템Top Selling Around NYC' 처럼 뉴욕 소비자의 평점을 바탕으로 뉴욕 소비자의 취향을 공략하는 코너가 준비돼 있다. 고객 평점이 높은 스타트업 제품을 소개하는 아마존의 런치패드 Amazon Launchpad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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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알렉사가 탑재된 디지털 기기들도 활발하게 선보였고, 아마존 자체 제품을 파는 아마존 베이직스 Amazon Bas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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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대도 마련돼 있다.
아마존 4-스타 매장은 평점 4점을 줄 만한 제품으로 구비돼 있으며, 판매자의 자의적인 판단이 아니라 고객 데이터로 상품을 선별한다는 실험적인 아이디어는 별 다섯 개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쇼핑 경험 측면에서는 별 세 개를 줄 수밖에 없었다.
큰 카테고리로 섹션 구분은 되어 있지만 연관성이 없는 상품들을 중구난방으로 나열해놓았기 때문이다. 또한 월마트나 타깃 같은 미국의 기존 리테일러들과 차이점을 찾기 어려웠다.
일본 돈키호테의 '돈, 키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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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신세계가 선보인 '삐에로 쑈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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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럼 콘셉트를 잡아 재미있게 배치한 것도 아니고, 소비자가 제품들을 경험하도록 돕는 역할도 미미했다. 즉 별점 4점 이상의 좋은 상품들을 모아놓고도 콘셉트력이 부족해 상품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아마존 4-스타는 뉴욕에서의 첫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정교한 디스플레이와 쇼핑 환경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번 생각해보다. 과연 아마존은 아마존 4-스타뿐만 아니라 홀푸드로 수익을 내려고 하는 것일까? 아마존 4-스타와 아마존 북스, 홀푸드는 사실상 아마존이 오프라인에서 소비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이터 센터'로 활용된다. 이것이오프라인의 수익이 크지 않음에도 아마존이 점진적으로 매장 수를 늘려나가는 이유다.그리고 그 데이터들을 이용해서 아마존은 대량생산되는 제품을 파는 것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맞품 제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이른바 '온디맨드 On Demand 쇼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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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디맨드는 수요가 발생하면, 그때부터 상품 제작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아마존은 현재 30여 개의 자체 패션 브랜드를 보유하고, 프라임 워드로브 Prime Wardrobe 서비스를 런칭하는 등 패션 부문을 강화해왔다.

Prime Wardrobeì ëí ì´ë¯¸ì§ ê²ìê²°ê³¼

그리고 그 연장 선상에서 '온디맨드 패션'을 추진하고 있다. 온디맨드 패션은 고객이 옷을 주문하면 하루 만에 디자인, 제작, 배송을 완성하는 것이다.
아마존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디자인, 생산, 유통까지 인공지능으로 구현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디자인 과정에는 'GAN 딥 러닝 알고리즘 GAN deep learning algorithm'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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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기술 개발 허브인 아마존랩 126은 GAN 알고리즘으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최신 패션을 분석한 다음 유행을 따르되, 차별적으로 디자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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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N은 '생성자generator'와 '구분자discriminator'로 구성된다. 생성자가 새로운 디자인을 창조하는 인공지능 패션 디자이너라면, 구분자는 생성자가 디자인한 것이 기존의 것을 단순히 모방한 것은 아닌지 판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덕분에 마치 아마존이 만드는 패스트팬션처럼 신속한 디자인이 가능하다.
이렇게 인공지능이 디자인한 옷의 생산은 로봇이 담당한다. 기존 의류 제작 방식보다 훨씬 '스마트'한 의류 생산 공정이다.

제작 공정마다 '컴퓨팅 환경computing environment'이 텍스타일 프린터, 텍스타일 커더 등 생산 라인 각각의 공정을 통합 관리한다. 아마존은 온디맨드 패션 상품의 생산 특허인 '온디맨드 어패럴 패널 커팅' 특허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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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술을 토대로 고객이 주문을 하면 고객의 치수에 맞게 상품 제작서인 테크 팩 Tech Pack이 생성되고, 이 테크 팩대로 로봇이 천을 재단한다. 아마존은 이 같은 방식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주문 당일에 생산하여 배송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온라인상의 피팅 역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혁신될 예정이다. 아무리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옷이 저렴하고 예뻐도 소비자가 구매를 주저하는 이유는 옷을 직접 입어볼 수 없는 답답함 때문이다. 패션 브랜드마다 사이즈가 다르다 보니, 이 옷이 내 몸에 잘 맞을지 우려가 앞선다. 또 어떤 색상이나 패턴이 나와 잘 맞을지도 고민이다. 아마존은 가상 피팅 서비스로 이 같은 장애 요인을 제거하겠다고 나섰다. 3D 체형 스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스타트업 바디랩스BodyLabs를 인수해,

소비자들이 스캔해놓은 자신의 3D 체형 정보를 바탕으로 온라인에서 가상으로 옷을 입어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런 3D 체형 데이터는 소비자들의 구매 경험을 높이고 상품 반품률을 획기적으로 낮춰준다. 나보다 나의 쇼핑 패턴을 더 잘 아는 알고리즘한 사람을 잘 알게 되면, 그의 다음 행동이 예측된다. 수요일에는 어느 식당에 가서 어떤 메뉴를 주문할지, 명절에는 어디에서 어떻게 보낼지, 사람의 취향 반경은 그리 넓지 않으며, 자신의 정체성 언저리를 맴돌기 마련이다.
그 때문에 한 사람의 쇼핑 데이터를 확보하여 패턴을 분석하고 나면, 그가 언제 무엇을 살지를 미리 알 수 있다. 아마존은 이런 전제를 바탕으로 '예측 배송Anticipatory Shipping' 특허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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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상품을 주문하기도 전에 상품의 필요를 예상해서 배달 준비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즉 고객 A가 상품 X를 다시 주문할 가능성과 주문 시기를 예측해, 해당 제품을 최적의 타이밍에 고객 주변의 물류센터에 미리 옮겨다놓는 것이다.
예상 배송의 효과 중 하나는 배송 시간의 단축이다. 적어도 2~3일은 걸리던 배송이 하루 만에, 심지어 몇 시간 안에도 가능해진다. 아마존은 고객 주문, 제품 보관, 재고관리, 상품 배송을 통합 관리하는 물류센터인 풀필먼트 센터Fulfillment Center를 운영하는데, 이곳을 예측 배송을 위한 한 기지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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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아마존은 '예측 분석 툴predictive analytics tools'을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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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분석 툴 은 과거의 데이터를 학습하여 미래 상화을 예측함으로써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이다. 데이터 기반의 알고리즘이므로 과거의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미래에 대한 예상 적중률은 높아진다. 이것이 현실화되면, 소비자들은 더 이상 화장지처럼 주기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쇼핑 물품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다. 아마존이 당신에게 '필요할' 물건을 미리 알아서 주문해 문 앞에 두고 간다면 어떨까? 상상 이상으로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다.
그런데 아마존이 추구하는 것은 편의성뿐만 아니다. 어떤 면에서는 너무나 당신의 소비 패턴을 잘 아는 아마존이 약간은 두려워질 수도 있지만, 또한 그만큼 아마존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당신이 프라임 멤버라면, 배송비도 무료다. 일반적으로 아마존의 상품 가격은 다른 리테일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경제적으로도 이득이다. 이렇게 편의성과 경제성은 물론, 리테일러와의 감성적 결속렬까지 높이려는 것이 예측 배송의 최종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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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알리바바의 허마셴셩도 판매 예측에 데이터를 활용한다. 허마셴셩이 신선식품을 당일 배송할 수 있는 것은 사전에 판매량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신석식품을 거래처로부터 많이 받았는데 판매량이 적으면 팔지 못하는 재고가 되어 수익성이 악화되고, 반대로 거래처로부터 상품을 적게 받았는데 판매량이 재고보다 많으면 매출이 떨어지고 고객 만족도가 낮아 진다. 당일 판매하는 신선식품의 경우 예측 실패는 판매자의 손해로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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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마셰셩은 어떻게 판매 예측도를 높일까? 디지털 시스템과 데이터에 그 답이 있다. 알리바바는 허마셴셩뿐만 아니라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각종 온,오프라인 서비스에서 고객 데이터를 수집한다. 허마셴셩에서는 알리페일로만 결제가 가능하고, 알리바바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모션에 참여하려면 QR코드로 스캔해야 한다. 모바일 결제와 QR코드 스캔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고객 행동 데이터다. 이렇게 알리바바는 '고객의 데이터화'라는 목표를 위해 고객의 모든 행동을 데이터로 수집하고,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로 소비자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 판매량을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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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내의 전자상거래 1위 플랫폼과 금융 서비스를 모두 운영하는 알리바바는 단독으로 데이터를 수집, 활용한다. 한편 전자상거래 2위 플랫폼인 징둥닷컴은 금융 서비스를 운영하는 텐센트와 협업한다. 게임과 위챗페이 등을 통해 중국인의 라이프스타일 데이터를 수집해온 텐센트는 징둥닷컴의 막대한 구매 데이터까지 취합하여 소비자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고 구매를 촉진한다. 이제 관건은 데이터 품질아주 오랫동안 아마존은 데이터를 수집해왔다. 고객의 주문 기록, 쇼핑카트에 담겼지만 주문되지 않은 상품, 위시리스트에 담긴 상품 등 고객의 취향 데이터, 지역별 인기 제품, 계절별 인기 제품 등 시공간에 따라 구매 데이터를 모았다. 최근에는 스마트 스피커를 통해 제품을 주문하게 되면서 맥락에 따른 구매 데이터도 체계적으로 수집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은 예상 배송에 적용할 만큼 예측 정확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시행작오를 통해 정확도를 높이는 동안은 재고 관리 비용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과도기를 거치면 리테일러들이 우리를 우리보다 더 잘알고, 우리의 선택을 '미리' 해주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한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가 필요하다.
특별한 상황에서 발생한 돌발 행동 데이터, 편견을 가지고 쌓은 데이터는 돌팔이 의사처럼 제대로 된 처방을 내려주지 못한다. 데이터 예측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 품질이다. 얼마나 정확하게 구체적인 맥락의 데이터를 쌓느냐가 관건이다. "쓰레기 데이터가 투입되면 쓰레기 같은 결과가 나온다. Garbage in, Garbage out." 아무리 정교하게 분석해도 재료가 되는 데이터의 품질이 나쁘면 결과는 헛다리로 이어질수밖에 없다.


따라서 고객의 행동을 더 잘 예측하려면, 고객에 관한 더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또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목적을 먼저 정한 다음 목적에 맞는 데이터를 목적에 맞는 방식으로 수집해야 한다. 목적 없이 데이터를 잔뜩 수집해 쌓으면 처리 곤란한 쓰레기가 잔뜩 쌓인 것과 다름없다.
기술은 어떻게 소비를 바꾸는가
- 리테일의 미래, 황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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