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소설: 북으로 북으로
저기가 북쪽이 맞을 것이다.
벌써 사흘째 북으로 향하고 있다. 북쪽에는 그 나무가 틀림없이 있다고 들었다.
망할! 여기는 끝없이 발이 푹푹 빠지는 늪이다. 아무것도 안 보인다. 희미한 해는 차라리 달처럼 보인다. 다행히 얼음이 얼지는 않았지만, 뻘에 빠진 신발은 차갑고 무겁다. 덤불이라도 나오면, 젖은 흙을 떨어내고 간신히 좀 쉴 수 있다. 끝없이 펼쳐진 늪지대엔 편히 쉴만한 곳이 거의 없다. 잠이라도 들어버리면 서서히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먹을 것도 이제 다 떨어져버렸다.
북쪽에 그 나무가 있다고 듣긴 들었다.
가끔씩 만나는 발자국은 약간 대중 없는 것 같다. 두 사람은 아니고, 한 사람이다. 질질 끌린 자국으로 봐서, 나이가 나와 비슷할 것이다. 발자국 위에 물이 차올라서 그게 발자국인지도 불명확하다. 그는 뭘 찾아가는 것일까?
다행히 아주 춥지는 않다. 지난 사흘동안 눈도 비도 오지 않고, 바람도 심하지 않다. 달처럼 힘이 없는 해만 하늘을 지키고 있을 뿐, 구름조차도 없다. 이 늪지대에 지금 나만 있는지 소리도 별로 들리지 않는다. 다른 동물의 흔적도 거의 없다.
북쪽으로 가면, 그 나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분명히 그렇게 들은 것 같다.
가만 있자... 그런데, 저기가 북쪽이 맞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