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소설: 한 획씩 쓰는 시

in #short-story7 years ago (edited)

그녀는 이미 숨이 차올랐다. 덥다.

"아마 시를 쓰고 있는 중이야."

언젠가부턴가 그가 쓰는 게, 뜨거운 연애의 시(詩)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그녀를 휘감듯 사로잡는다. 때론 격렬하게 다가온다.

천천히 획을 바꿔가며 쓰고 있는 이 시(詩)에 단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가 한획 한획 구술(口述)할 때마다, 숨죽이며 기대하는 그녀는,

몽환에 빠진지 이미 오래다.

"지금이 사랑 고백이야."

꿈속에서 그녀는 차라리 온몸으로 시(詩)가 되어버렸다.

몸서리쳐치게 매혹적인 그의 시는 어떤 의미도 남기지 않는다.

그가 같은 곳에 자꾸 덧칠해서 구술(口述)하기 때문이다.

정성스럽게 그가 한획 한획 구술(口述)로 자꾸 덧칠하는 것은,

Image of the shell

그녀의 클리토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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