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를 인쇄하다

in #sct5 years ago

“3차원(3D) 프린터는 어디까지 찍어낼 수 있을까.”

전자제품 부품에서, 가구, 치아, 집까지 인쇄한다는 3D 프린터. 그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요. 공상 과학처럼 인간도 3D 프린터로 찍어내는 시대가 올지도 모릅니다. 기술 난제를 해결하고 윤리적 문제를 차치한다면 말이죠. 이미 인간의 장기 등 일부 신체 기관과 생체 조직은 작금의 3D 프린터 기술로도 충분히 찍어낼 수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인간 신체 일부를 찍어내는 건 의료용 3D 프린팅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주류로 자리 잡았습니다. 환자의 소실된 뼈, 장기 등을 유기물로 3D 프린팅 해 대체하는 기술은 연구개발과 동시에 상용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3D 프린터로 찍어낸 결과물로 기존 신체를 대체하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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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인간의 가장 겉면, 즉 피부를 3D 프린터로 인쇄하는 기술도 등장했습니다. 화상이나 찰과상, 자상 등으로 피부 세포가 죽거나 손실됐을 경우, 이를 치료하기 위해 인공 피부를 사람에게 직접 ‘인쇄’하는 겁니다. 피부 인쇄라는 표현이 낯설다면 3D 프린터로 인공 피부를 이식한다고 하면 되겠죠.


ⓒ게티이미지뱅크

피부 3D 프린팅의 핵심은 소재입니다. 지금까지 익숙한 3D 프린터는 그 소재로 플라스틱, 금속, 고무 등을 주로 활용했습니다. 피부 3D 프린팅은 무기물이 아닌 살아있는 세포 혹은 인공 세포를 소재로 활용합니다. 프린터에서 출력하는 잉크가 살아 있어 이를 ‘바이오 잉크’라고도 부릅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피부 3D 프린터

캐나다 토론토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피부 3D 프린터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토론토 대학 연구팀은 기존 3D 프린터로는 수술실에서 쓰기 불편하고 연약한 피부 조직이 인쇄되는 과정에서 쉽게 손상될 수 있다는 것을 고려, 의사가 한 손으로 들고 인공 피부를 도포할 수 있는 글루건 타입 3D 프린터를 만들었습니다.

이 3D 프린터는 피부 세포와 콜라겐, 상처 회복에 기여하는 섬유소(피브린)로 구성된 바이오 잉크를 활용합니다. 상처 위에 바이오 잉크를 뿌리면 수분 안에 고정된다고 합니다. 상처 부위만 인공 피부를 도포하니 환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합니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이 끝나면 상용화가 임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인공 피부를 바이오 잉크로 쓴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바로 거부 반응입니다. 환자마다 생체 특질이 있는 만큼 여기에 적합한 세포를 쓰지 않으면 인공 피부가 금방 괴사하거나 환자 안전 자체를 위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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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유래세포를 바이오 잉크로 씁니다. 화상 치료에 많이 쓰는 방식인데요. 환자 피부 조직을 떼어내 세포를 분리하고 이를 배양해 배양 피부를 만듭니다. 이 배양 피부를 바이오 잉크로 쓴다면 환자 본인 세포에서 유래한 피부인 만큼 거부 반응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유효 기간이 짧은 만큼 신속한 시술이 필요합니다. 이 또한 피부 3D 프린터의 강점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피부 상처 치료뿐만 아니라 피부암, 난치성 피부 질환, 미용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기술이라 세계적으로 피부 3D 프린팅 연구에 뛰어든 국가가 많습니다. 미국 바이오테크기업 오가노보와 글로벌 화장품 회사 로레알도 노화된 피부를 개선하기 위해 3D 프린터를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한 3D 바이오 프린팅 공정 장비

우리나라도 가세했습니다. 2015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분당서울대병원, 한양대, 한국기계연구원(KIMM), 로킷 등이 정부 지원 ‘3D 바이오 프린팅’ 연구 사업자로 선정, 환자 피부에 직접 도포할 수 있는 피부 3D 프린팅 장비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인공 피부뿐만 아니라 사람 피부 위에 전자 장치를 프린팅 하는 기술도 개발됐습니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 연구팀의 성과입니다. 인공 세포뿐만 아니라 은 분말로 된 특수 소재를 바이오 잉크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실온에서 형태를 유지해 인쇄 과정에서 사람이 화상을 입지 않습니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은 피부 위에 직접 인공 세포와 전자 회로를 인쇄할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

응용 범위는 무궁무진합니다. 한번 인쇄하고 쉽게 떼어낼 수 있는 전자회로를 피부 위에 인쇄할 수 있습니다. 센서와 전지도 인쇄할 수 있다고 합니다. 3D 프린터로 태양광 전지 패널을 피부 위에 인쇄하면 각종 장비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충전기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설명입니다. 상용화를 고려했을 때, 가격은 400달러 수준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바이오 3D 프린터 시장이 10년 안에 10억달러(1조1200억원) 이상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바이오 3D 프린팅 기술이 나날이 발전한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처음에 언급했던 질문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군요. 3D 프린터로 어디까지 찍어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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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장기로 만들어낼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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