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11

in #sct5 years ago

애플의 '아이폰11 프로' 국내 판매가 시작됐다. '인덕션'이라는 비아냥 거림도 있지만 초광각 렌즈가 포함된 트리플 카메라는 필요한 부분을 밝게 처리하고 어두워야 하는 부분은 어둡게 놔두어 결과적으로 훌륭한 결과물을 만든다. 애플이 내세우는 처리 속도, 디스플레이, 배터리, 카메라까지 '프로'스러운 특징에서 나는 카메라만큼은 인정한다. 다른 것은 좀 과장된 것 같다. A13 바이오닉 칩은 일반 아이폰11과 동일하고 배터리 수명은 1시간 더 지속되는 정도다. 디스플레이는 약간 밝기가 개선됐는데 나란히 들고 있어야 겨우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아이폰11 프로는 시리즈 최고의 아이폰이며, 아이폰XS에 비해 눈에 띄게 개선됐다. 우선 '프로'라는 이름을 정당화하는 카메라부터 보자. 아이폰11 시리즈는 아이폰11과 아이폰11 프로, 아이폰11 프로 맥스 3종류로 나왔다. 모두 시리즈 최초의 초광각 렌즈를 탑재한다. 사람들이 매일 휴대하는 손안의 기기에서 13mm 초광각 촬영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외계 생물체의 알처럼 보이는 디자인 때문이라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일반과 프로의 카메라 차이는 망원 렌즈의 유무다.

"재미있다"


| 초광각+광각+망원 렌즈 조합의 트리플 카메라. 아이폰11과 아이폰11 프로를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점이다.

아이폰11 프로의 트리플 카메라는 한마디로 말하면, 재미있다. 흔들림 보정(OIS)이 안되는 초광각 렌즈의 화소당 피치는 ​​1.0μm(마이크로미터)이고 광각 렌즈는 1.4μm이다. 동일한 1200만화소이므로 초광각 렌즈 센서 크기가 약간 작음을 알 수 있다. 화질 측면에서 퇴보할 수 있는 이 선택은 초광각 렌즈를 콤팩트 바디에 넣기 위한 타협안으로 생각된다.

어쨌든 뒤로 물러서지 않고도 더 넓은 풍경을 담을 수 있고 멀리 가지 않더라도 큰 조각상을 포착할 수 있다. 13mm 초광각 렌즈와 26mm 광각 렌즈 둘의 수치상 차이는 13mm에 불과하지만 광각 영역에서 1mm는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 초광각 렌즈의 왜곡된 원근 효과는 피사체를 더 크게 보이게 해 실제 같은 규모감을 연출한다. 망원 렌즈가 피사체를 친밀감 있게 만든다면, 초광각 렌즈는 그것을 확장한다.


| 청계천을 내려다보는 느낌을 촬영한 샘플 사진. 초광각 렌즈와 망원 렌즈의 차이는 명확하다.


| 초광각 렌즈로 빌딩 전체를 담을 수 있다.


| 눈에 보이는 모든 풍경을 담는 초광각 촬영 모드는 피사체의 포인트를 강조하는데도 알맞다.

다음은 '야간모드'다. 충분히 어두운 저조도 환경에서 활성화되는 야간모드는 손떨림 보정을 이용해 가능한 안정된 촬영을 유지하면서 여러 장의 이미지를 자동으로 비교, 선명한 부분을 골라 훨씬 더 밝고 더 자연스러운 하나의 이미지로 만든다. 야간모드는 별도의 모드가 아니라 완전히 자동이다. 끌 수는 있지만, 계속 켜져 있게 할 수는 없다.

| 아이폰11 프로 카메라 앱의 ‘야간모드’, 세로 화면에서는 왼쪽 하단 모서리에 ‘달’ 아이콘이 나타난다.

깜깜한 방처럼 매우 어두운 환경에선 5초 이상 흔들림 없이 쥐고 있어야 했는데 결과물을 보면 흔들림이 거의 없는 SNS 공유 사진으로는 충분히 환상적이다.

| 오른쪽이 야간모드로 촬영한 이미지다. 효과는 상당하다. 손떨림 보정을 이용하므로 초광각 렌즈에선 야간모드가 켜지지 않는다.

| 깜깜한 실내에서 촬영한 비교 사진. 어느 쪽이 야간모드에서 촬영한 것인지 한눈에 알 수 있다.

| 왼쪽이 아이폰11 프로의 야간모드, 오른쪽은 아이폰X에서 촬영한 이미지다. 소나무 줄기 디테일에서 두 촬영 결과물은 극명한 차이점을 갖고 있다. 내가 한 일은 몇 초 동안 아이폰을 안정적으로 들고 있던 것뿐이었다.


| 야간모드 샘플(1)


원본보기
| 야간모드 샘플(2)

아이폰11 프로 카메라는 곧 더욱 좋아질 것이다. iOS 13.2에 포함되는 '딥 퓨전' 기술 이야기다. 야간모드의 강화 버전쯤 된다. 저조도 환경에서 사진을 찍으면, A13 바이오닉 칩을 활용해 1초가 채 안 되는 짧은 순간 9개의 이미지를 촬영한다. 애플 설명에 따르면 셔터가 눌리기 전 8장을 찍고, 남은 한 장은 셔터가 눌릴 때 노출을 길게 해서 찍은 다음 모든 픽셀을 최적화해서 가장 이상적인 결과물을 만든다. 10월이 가기 전 일반 사용자 대상의 iOS 13.2 배포가 이뤄질 것 같다.


| 인물모드 사진 비교. 왼쪽이 아이폰11 프로, 오른쪽은 아이폰XS


| 인물사진(음식) 모드 샘플(1)


인물사진(음식) 모드 샘플(2)

"프레임 바깥까지"

아이폰11 프로는 촬영 후의 편집 유연성도 주목된다. 촬영할 때 프레임 밖에 있는 디테일을 포함할 수 있고 필요할 때 끄집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프레임 바깥까지 담으려면 '설정→카메라’로 이동해 ‘프레임 영역 밖까지 사진 캡처’를 켠다. 이 기능은 끔 상태가 기본이다.

이 옵션을 켜면 촬영할 때 흐린 영역이 카메라 프레임 밖에 나타난다. 이것이 프레임 영역 밖의 이미지다. 이 메커니즘은 사진을 회전 시켰을 때 주위가 잘리는 실수를 줄일 수 있을뿐더러 프레임 바깥 영역을 그대로 살려 광각 촬영 연출이 가능하다. ​​편집 각도를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재미다. 기존 아이폰에 없는 '타임머신' 기능쯤 된다. 물론 만능은 아니다. 초광각 렌즈가 작동하기에 너무 어두울 때는 작동되지 않는다. 작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빛을 필요로 한다. 또 프레임 바깥 이미지 정보는 촬영 30일 이후 자동 삭제된다.

| 프레임 바깥까지 캡처한 사진은 사진 앱 상단 모서리에 ‘★’이 포함된 특별한 아이콘이 표시된다.


| 편집 화면에서 자르기 도구를 선택하면 촬영한 사진의 바깥 영역이 나타난다. 바깥 공간을 사용할 수 있어 일정 정도 사진을 회전시켜도 문제없다. 상단의 ‘자동’을 누르면 아이폰 스스로 적당한 각도로 맞추고 크기로 잘라준다.

5.8형 슈퍼 레티나 XDR

아이폰11 프로는 5.8형, 아이폰11 프로 맥스는 6.5형의 새로운 '슈퍼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직전 아이폰XS의 '슈퍼 레티나 HD'와 해상도, 픽셀이 같다. 대신 명암비는 두 배인 200만대 1로 밝기는 보통 때는 800니트, 넷플릭스에서 HDR 콘텐츠를 감상할 때는 1200니트까지 도달한다.


| 아이폰11 프로(위)와 아이폰XS에서 넷플릭스 콘텐츠 ‘로마’ 재생

하지만 솔직히 말해 아이폰XS와 나란히 놓고 비교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확연한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 같다. 아이폰XS를 갖고 있다면 디스플레이가 업그레이드를 자극하는 요소는 아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조금 좋아졌을 뿐이다.

| 내장 스테레오 스피커를 통해 공간감 오디오를 구현한다.

'공간감 오디오'는 아이폰11 프로를 포함해 이 시리즈의 흥미로운 재미다. 본체 스테레오 스피커에서 힘차게 퍼지는 느낌 있는 서라운드 재생 기술이다. 공간감 오디오는 개선된 스테레오 스피커와 A13 바이오닉에 내장되는 DSP 조합의 오디오 신호 처리 알고리즘으로 구현된다.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하는 편이 여전히 더 낫지만, 실내라면 효과음과 대사가 섞이지 않는 명확하게 분리, 전달되는 멋진 소리를 기대할 수 있다.

속도와 배터리

아이폰11 시리즈에는 A13 바이오닉 칩이 들어간다.


| 긱벤치5 프로에서 측정된 아이폰11 프로 성능

긱벤치5 프로 벤치마크에서 A13 바이오닉 단일 코어는 A12보다 20%가량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A12와 A13 바이오닉은 각각 1108점, 1331점을 기록했다. A13 바이오닉은 멀티코어 성능에서 A12보다 35%가량 향상됐다. A13 바이오닉은 3432점이고 A12는 2464점이 나왔다.

아이폰11 프로는 아이폰XS보다 약간 더 두껍고 무겁다. 늘어난 배터리 때문인 것처럼 보인다. 애플 설명에 따르면 아이폰XS 대비 아이폰11 프로는 배터리 수명이 4시간 더 길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배터리 수명을 측정하는 긱벤치4에서 아이폰11 프로는 7시간을 버텼다. 200니트 밝기에서 CPU와 GPU를 많이 사용하는 작업을 계속해서 한다고 가정해 테스트한 결과 값이다. 따라서 실제 배터리 수명은 테스트 결과보다 더 오래갈 것이다. 일상에서 쓰는 간단한 작업의 경우는 더 그렇다. 같은 실험에서 아이폰XS는 2시간가량 앞서 전원이 꺼졌다. 이것은 아이폰11 프로의 작동 시간이 거의 2시간 더 길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론


|아이폰11 프로, 카메라를 빼면 ‘프로’라는 이름에 걸맞은 기능이 부족하다.

아이폰XS를 쓰다 아이폰11 프로로 갈아타고 가장 불편했던 점은 3D 터치의 부재다. "길게 누르면 촉각으로 피드백”을 준다는 뜻의 이 기능은 전화, 음악, 퀵 액션 같은 여러 입력 단계를 압축해 편의성을 높인다. 또 일부 기능은 더 많이 제어할 수 있다. 아무 키나 길게 누르고 원하는 위치에 커서를 위치할 수 있는 직관적인 입력 방식이 대표적인 예다. 열렬히 이 기능을 사용한 나로서는 3D 터치가 사라진 것이 슬프다. 3D 터치가 빠진 아이폰11 프로는 스페이스 바를 눌려야 작동된다. 그렇다고 아이폰11 프로가 나쁜 제품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야간모드의 트리플 카메라는 거의 완벽하고 곧 적용되는 딥퓨전은 정말 기대된다. 직전 모델에서 개선된 배터리 수명도 인상적이다. 그러나 ‘프로’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지나치다. 소문으로 끝난 양방향 무선 충전과 애플펜슬 지원이 현실화되었다면, '프로'라는 이름에 걸맞은 정당한 가치를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야간모드의 트리플 카메라

개선된 디스플레이 밝기와 배터리 수명

18W 고속 충전 어댑터

단점

아이폰11과 동일한 AP

망원 렌즈와 OLED 디스플레이에 치르는 비싼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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