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전쟁·적' 막말 난무한 비트코인캐시 갈등...중립 떠난 로저버 속내는
오는 15일 하드포크를 앞둔 비트코인캐시의 내전에 불이 붙고 있다. 지난 8일 비트코닷컴의 로저 버 대표가 자신을 공격하는 내용이 담긴 크레이그 라이트의 영상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갈등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비트코인캐시 네트워크는 현재 새 프로토콜을 도입하자는 ‘비트코인 ABC’와 블록 크기를 키우자는 ‘비트코인 SV’로 진영이 갈려있는 상태다. 버는 ABC 진영에 지지를 밝힌 반면, 블록체인 기술사 엔체인의 수장 라이트는 SV 진영을 이끌고 있다. 특히 버는 ABC 진영의 비트메인 우지한 최고경영자(CEO)와 라이트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다 최근 ABC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버가 돌아서자 라이트는 “네가 전쟁을 원하면 2년간 어떠한 거래도 없게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영상을 이메일로 전달했다. 그는 해당 영상을 통해 “ ABC를 원한다면 너는 ‘쓰레기 코인’을 원한다는 것”이라며 “비트코인캐시가 몇 년 안에 거래량이 없게 돼도 눈 깜짝하지 않을 수 있다. 너도 그럴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이어 본인을 비트코인 창시자인 나카모토 사토시라고 소개하면서 “ABC와 한패라면 너는 비트코인의 적이라는 의미이며 이는 곧 나의 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버는 블록인프레스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ABC 진영이 더욱 합리적이고 수준 높은 사람들로 구성된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며 "이들이 (비트코인의 핵심인) 피어 투 피어 캐시가 세상에 쓰일 수 있게 되는 것에 더욱 명확한 길을 제시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캐시 네트워크의 전쟁은 오는 15일 예정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 대한 입장 차이에서부터 비롯됐다. 비트코인캐시는 6개월 단위로 하드포크가 계획돼 있다. 하드포크는 업데이트한 소프트웨어가 이전 버전과 호환되지 않는 방식으로, 같은 거래 이력을 쌓아온 블록체인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 비트코인캐시 개발팀인 비트코인 ABC는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 등을 추가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비트코인 SV는 기존의 비트코인캐시 방향성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프로토콜을 변경하지 않고 사용량에 맞춰 블록 사이즈를 키워간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