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경상국립대학교 2022056995 북극 암각화를 통해 본 선사시대 해양문화와 인류 이동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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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경상국립대학교
2022056995
북극 암각화를 통해 본 선사시대 해양문화와 인류 이동에 대한 고찰

접수과제정보
접수번호2022056995
연구요약문
연구목표
(한글 2000자 이내)
▸ 기후 변화의 문제
최근의 한 과학연구논문(Schulting et al. 2022)에 따르면, 카렐리야 공화국 오네가 호수 내의 한 섬(Yuzhniy Oleniy Ostrov)에서 발견된 대규모 묘지들은 홀로세 시기 흩어져 살던 인류가 8,200년 전 기후 냉각 현상(8.2 ka cooling event)이 일어나자 이에 대처하기 위해 영토를 이루고 모여 살았던 것을 입증한다. 연구팀은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을 통해 이 묘지들이 약 8,250년~8,000년 사이 100~300년에 걸쳐 만들어졌고, 기후 변화와 이로 인한 환경의 변화에 인간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준다고 밝히고 있다. 즉, 이들은 급격한 기후 하강으로 인해 사냥감이 모이는 큰 호수 오네가에 집결해 거주하면서 사회적 관계를 형성했고, 기후 하강이 해소되자 다시 기존의 흩어져 사는 생활방식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 왜 선사시대 해양문화와 인류 이동을 연구하는가?
2008년 시베리아 알타이 산맥의 데니소바 동굴에서 4만 년 된 뼈와 화석이 발견되면서 알려진 데니소바인은 플라이스토세 후기의 고생인류이다. 데니소바인이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가 살았던 유라시아 영토에서 공존했다는 사실(Krause et al. 2010)은 이들 사이의 이종교배(Hublin et al. 2020)가 이루어진 배경이 된다. 그 결과 현 인류에게는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2% 가량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ich, 2018).
아프리카에서 유라시아로 옮겨간 호모에렉투스의 이동 이래, 인류는 이동을 거듭해 왔다. 인류가 이동을 지속한 이유의 중심에는 지구의 기후 변화에 따른 식량 수급 문제가 놓여 있다. 기후 변화가 고대사회의 성쇠를 결정했다는 환경 결정론적 시각은 최근 들어 많은 연구들에 의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거대동물을 사냥하던 선사 인류가 기후 변화에 따라 사냥이 어려워지면 이동을 해야 했고 한 개체군은 다른 개체군에 의해 멸종되어갔다는 추론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구석기에서 신석기로의 이행이 빙하기 이후 지구 온난화 시기였던 것처럼, 선사시대의 분류 역시 기후 변화와 관련된다. 간빙기에 빙산이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고대 종족들은 이동을 하고 종족들 사이에서는 전쟁이 일어난다. 전쟁은 무기와 도구를 발달시키고 신석기로 넘어가는 촉매제가 되면서 인류의 삶의 방식도 바뀌어가게 된 것이다.
본 연구가 선사 인류의 이동과 더불어 특히 해양문화를 주목하는 이유는 식량을 얻기 좋은 곳이 바닷가였기 때문이다. 수렵·채집 시절의 인류에게 고래와 같은 대형 해양동물의 사냥은 장기간 식량 공급을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우리는 선사시대의 해양문화를 통해 인류의 생활방식과 경제활동, 원시적 형태의 사회적 관계, 자연과의 상호작용과 지리적 이동, 기후 변화에 대한 대처 방식 등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해양문화가 반영된 매개체가 바로 암각화이다.
▸ 왜 북극의 암각화를 연구하는가?
전 세계에 산재해 있는 암각화는 선사시대로부터 이어져 온 오랜 인류 문화의 발현으로, 이 문화유산을 통해 우리는 선사·고대인들의 생활과 문화, 생산활동과 정신세계를 관찰할 수 있다. 특히, 북극 지역에 분포해 있는 바위그림들은 선사시대 해양문화의 특징을 분석하고 고인류와 문명의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고고학적, 역사학적 단서가 된다.
예를 들어, 바닷가 종족들에게 중요한 생계수단이었던 고래사냥의 모습이 암각화에 묘사되어 있다. 북극해 연안 암각화 속의 고래들이 반구대 암각화에 등장하는 것은 인류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과정과 연결된다. 이는 곧 기후 변화와의 연관성을 탐색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암각화는 대형동물의 사냥을 비롯한 고인류의 경제활동과 일상, 우주관, 의식세계를 보여주는 시각인류학적 기록이다.
이에 본 연구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구의 기후 변화에 따른 인류의 이동과 암각화의 관계를 살펴본다. 기후 변화에 대한 연구는 지질학자들이 동토를 파내어 얼음층을 분석해야 하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연구지만, 동시에 암각화로부터 당시의 사회 변화와 기후 변화를 연동시켜 상호관련성을 읽어낼 수 있다.
둘째, 문명사적 이해를 도모한다. 본 연구는 암각화를 매개로 북극해 항로(북동항로)를 따라가는 연구이다. 백해의 잘라브루가와 오네가 호수의 암각화, 콜라반도의 카노제로 암각화에서 추코트카의 펙티멜 암각화로 이어지는 연구는 향후 울주 대곡리의 반구대와 알래스카의 암각화로 확대되는 비교연구를 염두에 둔 것이다.
셋째, 북극 암각화의 연구를 통해 국내 러시아학과 북극 연구의 지평을 확대, 다양화하는 데 기여한다. 본 연구의 주제는 그동안 북극과 관련해 자연과학적 문제 또는 러시아학 연구자들에 의해 정치·경제 문제에 집중되었던 연구 영역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기대효과
(한글 2000자 이내)

  1. 연구 결과의 학문적 기여
  1. 러시아 북극 지역의 암각화에 대한 본격적인 국내 연구의 시작
    그동안 국내외에서 개최된 국제학술행사를 통해 간헐적으로 소개되고, 극소수 국내 학자들에 의해 단편적으로 언급되던 북극 러시아의 암각화에 대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연구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2. 국내 암각화와의 비교연구 심화를 위한 토대 조성
    러시아 암각화에 대한 국내 연구는 기존에 극히 드물게 이뤄졌던 반구대 암각화와의 비교연구를 보다 심화시킬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함으로써 양자 간의 친연성과 차이를 이해하는 데 일조할 것이다.
  3. 학제 간 연구 기반 조성
    북극 러시아의 암각화를 통해 선사 인류의 해양문화와 이동 문제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인접학문 뿐만 아니라 자연과학과의 융합도 필요하다. 본 연구는 복합적 접근을 통해 학제 간 연구 기반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1. 연구 결과의 사회적 기여
  1. 북극 러시아의 암각화와 선사·고대 해양문화에 대한 관심 유발 및 대중화
    본 연구는 언어적 제약과 자료 접근성의 한계로 인해 소수의 연구자만이 부분적으로 다루었던 러시아 암각화에 관한 연구 결과물을 학계와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고 관심을 유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 논문의 출간 외에, 번역서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1. 후속 연구와의 연계 활용 방안
  1. 후속 연구 촉발
    본 연구는 해양문화와 인류 이동이라는 관점을 지속하면서, 향후 노르웨이 알타 암각화와 베링해협 건너 알래스카 지역의 암각화, 그리고 우리의 반구대 암각화를 비교연구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
  2. 자료 활용 방안
    본 연구 과정에서 수집한 문서자료, 사진, 동영상 등의 중간결과물과 연구의 최종결과물은 연구기간 중과 이후에 학술대회, 세미나 발표 자료 및 ‘러시아 암각화의 이해’, ‘암각화로 보는 북극의 해양문화’, ‘암각화를 통해 본 토착소수종족들의 문화’ 등 강의와 교육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연구요약
    (한글 2000자 이내)
  1. 연차별 연구 주제
    1년차: 오네가 암각화(1), 2년차: 오네가 암각화(2), 백해 암각화(1), 3년차: 백해 암각화(2), 4년차: 카노제로 암각화, 5년차: 펙티멜 암각화, 6년차: 연구 대상 암각화들의 비교와 종합 분석
  2. 개괄 연구 내용
    본 연구의 대상은 카렐리야 공화국의 오네가 호수 및 백해의 암각화, 무르만스크주 콜라반도의 카노제로 암각화, 그리고 추코트카 자치구의 펙티멜 암각화이다. 이들 중 오네가 암각화가 1848년 가장 먼저 발견되었다. 백해 암각화의 경우, 1926년 베소비슬레드키가 발견되었고 이후 잘라브루가와 노바야잘라브루가 발견되었다.
    오네가 호수와 백해의 암각화는 202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는데, 약 6~7,000년 전 신석기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4,500여 점의 표현물들을 가지고 있다. 카렐리야의 암각화는 사람, 새, 동물, 사냥 장면, 천체 및 다양한 기하학적 모양의 이미지들을 포함한다. 그러나 백해와 오네가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하는데, 백해 암각화에 백조, 순록, 엘크, 벨루가 고래와 바다코끼리 같은 바다동물, 배, 작살, 노 젓는 사람들 등, 해양문화가 더욱 직접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베소비슬레드키에는 악마 형상이 있는데, 마을 이름도 여기에서 유래했다는 점에서 민속학적·민족지학적 배경을 탐색해 볼 수 있다.
    오네가 호수는 백해 암각화와 달리 기하학적 이미지와 해, 달과 같은 천체의 이미지를 포함하고 있어 선사인들의 자연에 대한 인식이나 우주관과 연결해 볼 수 있다. 카노제로 암각화는 18개 그룹, 총 1,250점 이상의 표현물로 구성되는데, 신석기 시대 바다사냥꾼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간주된다. 극동 북극의 펙티멜 암각화에는 순록과 고래를 비롯해 북극곰, 늑대, 새 등 동물들과 배(카약 또는 포유류 사냥용 가죽배 우미악), 의인화된 광대버섯의 이미지가 묘사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 각 암각화군의 특징들을 분석하되, 각 지점의 지리적 특성 및 현 토착소수종족들의 생활·문화와의 연관성, 암각화의 제작 편년과 기후 환경, 암각화 분석을 통해 추정할 수 있는 선사 인류의 생활상, 기후 변화로 인한 이동 문제 등을 고려할 것이다.
  3. 개괄 연구 방법
  1. 이론적 연구 방법
    ‣ 인접학문 간의 접목: 암각화는 고고학, 문화인류학, 민족지학, 민속학, 미학, 역사학, 신화학, 고미술사 등, 다양한 학문들이 경계를 넘나들며 접근할 수 있는 학제 간 연구 대상이므로, 본 연구는 이러한 접목을 염두에 둘 것이다.
    ‣ 융합적 사고에 기반한 ‘빅히스토리’적 접근법: 본 연구는 북극 암각화에 나타난 해양문화와 기후 변화에 따른 인류 이동의 문제를 통합적으로 고찰하기 위해,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결합시켜 지구와 인류의 역사를 밝히는 ‘빅히스토리’(Big History)적 접근법을 활용한다.
    ‣ 문화사적 배경: 암각화군 지점들과 관련된 토착소수종족들의 역사와 문화, 축제와 의례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여 암각화의 이미지와 플롯을 이와 연계해 이해하도록 할 것이다.
    ‣ 문화교섭과 지리학적 관점: 생산활동에 따른 선사시대 해양수렵집단의 지리적 이동과 공간 주체들 사이의 문화적 교섭 가능성을 연구를 통해 검증할 것이다.
  2. 실천적 연구 방법
    ‣ 현장 답사 및 기록 자료의 수집: 암각화 지점의 현장 답사를 통해 직접 기록, 사진 촬영, 현지 주민 인터뷰 등을 시도한다. 현지의 지역 도서관과 박물관을 방문해 문서, 책자, 동영상 등 관련 자료들을 수집한다. 또한, 국내에서 웹을 통한 문헌 자료 수집에 집중한다.
  1. 연차별 연구 내용 및 범위
  1. 1년차: 오네가 암각화군의 조사 및 분석. 베소브노스곶의 3인조인 악마, 메기(모캐), 수달(도마뱀)의 이미지와 기하학적 형상들에 주목하고 암각화 제작 편년을 검토. 오네가 암각화 주변의 묘지 및 고대 정착지 조사.
  2. 2년차: 오네가 암각화의 천문 이미지 조사. 백해의 잘라브루가, 노바야잘라브루가, 베소비슬레드키 암각화 조사 및 분석. 백해와 오네가 호수의 수위는 홀로세 동안 주기적으로 변했는데, 이러한 자연 조건과 환경의 변화가 선사 인류에 미친 영향을 암각화와 고대 정착지의 흔적들을 통해 탐색. 백해 암각화 주변의 고대 정착지 조사.
  3. 3년차: 카렐리야 암각화의 편년과 이미지들을 통해 고대 정착지 주민들의 생활과 문화, 의식세계에 대한 정보를 수집.
  4. 4년~6년차: 카노제로 암각화의 주된 주제는 사냥과 낚시. 암각화를 남긴 선사인들의 생활문화와 토착소수종족(사미족)과의 연관성, 계승성을 분석. 펙티멜 암각화는 순록, 배, 고래사냥 등 아시아 툰드라 주민 및 해안 지역 주민들(축치족, 유픽족)의 경제생활과 문화를 반영. 연구 대상들의 종합적 비교. 북극의 암각화와 해양문화를 통해 기후 변화에 따른 인류의 이동과 생존방식을 고찰.
    키워드(Keyword)
    (한글 250자 이내)
    바위그림, 북극 러시아의 암각화, 오네가 호수의 암각화, 백해의 암각화, 잘라브루가, 노바야잘라브루가, 베소비슬레드키, 카노제로 암각화, 펙티멜 암각화, 선사 인류, 기후 변화, 자연환경의 변화, 인류의 이동, 선사 해양문화, 해양수렵집단, 배, 고래, 천체 이미지, 제의, 북방 토착소수종족, 문명사, 선사 인류의 경제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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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500자 이내)
    rock art, petroglyphs in the Russian Arctic, petroglyphs of Lake Onega, petroglyphs of the White Sea, Zalavruga, Novaya Zalavruga, Besovy Sledki, Kanozero petroglyphs, Pegtymel petroglyphs, prehistoric humans, climate change, natural environmental changes, early human migrations, prehistoric maritime cultures, marine hunting community, boats, whales, celestial images, rituals, indigenous small-numbered peoples of the North, history of civilization, economic activities of prehistoric hum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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