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Story] episode26. M, 개구리가 되다. 암컷 개구리를 만나다.

in #r6 years ago

웹 소설 SM Story episode26. 시작합니다.


episode26. SM, 개구리가 되다. 암컷 개구리를 만나다.

나는 SM이다.

나는 촌에서 자랐다.
내가 태어나 자란 촌구석에는 끝없이 펼쳐진 논에 푸르른 벼가 자라고 있었다.

지금처럼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 되면 논두렁에 있는 수 많은 개구리들이 일제히 목청껏 울어댄다.
개굴, 개굴, 꾸루룩, 왝, 개굴, 개굴, 꽥~, 개굴…

개구리들이 왜 그렇게 시끄럽게 울어대는지 그 때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알고 있다.
개구리들의 시끄러운 울음 소리는 짝을 찾기 위한 처절한 울부짖음 이라는 것을… …

episode26. SM, 개구리가 되다. 암컷 개구리를 만나다.

나는 개구리 울음소리를 좋아하지 않았다.
시끄럽다.
특히 밤마다 이곳 저곳에서 울려 퍼지는 꾸루룩 거리는 듯한 기분 나쁜 소리는 왠지 음산하고 스산한 느낌이 들어 소름이 돋기도 한다.

그런데,
개구리들의 이 처절한 울음소리가 짝을 찾기 위한 울부짖음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 나는 더 이상 개구리 울음소리를 싫어할 수가 없었다.

왠지 개구리들이 나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큰 소리로 울어대는 개구리가 SM 개구리일 것이다.

개구리 = 나 = SM
그렇다.
저기 논바닥에서 처절하게 울부짖고 있는 개구리들 중 하나가 바로 나, SM일 수도 있다.

한낱 개구리도 세상에 태어나 자신의 짝을 찾기 위해 그렇게 밤낮으로 소리쳐 울고 있는데, 사람인 내가 이성을 유혹하기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다.
개구리로 치자면 나는 단지 다른 개구리보다 더 큰 목소리로 울고 있는 것 것뿐이다.

개구리들처럼 사람도 그렇게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야만 한다.
이성을 유혹하는 나만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암컷을 유혹하지 못하는 힘 없는 개구리처럼 그렇게 홀로 모태솔로로 늙어 쓸쓸한 최후를 맞이할 뿐이다.

나는 내가 개구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개구리는 이성을 유혹하기 위해 목소리만 크게 내면 된다.
다른 세세한 부분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외롭다고 내 짝이 되어 달라고 구슬프게 최대한 멀리 목소리가 퍼져 나가도록 크게 울어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사람이다.
개구리가 아니다.
사람으로서 이성을 유혹하는 방법은 단 두 가지뿐이다.
매력 그리고 돈이다.

나는 어떤가?
매력도 없고, 돈도 없다.
그래서
그저 있는 척 할 뿐이다.
매력이 있는 척, 돈이 있는 척!

명품을 두르고, 외제차를 탄다.
가끔 ‘욱’ 하긴 하지만 그래도 평소에는 착하고 선량한 사람인 것처럼 얼굴에 항상 미소를 지으며 뭇 여성들에게 온갖 호의를 베푼다.

그래서?
결과는?
물론 좋지 않다.
SM이라는 칭호가 무색할 만큼 호구처럼 매번 당하기만 한다.

가끔 나는 꿈을 꾼다.
내가 저 논바닥에서 힘차게 울어대는 개구리가 되는 꿈이다.
나는 목청이 좋은 거무튀튀하고 커다란 개구리다.
목청이 좋은 개구리가 된 나는 사람일 때처럼 있는 척, 가진 척 할 필요가 없다.
그저 힘차게 울어대면 그만이다.

나는 목소리가 크다.
언제 어디서나 나의 목소리는 우렁차다.
가끔 정숙을 유지해야 하는 장소에서도 나의 목소리는 절대로 줄어들지 않는다.

나의 말투는 촌스럽다.
나의 말투는 투박하다.
마치 옷섶을 풀어헤친 노비가 장작을 패고 나서 “마님 장작 다 팼슈! 뭐 더 시키실 일 없슈?”하고 마님을 향해 도발하듯 유혹하는 그런 말투다.

개구리가 된 나는 분위기 파악을 거부하는 나의 큰 목소리와 힘 좋은 노비를 연상하게 하는 나의 투박한 말투로 인해 뭇 개구리들의 왕으로 군림한다.

나의 매력적인 커다란 울음소리는 아주 먼 곳에 있는 암컷 개구리까지 유혹하여 온 세상 모든 암컷 개구리를 내 휘하에 두고 절대 권력을 행사하게 된다.
개구리 왕, 나는 수컷 개구리들에게는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 되며 암컷 개구리들에게는 연민과 사랑의 대상이 된다.

비록 꿈이지만 진정으로 행복해진다.
세상 모든 개구리와 사랑을 나누는 SM 개구리!

인간세상처럼 하나의 암컷에 목을 맬 이유도 없다.
그저 그날 그날의 기분에 따라 여러 암컷 개구리들을 만나고 즐기면 된다.
지금 만나고 있는 암컷이 싫증나면 그저 또 크게 소리지르며 울음소리를 내면 된다.

나 좋다는 개구리는 널려 있다.
그저 내 기분대로 내 멋대로 행동할 뿐이다.

수 많은 암컷 개구리들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온다.
나에게 달려든다.
행복하다.
웃는다. 웃는다.
꿈에서 내가 웃는다.
나는 정말 행복한 개구리다.

나는 개구리, 중년의 SM 개구리다.

나의 진정한 행복을 개구리가 된 꿈속에서 찾았다.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면 꼭 개구리로 태어나고 싶다.
걱정 근심 모두 벗어 버리고 암컷 개구리를 향해 큰 소리로 매력을 발산하는 개굴개굴 개구리 목청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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