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는 왜 식민지가 되었는가?- 물길, 쌀, 그리고 종교

in #politics7 years ago

왜 동남아시아는 식민지 지배를 겪었을까요?

너무 막연한 질문인가요?  다시 생각을 해봅시다. 

식민지 국가들의 특징이 무엇인가요? 이 글을 읽으시는 한국인 여러분은 왜 한국이 일본에 의한 식민통치를 겪게 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왜 중국은 유럽과 일본의 강대국들에게 식민통치를 당했을까요. 왜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식민지가 된 국가들은,  그 시대의 다른 나라들보다 약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약소국이라는 것입니다.( 약소국의 개념은, 국가의 물리적 크기로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중국과 인도는 거대한 국토를 가졌지만, 식민지로 전락하였습니다. 약소국의 개념은, 경제력, 사회적 수준 등 여러가지를 포괄하는 복합적인 개념입니다.) 약소국이었던 한국은, 우수한 서양식 문물로 무장한 일본의 함선을 물리칠 수 없었습니다. 화승총을 사용하던 대한제국의 군대로는,  서양에서 수입해온 기관총으로 무장한 일본의 군대를 이길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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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본 질문으로 돌아와 봅시다. 왜 동남아시아의 여러 국가들은 식민지가 되었을까요? 

더 정확히는, 왜 동남아시아의 국가들은 다른 여러 국가들보다 약했던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동남아시아가 1800년대 다른 국가들보다 산업화가 늦고, 중앙집권화된 국가의 형성이 늦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나름의 가설을 세웠습니다. 동남아시아의 국가들은 산업화가 되지 못했고, 중앙집권화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1800년대 동남아시아의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약한 국가가 되게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약했던 동남아시아의 국가들은, 유럽의 강대국들에게 침략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근본적인 얘기를 할 차례입니다. 왜 동남아싱아 국가들은 산업화와 중앙집권화를 이루지 못했을까요. 그 이면에는, 동남아시아의 문화적, 환경적 요인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물길, 쌀농사, 종교의  큰 3가지 요인들을 통해 동남아시아를 분석해보겠습니다.

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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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동남아시아를 가보신적이 있습니까? 혹시 태국 여행을 가보신 분이 계시다면, 방콕 한 가운데 있는 수상시장을 떠올려 봅시다.  수많은 상인들이 조그마한 배를 타고 그들이 집에서 가져온 농산물과 공산품을 거래합니다. 21세기의 디지털시대의 관점에서 보면, 왜 아마존을 통해 배송을 받지 않고, 직접 강위에서 거래를 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을 되돌려, 산업화 이전의 시대로 되돌아가봅시다. 

인터넷은 커녕, 내연기관도 없던 시절, 물류를 가장 값싸게 대량으로 운송하는 유일한 방법은 배를 이용하여 운송하는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날씨가 좋고 바람만 분다면, 큰 노동력 없이 장거리를 강과 바다를 이용해 운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도로사정이 좋지 않던 시절, 배를 이용한 운송은 상업과 산업을 움직이는 원동력이었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일찌감치 운하를 이용하였고,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대규모의 공사를 통해 거대한 운하를 건설하였습니다.

동남아시아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동남아시아 지도를 봅시다. 단순히 운하 뿐만 아니라, 여러 섬으로 나라가 나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시아의 대륙 중심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메콩강은 동남아시아의 여러 국가들을 가로지르며 흐릅니다. 강은 사람들에게 교통수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농업 용수를 공급함으로써 풍요를 낳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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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돌려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 같은 나라들을 봅시다. 셀수 없이 많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면서도, 서로간의 거리는 그다지 멀지 않습니다. 지도를 좀더 넓게 봅시다. 말레이시아 밑의 싱가폴을 향해 눈을 옮기면, 말라카 해협이 눈에 들어 옵니다. 이 해협을 통하면, 중국에서 온 상선이 인도를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런 환경을 통해 동남아시아의 국가들은, 일찌감치 국제 무역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물길이 많은 동남아시아의 자연환경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미개발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물길이 많은 자연환경으로 인해, 동남아시아의 여러 작은 지역들에서는 각각의 정치적 공동체가 등장하였습니다.  물길이 적은 동북아시아의 국가들(한국, 중국)과 비교해보면 이 차이는 확연합니다. 땅으로 이어진 환경을 가진 한국과 중국에서는 일찌감치,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갖춘 나라들이 등장했습니다.  반면 동남아시아의 경우,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이루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간단히 말해, 멀리 떨어진 섬까지 중앙 정부의 군대가 무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강력한 힘을 가진 Majapahit왕국이 13세기 등장하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동시대의 타 국가들과 비교하였을때, 미약한 중앙집권, 늦은 중앙집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쌀 농사

쌀은 동남아시아 뿐만 아니라, 많은 아시아국가들의 주식입니다. 전세계의 주요 국가들은 크게 두가지로 나뉩니다. 쌀을 먹는 국가와, 밀을 먹는 국가입니다. 강수량이 풍부하고, 더운 기후를 가진 아시아의 국가들은, 쌀을 재배할 수 있었고, 상대적으로 부족한 강수량과 추운 기후를 가진 유럽의 국가들은 밀을 재배하였습니다.

쌀은, 농업의 측면에서 봤을때 굉장히 매력적인 작물입니다. 같은 면적에 쌀을 재배할 경우, 밀에 비해 훨씬 많은 산출량을 생산해낼 수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기후에서, 쌀이 일년에 3번까지 수확가능한 것을 고려하면, 밀과 쌀의 차이는 더 벌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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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의 국가들은, 쌀을 바탕으로 문명을 발달시켰습니다. 쌀 농사는, 높은 생산력을 가진 반면, 대단히 농업집약적인 모습을 보입니다.(물론 오늘날 미국을 가면 이를 모두 기계로 해버립니다) 다시 말해, 쌀농사를 통해, 더많은 인구를 먹여살릴 수 있는 산출량을 생산해내면, 이를 바탕으로 인구가 증가하게 되고, 증가한 인구는,  다시 쌀농사에 투입하게 되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여기에서 쌀농사로 인한 모순이 드러납니다

쌀 농사는, 대단한 산출량에도 불구하고, 자본의 축적과 거리가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사람들은, 쌀농사를 하면서, 자본을 축적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그와 동시에, 방대한 노동력을 쌀 농사에 투입해야 했습니다. 산업화의 시대가 도래했을때, 부족한 잉여 자본은 투자의 부족을 낳았고,  제 때 투입되지 못한 노동력과 결합되어 산업화의 실패를 낳게 됩니다. 결국 동남아시아의 국가들은 쌀 농사로 인해 산업화에 뒤쳐지게 되고, 미개발 상태로 남게 되었습니다.


종교

동남아시아의 종교는 무척이나 다양합니다. 물론 그 중에서 으뜸가는 종교는 힌두교, 불교, 이슬람일 것입니다. 인도와 가까운 지리적 위치로 인해 일찌감치 힌두교와 불교의 영향을 받게 되었으며, 중국과 인도를 잇는 무역로를 통해, 동남아시아 곳곳에는 이슬람을 믿는 술탄이 다스리는 sultanate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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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의 중국과 한국을 생각해봅시다. 중국과 한국의 경우, 대체로 유교적 교리에 따라 사람들의 생활양식이 규정되었습니다. 유교와 불교가 충돌했던 시대도 있었지만, 두 나라 모두, 시대를 거치면서, 유교를 중심으로 한 수직적인 통치체제를 완성하였습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반면에, 한 나라에서 여러 종교가 공존하는 현상이 발생하였습니다. 여러가지 종교가 한나라에서 공존하는 것은, 얼핏 보기에는 별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한 나라 안에서의 통일된 정체성 형성에 방해를 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유럽의 국가들이 기독교 문화라는 정체성을 공유하며 공동체를 키워왔던것 과는 달리, 동남아시아의 국가들은,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개인들이 한 정치체제 안에 공존하게 됩니다. 오늘날 동남아시아의 몇 몇 국가들에서 종교로 인한 유혈 사태가 발생하는 모습을 생각해 봅시다.

중앙집권화되지 못한 정치체제는, 정부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게 되고, 시대에 필요한 개혁이나 정책을 추진하지 못하게 됩니다. 동남아시아의 분열된 정체성은, 중앙집권화의 미진함을 낳게 되고, 미개발을 낳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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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는 언제나 환영!/응원!이에요, 조사한바에 따르면. 텍스트가 공백제외 1000자 이상이면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포스트가 된다네요. - kr-newbie 보안관 봇! 2017/07/06일 시작 (beta)

재미있게 잘 읽구 갑니다 ^^

감사합니다!

문명이라는 게임을 아시나요? 이런 문화적인 사실을 잘 반영한 게임인 것 같습니다. 시작점이 인도네시아 같은 곳이면 발전하기 정말 힘들 것 같네요... 어찌보면 우리나라가 그렇게 고통받았던 것도, 지금처럼 이렇게 잘 살고 있는 것도 다 한반도에 있기 때문이겠죠. 운명이란 것이 참 신기한 것 같아요 :) 잘 읽었습니다!

시드마이어의 문명 저도 참 좋아합니다. 항상 전쟁승리만 골라서 했었습니다. 이런 주제로 관심이 많으시다면 꼭 총균쇠라는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총균쇠가 생각났는데 댓글에서 언급하셨군요.

쌀농사가 노동력이 많이 투입된다고 하셨는데,
밀농사는 상대적으로 노동력에 비해 생산량이 많은가요?

1 같은 면적의 대지에 쌀과 밀을 심는다면(기후만 충족된다면) 쌀이 더 많은 산출량을 보입니다.
2 쌀의 농법은 밀에 비해 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모작, 삼모작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모판에 따로 쌀을 키운뒤 다시 옮겨심는 수고로움이 필요합니다.
3 정리하면,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산출량이 나오며, 더 많은 노동력을 요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이모작까지 해서도 밀보다는 산출량에 비해 노동력이 많이 든다는 얘기인거죠?

산출량은 두배인데 노동력이 세배 들어간다면 굳이 이모작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서요.

재밌게 공부했습니다. 이런 좋은 글이 꾸준히 올라왔으면 좋겠네요. 명성도 보고 응원 차원으로 쎄게 보팅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보팅이 무엇인가요? 아직 잘 모르겠네요.

✈ 동남아시아에서 중앙집권국가가 형성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셨네요. 지리적, 문화적, 종교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져서 이런 현상이 생겼네요. 다음화가 기대됩니다 ㅎㅎ

중앙집권은 전근대 사회의 형성에서 핵심적인 요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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