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을 마무리하며

in #my20176 years ago (edited)

2017년 업로드가 안되어있길래 지금 해둠.

참 1년간 많은 일들이 있었네. 시간 참 빠르군


2017.12.29 일 작성


2017년을 마무리하며 (자문자답)

— 2017년에 대한 스스로의 만족도는?

2017년 한 해를 되돌아보니 2016년의 바람이 실현된 것 같아 만족감이 크다. 성장함을 느끼고, 생각보다 많은 것을 경험했다.

하지만 조바심은 이따금 찾아온다.

—2018년은 어떻게 보내고 싶은가?

개선점 & 목표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실수를 허용하지 않는 전문성을 가진다. (나를 신뢰하지 말고, 실험과 결과와 데이터를 신뢰해야 하겠다.)
소통하는 법, 내가 알고있는 것과 모르는 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법을 숙달해야겠다.
책과 뉴스를 꾸준히 보겠다. 그리고 독후감 및 생각정리를 좀 더 자주 해야겠다. 경제에 대한 책을 세트로 사두었다. 경제에 대한 기반지식을 쌓아두고 싶다.

가즈아아

— 한 해중 인상깊었던 사건이나 정보는?

첫 번째로, 페미니즘이다.

올해 2월부터 알게 된 페미니즘. 근데 페미니즘이 뭔지 잘 모르거니와 그 논리가 사람마다, 진영마다 너무 변화무쌍하고 다양하여 내 부족한 머리로는 알수가 없을 것 같다. 그냥 요즘 이야기하는 전반적인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사상을 가장 익숙한 단어인 페미니즘으로 부르기로 했다.

다만, 기독교와 불교를 믿지 않음에도 성경과 불경의 좋은 말씀들은 되새길만하다고 느끼는 것처럼, 일부 페미니즘에서 얻게된 몇가지 통찰과 생각들은 내 삶을 더 풍부하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많은 변화를 주었다.

사회 속에 형성된 권력관계를 알게 되었다. 상황에 따라 강자가 약자가 되고 약자가 강자가 되는 그 다양한 현상들도 어느정도 이해를 하게 되었다. 나는 잠재적 범죄자가 아니 거든 욧!!! 빼애액!! 이라고 하기전에 그런 사회적 인식이 현실적으로 있음을 인정했다. 그 불안함에 대해 공감하며, 나 역시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피해자에게 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를 알아보는 것을 알게되었다. 원인이 무엇인지 관심을 갖는 태도를 터득해 나가는 중이다.

한국사회에 자리잡은 이제는 서서히 그 자취를 감추고 있는 가부장제의 폐해를 알게 되었다. 그 피해자는 비단 여성과 아이뿐만 아니라 남성은 물론 가장도 포함됨을 알게되었다.

임신의 문제, 그로인한 여성의 신체적 변화 및 감정변화는 어떠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육아와 육아로 인한 문제역시 관심있게 생각한다. 내가 꼭 누군가의 아빠가 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만약 아빠가 되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해야만 하는 것, 그리고 내가 누릴 수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남녀유별적이고 성고착화된 생각과 발언을 스스로 검열하게 되었다.

자주하는 실수중 하나가 ‘이건 너무 여성적이다.’ 와 같은 것들이다.

두 번째는 스타트업 취업이다.

일을 직접해보면서 내가 얼마나 사용자(타자) 관점에서 생각해보지 않는 태도를 가졌는지 알게되었다. 이렇게나 남에 대해 무지하고 배려없는지 사실 잘 몰랐다. 가장 어렵고 시급하게 해결 해야할 과제이다.

결과물에 대한 완벽도에 대해서도 구멍이 많았다. 빠른 시도와 실패로부터의 피드백과 해당 업무를 맡은 책임자로서의 태도의 문제를 전혀 구분하지 못했다. 내년에는 이 감수성이 높아져 있을 것이다.

사람의 중요성을 알게되었다.

사람이 먼저다.

일을 하는 건 사람이다. 좋은 사람, 프로페셔널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나가야 할까.

사적 유대와 회사의 가치실현 그 가운데를 유지하며 걷는 것은 …

어렵고 어렵다.

제품을 잘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마케팅과 영업의 중요성을 알았다.

내가 보기에 좋고, 완벽하다고 사람들이 알아주는 것은 아닌 듯 하다.

IT 컨텐츠로 돈을 버는 과정을 보고있으니 경이로웠다.

유형이 아닌 무형의 데이터에 가치를 부여하고 그 가치 만큼 돈이라는 신뢰데이터가 쌓이는 것을 경험했다. 그와 더불어 플랫폼의 막강함도 느꼈다.

세 번째로, 호모 데우스라는 책이다.

전반적인 나의 철학과 사유의 지평을 넓혀준 책이다.

올해 11월까지 나의 전반적인 생각은 개개인은 하나의 우주이며, 누구도 개인에게 간섭할 권리가 없으며 모든 것은 개인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것이 지배적이었다. 한 개인은 다른 개인에 대한 생각을 알 수 없으며 오로지 본인에게 집중해야 한다는 것. 자신이 인지하는 세상이고 그 인지하는 세상을 스스로가 통제 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호모데우스에서는 이런 생각을 인본주의라고 표현했다. 인간이 우선되며, 신성하고 의미가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생물학을 통해서 하나의 알고리즘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동의한다. 인간의 정신이라는 것에 대해서 깊이 생각을 안해봤었는데 나의 선택과 생각, 그러니까 지금 글을 적고싶다는 욕구 같은 것들을 나의 뇌가 통제한다고 믿고있었다.

개인의 욕구는 개인이 가장 잘 알며 개인이 통제하고 충족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욕구를 느끼게 되는 것은 단순히 수많은 뇌의 움직임 중 하나 일뿐이고 어떤 것이 선택되어서 하나의 생각의흐름으로 연결되는지 알 도리가 없다. 즉 내가 통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개인은 하나의 우주라고 표현했었다. 개인은 둘 이상으로 나눠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뇌의 좌반구와 우반구의 교량이 끊어졌을 때 서로 다른 자아가 발현 되고 있다는 실험 결과를 접했을 때는 충격적이었다. 그저 알고리즘일 뿐이었고 그 알고리즘의 산출물은 언제나 왜곡 가능하다는 점이다.

약물이나 전기자극으로 그 알고리즘을 변화줄 수 있다는 것도 다르게 다가왔다. 개인의 욕구는 개인이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는데 다른 외부에서 개입을 하여 통제 할 수 있다면?

의식이라는 것을 가진 유기체 알고리즘이 비의식적이고 전기전자로 이루어진 알고리즘보다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을까.

예술과 감정같은 지금까지는 형이상적이라고 여겨졌던 것들이 알고보면 인간의 뇌속에서 발현되는 화학적 전기적 신호의 패턴에 불과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과거 선사시대사람들이 천둥을 신에 의한 것이라고 표현했던 것처럼, 중세시대 사람들이 지구를 중심으로 하늘이 움직이고 있다고 믿었던 것처럼 , 21세기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확인할 수 없고 설명할 수 없는 정신과 의식의 문제를 인본주의라는 종교로 대체해서 설명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라는 신께서 전부 알고 계시고 전부 통제하신다.

나는 인본주의 광신도이고, 내가 믿던 신을 부정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천둥이 단순 전기흐름의 부산물이었고, 지구가 태양을 돌고 있다와 같은 명확한 사실을 인지하기 전까지는 아마 지금의 종교를 믿으며 평화와 안녕을 기원할 것이다.

이기적 유전자가 생존을 위해 지금까지 복제라는 것을 선택해 왔다면 앞으로는 전기전자적 데이터로의 변형이 더 데이터 보존에 유리한 것을 점차 깨닫게 될 것이다.

호모사피엔스는 인간의 진화과정에 나타났던 마지막 유기체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내가 믿는 신을 철저하게 부정하는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무엇을 믿어야 할지 혼란이 오긴 했다. 2018년엔 인지부조화를 계속 일으킬지도 모르겠다.

(‘행복하기위해서’라는 인본주의적 발상은 나라는 의식자체가 단순히 화학적 전기적 신호라면 전기적 자극과 약물을 통해서 해결 할 수 있다.)

인간보다 뛰어난 인공지능이 생겨난다면 인간의 의미는 무엇일까. 인간이 가장 신성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인간보다 더 높은 지능을 가진 존재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우리가 지구상의 인간이 아닌 것들에 대해 느끼는 것과 같이 고도의 지적 존재가 우리를 그와같이 여기지 않을까.

인간은 창조자이고 그 권능을 모두 물려주는데 의의가 있다면

계속해서 노력하고 인공지능을 공부하는 수밖에…

고도의지적존재는 인간과 달리 탐욕이 없을 것이다.

인간이 생존을 하기 위해서는 쾌락을 느껴야 했다. 먼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기때문에 당장의 쾌락에 집중하게 되는데,

고도의 존재는 먼 미래까지 계산 할 수 있기때문에 지구를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무한하게 에너지를 뽑아 낼 수 있는, 그리고 언젠가 사라질 태양계를 벗어나 자신을 계속 유지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할 것이다. 고도의 지적존재에게는 태양과 같은 에너지체 를 만드는 것이 가장 급선무적인 생존이 될 것이다. 물도 식물도 동물도 인간도 필요 없다. 어쨌건 활동을 하기 위해선 에너지 발생이 필요한데,

에너지가 계속 생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나 어떤 힘이 가해져야 하는데 그 힘은 어디서 나오나 계속해서 에너지 구체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렇게 살아갈지도 모른다….

뇌피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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