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로또됐다며?
"오빠 로또 됐다며?"
햐, 요것봐라. 연락끊긴지 3년은 된 지혜가 어떻게..
"지혜야 ㅋㅋ 전화 한 3년만에 하면서 하자마자 로또이야기냐 ㅋㅋ"
"어?? 에이~ 반가워 오빠. 근데 정말 로또 된거야???"
"응. 확인해보니까 300억이라더라."
잠시 전화기 너머에서 말이 없다. 아니 얘는 뭐 헤어진지 3년 전화 안한지 3년인데 어디서 내 이야기를 전해들은거지. 내가 뭐라 물어보려는 찰나에 다시 전화기너머에서 음성이 들려온다.
"오빠. 나 사실 오빠랑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 많이 고민했고, 오빠 생각 많이 했어. 우리 오랜만에 얼굴 볼까?"
푸훗 하고 웃음이 나오려는걸 잠깐 참아본다 ㅋㅋㅋ 뭐? 다시 보자고? ㅋㅋㅋ 아이고 웃겨 ㅋㅋ 얘가 갑자기 왜 이런다니.
"됐고. 계좌번호나 문자로 보내놔."
"응? 무슨 소리야?"
"나 다른데서 또 전화온다. 바쁘니까 일단 문자로 계좌나 찍어놔 봐. 나 끊는다~"
달칵. 전화를 끊고 혼자 푸하하 하고 웃었다. 요것봐라. 나 지긋지긋하다고, 차도 없냐며 언제까지 그렇게 버스타고 택시타고 연애할거냐며 하던애가 뭐? 아오 ㅋ
따르릉
다시 전화가 울리고 또 전화를 받아봅니다.
"여보세요?"
"응? 실명이니?"
"어, 수영이 누나야?"
"응 실명아 너 로또됐다는 이야기 들었다. 나 딱 5억만 해줘. 응?"
아, 이런 스타일은 또 뭔가. 다짜고짜 돈부터 달라고. 웃기네.
"전화하자마자 돈달라니 그게 뭐냐? 우리 연락안한지 몇년이야. 누나 결혼하고나서는 아예 끊겼잖아."
"실명아 내가 그땐 너무 힘들고 그래서..지금 많이 후회하고 있어. 제발 5억만 해주라. 그거 없으면 나 한강다리 가야되. 사람 살리는 치고..응?"
숫제 엉엉 울기 시작하는데 나 참.
"내가 돈이 없다고는 말 못하지. 그렇다고 해도 5억이 작은 돈은 아니잖아."
"실명아...제발 ㅠㅠ"
"누나. 나 끊는다."
이미 끊어진 인연을 확실히 이렇게 끊습니다. 어디까지 내 소문이 퍼진거야..라고 생각하는 찰나에 전화벨이 또 울립니다.
"여보세요"
"오빠, 잘 지냈어? 나 수정이."
"어 그래 수정이야? 오랜만이네 반갑다 야."
반갑긴 개뿔. 사실 이 년이 제일 더럽게 헤어졌는데 어떻게 또 엉금엉금 연락을 하네.
"정말? 나 반가워?"
그래, 자기도 못믿겠지. 그렇게 헤어져놓고 내가 반갑다고 하니..
"그럼 몇 년 만이니. 잘 지내?"
"응 오빠덕분에 >< 오빠 그럼 우리 오랜만에 볼까? 맛있는거 먹고싶어."
아이구 목소리에 애교가 아주 자르르 흐르네.
"그래 주말에 얼굴 한번 보자. 뭐 먹고싶은데??"
"음..오빠"
얼씨구 뭘 먹어 먹긴. 이런 말을 여자한테 먼저 들어볼 줄이야 로또 좋네 로또.
"다른건 ?"
"다른건 없어 헤헤헤"
"그래 그럼 내일 청담동쪽에서 한번 보자."
"응? 갑자기 왠 청담동?"
"아, 오빠 차 한대 새로 뽑았는데 내일 나오거든. 포르쉐."
"아..응!! 알았어 오빠 이쁘게 하고 나갈게."
"그래 ~ 내일 보자~"
달칵.
아이고 이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귀여운 것들 대충 좀 놀아줘야겠습니다.
그나저나 300억으로 뭐할까요? 일단 한 200억은 은행에 박아놓으면 PB가 관리해줄테고..나머지로는 뭐 여행이나 다니고 맛있는거나 사먹고 부모님 호강시켜드리면 될까요? 로또 이거 좋네요 허허허
제일 드럽게 헤어진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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