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컬럼] 내 남자에게 사랑받기

in #love7 years ago

오늘은 스팀에 쓰는 첫번째 글이자 스팀 테스트
<내 남자에게 사랑받기>입니다.
실제로 2010년도에 결혼한 이후 지금까지 주변에서 잘 산다, 신선하다-는
소리를 듣는 저의 노하우랍니다.

먼 옛날 옛적 저는 소위 말하는 '곰'이 었습니다.

남들이 보면 안타까워할 정도로 여우같은 외모의 곰이었는데
아무래도 푸짐하게 살다가 외모 개조는 되었으나,
정신 개조가 덜 되서 벌어진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럼, 내 남자에게 사랑받기 레슨을 해보겠습니다.

일단, 잘 안 먹힌다고 하면 <1번 준비물>에서 이미 틀린 것이니 저를 탓하심 안됩니다.
<1번 준비물>이 안되심 효과는 좀 미약할 수 있지만 2번으로 준비하셔도 됩니다.
그러나........이미 포기하신 분들은 덧글로 눈물을 흘려주시면
그 다음 방법을 한번 강구해보겠으나 자신의 선택을 탓해야 합니다.

(그나저나 나 이런 거 쓰면 왕똘끼라고 또 소문나는거 아냐?)


  • 준비물 1 - 좋은 남자
  • 준비물 2 - 괜찮은 남자
  • 그 이하는 안됨

이 말인 즉슨, 사람은 고쳐쓰는 게 아니다-
앗! 나도 찔리는데..........
하지만 저는 이렇게 상냥하니깐여~

여기에 나오는 애교의 방법은 전부 제 남자에게 잘 써먹는 것으로써
성공률이 매우 높았으며 또 다른 분들도 잘 먹힐 것 같은 것들만 공유해봅니다.
저의 기본 마인드는 내가 평생 가장 잘 보여야 할 사람은 "내 남자"다-예요.
같이 늙어갈 뿐 아니라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해야 하는 사람이니깐요.

_

1) 현관문 호들갑

저는 남편이 출근하거나 퇴근하고 들어올 때 항상 현관문에서 배웅을 합니다.
뽀뽀하고 부둥켜안고 난리가 나요.
반가웠다는 마음을 호들갑으로 표현합니다.
저희 냥이들이 엄마 아빠 오면 현관문까지 나와 오만 난리를 다 피우는데 거기서 착안했습니다.
여기서 옵션이 있다면 어떤 외모로 호들갑을 떨 것이냐~ 입니다.
저는 섹쉬~~~하게 의상을 준비해서 입곤 합니다.

레이스로 된 바디슈트, 시원하게 훅 파인 니트 원피스, 예쁜 슬립, 나이트가운
이런 걸 주로 입고 있으며 간혹 운동하다 나가는 마중의 경우에는 핏되는 운동복을 입고 있습죠~
예전에 남편이 에블린앞을 지나는데, 몹시 부끄러워하더라고요.
제가 들어가서 구경하자니까 눈을 못 두던데 아주 재미나서
마네킹이 입고 있는 화려한 스타일을 입어줘 봅니다.
당근 가터벨트와 그 셋트도 있죠.
남편이 좋아해서 입어준다기보다는 저는 나르시즘형 인간이라
그런 걸 입은 제 예쁜 모습을 제가 좋아합니다.
전 늘어진 옷을 입고 남편을 배웅하거나 맞은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내남자에게애교부리기_01.jpg
출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 배웅을 하던 모습

2) 집에서 수영복 입어주기

사실 몇 년간 휴가를 못가는 사이 저는 살이 쭉 빠져버려서 사놓았던
모노키니 4개가 헐렁해져버렸어요.
제가 애를 낳고 살이 훅 빠져버리니 그렇게 된 거 같습니다.

원래 수영복은 몸에 따악~ 맞아야 물에 들어갔을 때 들뜨지 않는 거 잖아요.
너무 억울해서 집에서 입기 시작했어요.
남편이 처음에는 왜 집에서 수영복입냐고 어이없어 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좋아하더라고요 ㅎㅎㅎ
저에게 집안일을 시키거나 하면 요염한 포즈로 애교를 부리며 주로 <버블 사가>를 하고 있다죠~~
솔직히 말하면 '부탁'을 할 때 주로 쓰는 방법인데
과거에는 두 손을 모으고 "난영이, 소원이 있어요~~" 이러면 웃으면서 다 들어줬는데
어느 순간 손가락으로 제 입을 뙇 쥐고는 "넌 너무 소원이 많아..."라지 않겠어요?
그래서 거부할 수 없는 방법을 생각해 낸 것입니다.

내남자에게애교부리기_02.jpg
혁혁한 공을 세워주는 수영복들

3) 전화는 상냥하게

평생 잘 보여야 하는 사람이므로 특별히 벌칙을 주는게 아니라면 전화는
최근 사귀기 시작할때 연인의 기분으로 끊을 수 없게 애교를 발사합니다.
보통 하루에 최소 2~3번 전화를 하는 것 같아요.
얼굴과 표정이 보이지 않으므로 더더욱 애교를 부려줍니다.
보통 그렇게 전화를 받으면 옆사람들이 썩 좋아하지 않더라고요~~
전화에서 주로 하는 멘트를 읊어보겠습니다.
저는 목소리가 허스키 하지만 애교는 콧소리를 내며 다 부립니다.

" 앙~ 자기 넘나 보고 싶었떵!"
"우리 자기 언제와?"
"울 자기 나 보고 싶어서 전화했구나아~~~"
"우리 자기 오늘 힘들었쪄요?"

별로 뇌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에너지가 들이지 않는 말이지만,
상황에 따라 호응을 해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진심이기도 합니다. 진심........

4) 그가 삐져 있을 때는

왠지 오늘따라 남편이 삐져있는 것 같고 , 내 연락에 덜 기뻐하는 듯 하고 힘없이 굴 때가 있습니다.

특히 공부하는 척 하면서 테이블에 앉아있거나 휴대폰만 보고 있으면
저는 테이블 위에 올라가서 엎드리거나 누워서는 눈을 마주봅니다.
그리고 아양을 떨면 금새 녹더라고요.

혹시 이 여자 미친거 아닐까~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해설을 하자면 냥이들이 책 펴놓고 있거나 컴퓨터하면 와서 방해공작을 펼치잖아요.
책 위에 앉거나 자판위에 앉거나 테이블 위에 앉아서 날 만져죠- 이러고
텔레파시를 보낸다던가- 같다고 보심 됩니다.

저의 애교 교과서는 냥이들이랍니다 ^^

내남자에게애교부리기_03.jpg
끊임없는 스킨십을 시도합니다. 냥이가 꼭 몸 한구석을 나에게 붙이는 그런 심정으로

5) 내가 오늘은 트로피 와이프가 되어줄게

아침에 특별한 이유없이 마중을 이틀 연속 못해준 날은 남편이 하루종일 힘없이 굽니다.
말만 괜찮다면서~
이럴 때 해결방법은 너를 위해 항상 노력한다는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남편회사에 점심을 먹으러 갈때는
블링블링하게 하고가서 애교를 왕창 떨며 이런 멘트를 꼭 해줍니다

"남편이 너무 보고싶어서 못 참구 달려왔쬬."
항상 그렇지만.................사...사실입니다!!!

가끔 퇴근할때 적당한데 내려서 남편과 같이 퇴근해주기도 하지요~~
차를 가지고 남편을 데리러 가기도 하고,
남편이 이야기를 할때는 아무리 졸려도 절대 눈을 떼지 않고 응응 하고 호응도 해줍니다.
연애 초기나 신혼 초에는 아마 이 정도는 당연한거 아니냐는 심정으로 하셨을 거예요.
그러나 9년차에 이런 깨알같은 케어는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마음에 맞추기 보다는, 행동을 초기 시절과 같게 하다보면 마음이 따라가는 형태로도 해야할 필요가 있어요.

내남자에게애교부리기_04.jpg
이런 식으로 화사하게 하고 가서 눈에 하트를 왕창 쏴줍니다

6) 나 예쁘지~ 널 기다리고 있다

내가 분명 잘하고 있는데 남편이 심드렁 한거 같으면 주의와 경고를 날려줍니다.
주의와 경고는 끝나가는 사이가 아니라면, 무섭게 하면 안되고 섹쉬하게 해줘야 하는 것입니다.
저는 말없이 열심히 직장에서 일하고 있을 남편에게 섹시 포토를 날려줍니다.

컨셉을 잡기에는 벤치의 대상이 있으면 좀 쉬운데,
저의 얼굴 느낌은 성숙한 느낌인지라 큐트 섹시~ 이런 게 안 어룰리는 상이예요.
그래서 제가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 생각하는 벨루치 언니 스타일을 연구하여 찍어보내줍니다.

항상 메이크업과 헤어셋팅을 하고 있으니 일도 아니예요~ 우훗.
집에서는 집안용 버젼의 꾸밈이 따로 있답니다.

아니, 너는 시간이 많냐 어떻게 이런게 가능하냐고 물으시면 저도 바쁘긴 합니다.

하지만 전 남편이 집안일을 '도와준다'는 개념이 아닌 당연히 해야할 일로 생각하고 있기에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분들보다는 외적으로 신경쓸 시간이 많은 것 같아요.

제가 사업을 하던 때에는 직장 다녀와서 매일 청소기를 돌리고 일요일에는 대청소를 해주었습니다.
같이 직장을 다니는(저는 사업에 더 가까울테지만) 지금은 먼저 들어오는 사람이 하곤하는데
청소기를 돌릴 때 이미 아리따운 의상을 입고 돌리고 있는 것입니다.

내남자에게애교부리기_05.jpg
우리가 돈을 벌면 항상 혼자 다 쓰는 나양~

7) 스킨십의 끝을 잡고

왜 남편이 날 안아주지 뽀뽀를 안해주지 하기 전에 저는
제가 먼저 뽀뽀! 하고 부르거나 먼저 해줍니다.

냥이들은 엄마 아빠가 만져주길 바라는데 안 만져주면 와서
몸을 다리에 붙이거나 어느 한구석을 밀착시키고는 "냐옹-" 이러고 스스로 만짐을 당하잖아요.
비슷하게 저는 대해줍니다.

일단 남편이 근처로 오면 머리를 쓰다듬던 등을 쓰다듬던 엄청나게 만져줘요.
다리도 주물러주고 목도 쓰다듬어 주고~
네.....가끔 썽을 냅니다. 지가 냥이냐고.
그러고 1분도 안지나 다시와서 턱을 내밀고 저는 긁어주는데, 뭐 다 그런 거 아니겠어요?
여기저기 뽀뽀도 엄청 해줍니다.
안아주는 건 수시로 합니다.

이렇게 습관이 잘 들면 길을 걷다가도 손을 잡고
자다가도 안아주고, 어딜갈때도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고 그런 것이랍니다.
어차피 열심히 만져줘도 그들은 닳지 않아요.
그리고 배워야 똑같이 해줍니다.
1번 2번 준비물의 남자 중 머리까지 좋은 남자라면 이렇게 해줘서 자기 기분이 좋음
상대에게도 이렇게 해줘야 한다는 걸 깨닫고 곰새 따라합니다.
(영원히 안되는 것도 있지만 ㅋㅋ)

8) 잠들 때도 환상 유지

보통 저녁에 화장을 지우거나 세수를 하고 나면 앞머리도 젖고 아주 못생긴 모습이 됩니다.
저는 세수하고 나서도 앞머리를 드라이를 해서 말려주고
한가지만 바르니까 크림을 발라준 뒤 이온기로 잘 먹여준 다음,
밤에 바르고 자도 괜찮다는 틴트를 살작 발라 입술에 혈색을 줍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페이스크림 중 살색이 약간있는 애를 눈밑에 좀 얹어줘서
시뻘건 다크서클 (피부가 얇아서 근육이 비치는 거래요)를 좀 가려준 뒤 속눈썹은 찝어줍니다.

남편은 항상 물어봐요.
"화장 지우고 자야지?"
"어머 나 이거 화장 안 한거야~"

결론

제가 왜 이렇게 할까 생각해보니,
아이를 낳고 어머니가 되는 일이나 가족(?)이나 동지가 되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 자연스러움 속에서 서로 심드렁 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있는 것입니다.

난 항상 너한테 여자란다- 라고 알려주는 것이랄까요?

왜 나에게 노력하지 않아! 라고 말하기 전에
'넌 불안해서 계속 잘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주문을 거는 것이기도 하고

남편의 임신 5개월 같은 배를 지적할 때,
나는 관리가 잘 되어있는지 돌아볼 수 있어 나쁘지 않다는 결론입니다.
그리고 요즘들어 남편과 11키로 차이가 나면서 때때로 연약한 척도 해주고 있는데,
이거 참 쏠쏠하네요.

Today is the first article on Steam and Steam Test
I am being loved by my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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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이렇게 재밌는 글이 왜 댓글이 하나도 없지요. ㅋㅋ
행복한 결혼생활 부럽습니다. 서로 저렇게 노력하면(글에는 본인노력만 있긴 하지만 남편분의 노력도 있겠죠? ^^) 정말 재밌게 살 수 있겠네요. ㅎㅎ

저는 아직 미혼이지만, maenglion님과 같은 결혼생활을 잠시 생각해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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