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00] 새로운 것 100개 도전하기_지하상가+대만식 샌드위치 (feat. 고양이)

in #life6 years ago (edited)

이번주는 이것저것 저녁에 계속 외식을 할 일이 많았다.
오늘은 집에 곱게 가서 일찍 자려고 했는데 마상을 입어서 친구들 만나서 가볍게 맥주나 마시기로 했다.
새로운 친구를 소개 받았는데 보자마자 대만식 샌드위치를 샀다고 건내주었다.
왜 주는건진 모르겠는데, 주니까 받았는데 일 하는 곳 앞에 엄청 나게 맛있는 샌드위치 집이 있는데
영업시간은 늦은 밤 까지인데 오후 4~5시면 다 팔려서 일찍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고 엄청 많이 사온 것 같다.
받을 때는 몰랐는데 집에와서 냉장고에 넣으면서 생각해보니 사실 감동받을 만한 일이다.

처음 본 사람한데 누가 엄청 맛있는 샌드위치를 건네주는 경우는 사실 많지는 않을거 같다. (중요한 포인트는 '엄청 맛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존재하는지 몰랐던 대만식 샌드위치를 먹을 기회가 생겼다.
지쳐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더 고맙게 느껴진다.

친구 중 한명이 아기 강아지를 키우는데, 발가락을 다쳐서 혼자 둘 수 없어서 데리고 왔는데
한 번 안아 본다고 데려온게 계속 무릎 위에서 몸을 뒤척이면서 자서 앉고 있었는데
까만 털에 까만 눈을 한 작은 강아지가 낯도 안가리고 처음 본 사람 무릎에서 쌔근쌔근 잘도 자는게 신기했다.
쪼그만한 애기가 붙임성이 얼마나 좋은지 보는 사람 마다 쫒아다닌다.
동물들은 정말로 사랑스럽다.

막차가 끊길때 쯤 먼저 자리를 떴는데 택시를 탈까하다가 한 정거장이라 그냥 걷기로 했다.
역 사이 지하상가가 있어서 걸었는데 셔터가 모두 내려진 지하상가를 걸어가기는 또 처음이다.
최근에 워킹데드 시즌8을 봐서 그런지(워킹데드에서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는 캐롤이다) 좀비가 나올거 같긴한데 그냥 구역마다 노숙인들이 이것저것으로 몸을 덮고 잠을 자고 있었다. 일 하는 곳 근처에는 이른 저녁에도 인파가 많아도 노숙인들이 많았는데
우리 동네에 노숙인들이 많은 줄은 처음 알았다. 날씨가 추워지니 지하상가로 내려오는 것 같은데
드는 생각은 자리선점을 잘 한거 같았다. 일 하는 곳 근처는 인파가 늘 많고 잘 만한.공간이 많지 않아 경쟁이 치열할텐데, 이곳은 인파도 없고 따뜻하고 공간도 많아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

생각해보니 나도 모르는 사람한테 샌드위치를 선물한 적이 있다.
물론 맛있는 샌드위치가 아니라 내가 만든 허접한 샌드위치였는데,
이전에 해외에서 인턴으로 일 할 때 잠깐 유기묘를 반년 정도 보호하다가 가족을 찾아 준 적 있다.
그때 일터랑 집하고 가까워서 고양이를 보려고 점심 때 마다 집으로 자주 가서 고양이랑 놀아주고(분명히 고양이인데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다니고 집에 가면 항상 문 앞에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점심을 해 먹고 커피 한잔을 사서 돌아오기도 했는데, 커피점 앞에 (심지어 카페베네였다..) 언제부턴가 노숙인인지 그냥 구걸하는 건지 한 가족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주로 엄마가 갓난아이를 안고 있었다.

사실 돈을 주는게 제일 쉬운 방법이긴한데, 구걸을 통해 돈이 벌린다는 것을 알면 일을 찾거나 자립을 할 의지가 없어질 것 같아서 댓가없는 돈은 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내 점심을 만드는 김에 여분의 샌드위치를 만들어 포장해서 주긴했다. 어차피 그 나라의 빵은 방부제를 안 넣어서 그런지 이상하게 몇일만 지나도 곰팡이가 피곤했는데,
곰팡이가 펴서 버릴 바에 그냥 속 재료 더 넣어서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나눠주는게 더 나을거 같았다.

샌드위치 하니까 예전 생각도 나긴 난다. 그때 만난 친구도 돈을 떼어먹었지만....
아무튼 오늘 친구랑 얘기하면서 안 것들이 있는데 미수금 때문에 고민을 하니 이것저것 얘기해 준 친구가
사실은 직장에서 눈치보여서 화장실 가는 척 하고 변기 위에 앉아서 문자를 보냈다는 것이란다.... ㅋㅋㅋ..
그 짧은 와중에 검사인 사촌한테 전화까지하며 이거저거를 알아봐 준게 참 고맙다.

뜻밖의 샌드위치와 뜻밖에 알게 된 변기투혼 덕분에 마음이 훈훈해졌다.
개껌이나 좀 사다가 줘야겠다.

고양이 이야기가 나와서 잠깐 추억을 정리해 놓고 싶다.

우리가족은 피부랑 기관지가 예민한 편이라 중형 이상의 애완동물(특히 강아지, 고양이)을 키워본 적이 없다.
애완동물을 기르는게 소원이었지만 본가에 얹혀사는 이상 불가능했고, 생명 하나를 책임진다는게 결코 쉬운 일인 것이 아니라 키울 엄두도 내지 못했다.

외국에서 인턴을 할 때, 그 나라 기준으로 또 외국인인(?) 친구가 있었는데
아예 그 나라에서 눌러사는 친구기도하고, 고양이를 무척 좋아해서 다묘 가정이었다.
고양이들 냄새가 나서 그런지 어느날 길거리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왔는데,
혹시 주인이 있을까 싶어 찾아봤지만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유독 그 고양이 하나가 까불거리고 다른 고양이랑 어울리지 못해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는데,
내가 친구 집에 방문했을 때 오자마자 치대고 꾹꾹이를 하고 손을 핥고 무릎에 껌 붙인듯이 계속 눌러 앉아서
고양이에 대한 나의 인식을 완전히 부셔버렸었다.
나에게 이렇게 치댄 동물은 없어서 당황스러웠지만, 또 동물을 좋아하다보니 싫지는 않았다.

몇일 후 그 친구가 이 고양이를 좀 맡아 줄 수 없겠냐고 물어봐서 사실은 많이 고민했었다.
나는 이 나라에 오래 거주하지 않고, 고양이를 길러보는게 처음이고, 내 한몸 부지하는 것도 간신히 하는데 고양이까지 맡을 여력이 있을까해서였다.
그렇지만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느니 새로운 주인을 찾을 때까지라도 우리 집에서 같이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 같아서 수락했다. 게다가 감사하게도 그 때 제공 받은 집이 혼자살기에는 참 커서 고양이가 놀만한 공간도 충분할 거 같았다.

데려오고 일주일 간은 고양이 똥을 치우면서 거의 울 뻔했다.
나는 고양이 똥 냄새가 그렇게 심할지는 정말 몰랐다. 좋은 사료를 먹이는데 도대체 똥 냄새는 왜 그런건지
납득할 수 없었고 깔끔은 엄청 떨어서 화장실 모래를 자주 안 갈아주면 다른 곳에 배변을 보며 암묵적인 시위를 했다. 털도 엄청나게 빠져서 정말 울면서 소파와 카펫을 테이프와 청소기로 자주 청소를 해야했고
털 때문에 코와 입이 막히는 것 같았다. 자주 안 놀아주면 갑자기 우다다(?)라는 사냥놀이를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영문도 모른채 사냥감 역할을 해야해서 당황스러웠고 현관문을 여는 순간 튀어나와서 맨발로 고양이를 잡으러 계단 5층을 왔다갔다 해야했다.

기껏 애완용품 거리를 알아와서 택시타고 먼 곳까지가서 비싼 장난감을 사다주면 보지도 않고, 쓸데없는 빨대나 비닐봉지에 꽂혀서 그것만 가지고 놀고(심지어 그때 이상한 사람이 계속 쫒아왔는데 내가 상점 4개를 들릴 때 까지 쫒아와서 이건 우연히 아닌 걸 깨달았는데, 심지어 내가 물건을 산 값을 자기가 내려고 실랑이 까지 벌여서 택시타고 도망갔다) 쉬는 모래에 하는데 응아는 꼭 타일 바닥에 싸서 모래가 문제인 줄 알고 다른 종류의 모래를 구하러 먼 곳까지 가서 모래를 짊어 지고 왔었는데 여전히 타일 바닥에 응아를 하기도 했고 내가 아끼는 한국에서 사간 스웨이드 구두에 응아와 쉬를 해서 버려야 했었다.

그래도 나는 우리 고양이가 얌전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딱 한번 빼고 사람 음식을 먹으려고 달려들지도 않고, 강아지 모냥 애교도 많아서 쫒아다니고 배웅도 해주고, 또 말은 왜그렇게 많이 하는지 자꾸 뭐라고 냥냥냥 거려서 심심할틈도 없고, 이름을 부르면 다른 곳에 있다가도 바로 내게로 왔다. 야행성인데도 내가 자면 옆에서 같이 자고 일어나면 같이 일어나고, 카펫이나 이불등 청소하기 어려운 곳에 배변을 한 적도 없다. 사료도 주는대로 맛있게 먹고 양도 조절해서 자기 먹을 수 있는만큼만 적당히 잘 먹고, 다른 사람이 오면 공격한 적도 없고, 처음에 목욕시킬 때만 애가 놀래서 등하고 팔에 다 스크래치 냈었지만 익숙해지니 목욕도 투정안부리고 잘 하고 손톱 깍을 때도 아주 얌전하게 잘 있었다. 생각해 보니 가구를 긁어내거나 무언가를 깨뜨린 적도 없었다. 가끔 캔에든 고양이용 고기를 주면 그날은 신나가지고 눈물까지 흘리면서 잘 먹고 말도 잘 들었다. 스트릿 출신이라 그런지 먹는거에 예민하지 않아서 편하긴 했다.

특히 좋았던 건 항상 같이 있으면 앙증맞은 앞발로 꾹꾹이를 하면서 갸릉거리는데 뭐가 기분 좋은진 모르겠지만 항상 기분이 좋아보였다. 또 고양이한테는 항상 햇살에 잘 말린 뽀송한 이불 냄새가 났고, 퇴근하고 오면 발소리를 듣고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무엇보다 고양이에게는 사생활이 있어서 내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게 좋았다.

나는 우리 고양이가 제일 예쁜거 같은데, 하나같이 다들 고양이를 보면 못생겼다해서 좀 그랬지만..
심지어 고양이 친구를 소개시켜준다기에 그러라고 했는데 상대 주인이 우리 고양이 사진을 보고 못생겼다고 해서 퇴짜 맞기도 했다..

그 나라의 사람들은 강아지는 좋아하지만, 고양이는 좋아하지 않았는데, 고양이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던 친구들도 우리 집에 와서 우리 고양이를 보면 생각보다 고양이가 귀엽고, 예쁘다며 생각을 바꾸게 됬다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우리 고양이의 애교와 매력에 빠져 귀국 전에 새로운 주인을 찾게 되었는데,
공식적인 상견례(?)자리까지 마련해서 확인해본 결과 좋은 사람들이었고, 수입도 아주 좋은편이었고, 가장 걱정했던 가족의 아들도 나이 또래처럼 짖궃지도 않고 아주 예의바르고 착한 아이라 마음 놓고 맡길 수 있었다.

사실 정말로 데려오고 싶었지만, 그 당시 여력이 없어서 정말 슬펐다.
다행히 귀국 후에 소식을 들을 수 있었는데 우리 고양이는 고양이 사교 클럽(?)까지 다니는 팔자가 됬다고 한다....해피 엔딩이긴 하지만 반년 동안 같이 살아서 빈자리가 너무 컸다.
귀국 후 가장 힘들었던게 자다가 옆에 고양이가 있을거 같아 습관적으로 더듬을 때마다 더 이상 고양이가 곁에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였다. 귀국 후 한참지나 옷을 꺼냈는데 고양이 털이 있는 걸 보고 마음이 울적해지기도 했었다. 시간이 많지 지난 지금도 고양이가 자주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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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뉴비찾아다니는 뉴비입니다!!

블로그 살짝 훔쳐보고 왔습니다.ㅎㅎㅎ
시작하신지 얼마 안되셨는데 혹시나 그냥 혼자 글쓰고 기록만 남기려고 하시는건지 아니면 소통하시고 활발히 활동을 하시고 싶으신건지 판단이 안서서 마음 놓고 홍보해드리기는 조심스러워 먼저 여쭙고자 합니다. ㅎ

그리고 혹시나 도움 되실까 싶어 뉴비분들을 위해 필요한 정보 모아놓은 포스팅 링크 남기고 팔로우 하고 갑니다 :)

https://steemit.com/dclick/@jisoooh0202/to-9--1538731660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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