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오랜만에 독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해가 잘 가지 않아 소리내어 책을 읽으며 방 안을 돌아다니니 시간이 참 잘 흐르긴 흐른다.
오늘은 참 피곤한 날, 새벽 일찍 아버지가 친구모임에 나가는 준비를 하며 눈이 떠서, 유투브를 보면서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는데, 작년 말 부터 책상에 올려둔 이런저런 책들이 눈에 들어와, 방 정리 겸 흐트러진 논문들을 치우고, 분리수거를 한 후, 밀린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철학 책들이나 종교 경전들을 읽을 때, 특정 순간에 오는 그 깨달음, 알 것 같음, 혹은 마음의 정화된 느낌이 좋긴 한데, 불경은 언제 읽어도 확실히 난이도가 있고 이해도가 어렵다. 용어의 차이도 있겠지만, 애초에 불경은 힌두어를 한문으로 그리고 그 한문을 다시 번역한 경전이라, 뭔가 딱딱하게 느껴지는 것도 있거니와, 애초에 인도 경전들은 일종의 노래 형식으로 글보다 소리내어 읽으며 반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런 것일지 모르겠다.
분명 지금껏 여러번 금강경을 읽었지만, 볼 때마다 금강경은 정말 새로운 책이다. 여러 작가들의 강해 버전들을 보며 그 뜻을 파악하려고 노력해 왔긴 한데, 아직도 그 뜻을 다 이해하진 못한것 같다. 이래서 불교 경전들이 참 신기한 듯 싶다. 이번에 집에 있는 불교 경전 시리즈들을 다 읽으면 아마 다시 유교 경전들을 읽지 않을까 싶다.
특히 이런 정치적으로 혼란한 시국에, 맹자를 읽으며, 위정자의 덕목을 다시한번 살펴보는 그런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수학/과학 대중서들은 정말 잘 읽혀서 편하고 좋긴 한데, 좀 더 유연한 사고를 위해 시간을 내 여러 인문학적 책들을 읽으며 사고를 넓히고 있다. 단순히 예전에 읽었다고 끝날게 아니라, 되짚어보기를 하며, 꾸준히 상기하고 소화하고, 또 체득해야 그것이 내 것으로 될 수 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지식은 너무나 쉽게 얻을 수 있기에, 또 너무나 쉽게 잃을 수 있고, 그러기에 "지식"이 아닌 "지혜"를 기르기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 이것에는 사색할 만한 주제와 독서만큼 좋은 연습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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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 역시 beo님은 다르십니다. 학자 맞으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