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과 오른쪽 이야기(문자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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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오른쪽, 이 평범한 단어가 말입니다. 차근히 우려보면 국물이 곰탕보다 마라탕보다 뽀얗고 진합니다. 몇시간 우리면 될까요? 아마 5분정도? 면 충분할 겁니다.

한글 왼쪽 오른쪽 알아보기 이전에 한자 좌우(左右)부터 만나볼까요? 원래 이렇게 입체적으로 알아보는 게 묘미가 있습니다.

좌(左)의 상단에 있는 것은 왼손 좌(屮)입니다. 그냥 자신이 보기에 왼손이라 이겁니다.

오른 우(右)의 상단에 있는 것도 같아보이죠? 하지만 저건 오른 손 우(又)입니다. 또 우(又)라고도 하지만 원래 오른 손 우(又)입니다. 자꾸 또 오른 손을 주로 쓰니까 또 우가 된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하단을 눈여겨 볼 차례입니다.

먼저 오른 우(右)는 오른 손 우(右)였던 것인데 입 구(口)가 있죠? 밥 먹을 때 쓰는 손이라는 뜻입니다. 쉽죠?

그럼 왼 좌(左) 아래 공(工)은 뭔가요? 이것은 장인 공(工), 일 공(工)인데 그 형상은 직각을 재는 곡척(曲尺)이라고도 하고 무엇을 올려놓고 가공하는 손물레라고도 합니다. 왼손으로 자나 물레를 잡고 오른 손은 연필이나 칼 등을 들고 작업을 하지요.

정말 재미난 것은 한글입니다.

왼…은 뭘까요? 외(外)인-입니다. 외(外)는 올바른 규범을 벗어난 것을 이릅니다.

큰 대로를 벗어나 시골길, 비포장도로에 접어든 것과 마찬가지여서 비효율적이고 늦고 고생하는 길입니다.

옳지 못하죠. 그래서 외도(外道)는 좋지 않은 것입니다. 왼쪽이 그런 우둔한 방향이라면 오른쪽은 어떨까요?

바른 쪽이며 말 그대로 옳은 쪽입니다. 영어로도 right죠.

그러면 왼쪽 오른쪽 어느 쪽이 강합니까?

네, 기본적으로 오른 쪽입니다. 주로 오른 손이 강할 뿐더러 오른 발이 강하고 혀마저도 오른쪽으로 미는 힘이 훨씬 강합니다. 옳은 것이 그른 것보다 언제나 강한 것이지요.

우리 인생에도 언제나 옳은 방향이 있는가 하면 빙빙 돌아가는 아둔한 방향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그 소중한 이치를 표현하기 위해 왼손이 의미적인 희생을 해주었네요.

자태.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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