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 VII 13화
도기 : 마야... 그, 그런가... 미안하군... 우리들로서는 티아를...
(아돌은 마야에게 티아를 데리고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마야 : ...?
도기 : 그, 그렇군... 헤헤, 아돌, 그게 좋겠어!
아이샤 : 네 언니는 우리가 꼭 데리고 돌아올게. 그러니까 기운내라구... 응?
마야 : 응...
갓슈 : (...괜찮은 건가?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고...)
도기 : (뭐, 지키지 못한다고 정해진 것도 아니잖아... 게다가 지금은... 마야에게 희망이 필요해.)
아이샤 : (맞아... 슬슬 가자. 여긴 라우드에게 맡겨두면 괜찮겠지.)
[샤누아 마을]
도기 : ...무스타파? 샤누아 마을까지 온 건가!
무스타파 : 그래, 아무래도 알타고 시의 이변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야. 각 마을에 주의를 당부하려고 했는데... 요정에게서 이야기는 들었다.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 같군.
크루셰 : 응, 평원 중앙에 <혼의 우물> 이 열리고 말아서... 이대로 내버려두면 알타고 대지의 모든 것은...
무스타파 : 그런가... 이 근처에도 독기가 떠다니기 시작했어. 임시 방편이지만 마을 사람을 실내로 피난시키고 왔다... 뒷일은 너희에게 달렸다. <용의 전사> 라는 게 정말로 멸망해가는 세계의 빛 좋은 개살구로 끝날지... 아니면 우리가 마지막까지 힘낼 희망의 빛이 될지...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너희들의 무운을 빌겠다...!
크루셰 : 오빠...
[세그람 사막]
갓슈 : ...!?
도기 : 이, 이건... 거수가 남긴 힘이란 건가...?
마이셰라 : 네, 아무래도 그런 모양이네요. 긴 세월을 살아온 거수가 남긴 힘... 그리고, 아무래도 갓슈 님과 상성이 좋았던 거겠죠.
아이샤 : 그렇구나... 별로 나쁜 것 같지는 않으니 걱정할 건 없어보이네.
갓슈 : 흥... 묘하게 강렬한 힘이 솟아나는 게 느껴지는군. 걱정할 것은 없는 것 같다. 거수가 남긴 힘... 의미 있게 쓰도록 할까.
(갓슈에게 거수가 남긴 힘이 깃들었다. 갓슈의 EXTRA 스킬이 강화되어 [부적술 격멸요정진] 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스카의 숨겨진 마을]
아이샤 : 이, 이건...!?
도기 : 무, 무슨 일이야...!? 서, 설마... 그 <혼의 우물> 이 나타난 탓에...
갓슈 : 아아, <멸망> 이 시작되어서 그 영향이 나오고 있는 것 같군... 여기는 결계로 단절된 땅이지만... 아까 지진도 그렇고, 그런 억지는 통하지 않는다는 건가...
[혼의 우물]
아이샤 : 뭐, 뭐야 여기는...!? 달의 문양... 보아하니, 이스카 민족이 남긴 오래된 유적인 것 같은데...
갓슈 : 흥, 이런 것... 본 적도 없군. 게다가 이 상태... 100년이나 200년 전 물건이 아니군... 일찍이 <멸망> 을 맞이해, 이 <우물> 이 집어삼킨 구세계의 파편인 건가...
크루셰 : 뭐, 뭘까요, 이건... 커다란 수정에서 하얀 빛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만... 도중에 빛의 색이 변하고 있는 것 같네요...
도기 : 장벽 옆에, 장벽과 같은 색인 수정이 있는 것 같네... 혹시, 저 녀석이 장벽을 여는 열쇠인 거 아냐?
[혼의 우물 최심부]
사이아스 : ...역시 왔나. 어서 와라. 모든 것의 근원인 우물 밑바닥에... 라고 말해둘까.
도기 : 사, 사이아스...!
갓슈 : 흥, 딱 좋군... 이전의 빚을 갚도록 할까.
사이아스 : 후후, 그렇게 서두르지 말라고. 초조함은 눈을 흐리게 만들지... 설령 이길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 해도 놓치고 싶지 않을 텐데?
갓슈 : 다, 닥쳐...!
사이아스 : 아돌 크리스틴... 이번 대의 <용의 전사> 여. 모든 힘을 모은 것 같지만 아무래도 절망적인 상황이라는 건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마이셰라 : ...<용의 전사> 는 멸망을 멈출 수 없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지금까지 한번도 막은 적이 없다. 역시, 그런 거군요?
사이아스 : 그렇다. 창세부터 계속된 알타고의 땅... 여기서 몇 번 <멸망> 이 일어났다고 생각하나? 도대체 <용의 전사> 몇 십명이 필사적으로 싸웠다고 생각하나?
크루셰 : 그래도... 그저 멸망을 받아들일 수는 없어요...!
엘크 : 그래, 가능성은 있어...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야!
사이아스 : 후후... 역시 그 정도 각오밖에 안 되나. 필시 과거의 <전사> 들도 똑같은 생각을 했겠지. 그리고 허무하게 패퇴하여... 그렇기에 지금의 알타고가 있다. 그걸 분간하지 못하면 티아는 커녕 나에게도 닿을 수 없을 거다.
도기 : 크윽...
아이샤 : 사이아스... 역시 당신은 강해. <용의 전사> 가 함께 해도 당신이 말한대로 무력할지 몰라... 그래도 우리는 멸망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싸우는 걸 택했어. 멸망은 반드시 뒤집고 말 거야. 그것이 아돌과 우리들이 내린 결론이야!
도기 : 그, 그래! 티아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서도... 꼭 여길 지나가고 말 거다!
사이아스 : ...티아의 눈을 뜨게 한다고. 크크크... 핫핫핫핫!!
도기 : 뭐,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사이아스 : ...티아가 짊어진 운명은 너희들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건 18년간 그녀를 봐온 내가 제일 잘 알지! 이스카의 장에게만 전해온 너무나도 고독하고 절망적인 사명... 그것을 자기 대에서 자기 손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각오...! 그걸 너희가 안다고?
도기 : 그, 그건...
아이샤 : ......
갓슈 : (...절망적인 사명인가...)
사이아스 : ...잡담이 길었군. 슬슬 시작해볼까. <종언의 의식> 을 시행할 조건은 갖춰졌다. <혼의 우물> 내부에서 <용의 전사> 를 쓰러뜨리면 의식은 완료된다. 너희들 같이 미숙한 녀석들에게 나의 주인님이 힘을 쓸 필요도 없지... 일곱 구의 시체를 쌓아놓으면 티아도 슬퍼할 테고 말이야. 이스카의 장을 지키기 위해 대대로 섬겨온 <쌍극의 기사> 로서의 힘... 너희들의 <희망> 을 짓부수기 위해 마음껏 휘둘러주지. <용의 전사> ...아니, <붉은 머리 아돌> 이여...! 모든 힘을 쥐어짜낸 후 내 검 앞에 쓰러지도록 해라...!
사이아스 : 크크... 하하하하... <용의 전사> 로서의 힘... 그것만이 아니라는 소린가... <붉은 머리 아돌> ...검사로서... 모험가로서의 힘... 확실하게 잘 봤다...
도기 : 이, 이봐, 사이아스...!?
사이아스 : 후후, 나는 이스카의 장을 지키는 자다. 하지만... 티아의 마음까지는 결국 지킬 수 없었다... 티아는... 옛날의 그 녀석은 정말 외로운 녀석이었지. 세계를 멸망시킬 사명을 짊어지고... 그것을 팽개치고 도망치지도 못하고... 하지만... 마야를 데리고 온 후부터 자주 웃을 수 있게 됐다... 그 두 사람의 평화롭고 온화한 시간... 할 수 있다면 지켜주고 싶었지만...
아이샤 : 사이아스... 당신...
사이아스 : 공녀 전하... 아버님을 이 손으로 시해한 것... 마지막으로 사죄하고 싶다... 카이마르 폐하는 훌륭한 분이셨다... 가끔 사명을 잊어버릴 정도로...
아이샤 : ......
사이아스 : 그리고 아돌... 네게도 한 가지 사과하지... 널 범인으로 꾸민 일... 그것만은 내가 독단적으로 한 일이다... 네 실력을 보기 위해서였지만... 역시 조금 심했던 것 같군... 그럼 잘 있어라.. <용의 전사> 들이여. 나를 쓰러뜨렸다고 해서... 절망적인 상황은 바뀌지 않아... 티아를 앞에 두고... 너희들은 어떤 답을 얻을 것인가... <혼의 우물> 의 밑바닥에서... 마지막까지 확실히 지켜보겠다...
도기 : ...사이아스...
아이샤 : ...바보네, 당신도...
갓슈 : 흥... 이긴 채로 도망가는 거 같아서 맘에 안 들어... 하지만... 아무래도 이걸로 끝인 것 같다. 이 앞에 그 아이가 있겠지.
도기 : 그, 그랬었지... 역시... 이젠 싸울 수밖에 없어.
마이셰라 : 네... 싸움은 피할 수 없겠죠. 그리고... 그녀의 힘은 강력합니다. 지금까지 <용의 전사> 가 한번도 이기지 못했을 정도로.
크루셰 : ...네...
엘크 : ...티아 누나...
아이샤 : ...그래도... 우리는 전진할 수밖에 없어. 절대적인 멸망의 운명을 넘어설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 아돌... 마지막으로 준비하자. 앞으로 우리 모두의 힘을 합칠 필요가 있을 거야.
도기 : ...그렇겠지... 울어도 웃어도 이게 마지막이다. 만반의 준비를 해서 티아를 만나러 가자!
도기 : 이 앞에는 티아가...
갓슈 : ...모두들 준비 됐지? 우리는 지금부터 무모한 싸움을 하게 될 거다. 일곱 명 모두 전력으로 싸우지 못하면 승산이 없겠지.
크루셰 : 각오는 되어 있습니다.
엘크 : 응, 만나러 가자. 티아 누나를.
아이샤 : ...가자. <혼의 우물> 가장 깊은 곳으로. 알타고가 태어난 세계의 중심으로! ...아...
도기 : ...티아...!!
티아 루나 : ...그 사람은... 사이아스 씨는 죽고 말았군요... 사실은 저 한 명에게 지워진 사명이었는데... 마지막까지... 끌어들이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곧 모든 것이 무로 돌아가 재생을 향한 길을 걷게 될 겁니다... 그의 죽음 역시, 헛된 것이 아니겠죠.
도기 : 티, 티아...
갓슈 : 칫... 진심으로 말하는 것 같은데...!
아이샤 : 이제... 이제 그만둬...! 어째서 그런... 자신을 억누르는 듯한 눈을...!
티아 루나 : ...사이아스에게 들었군요. 하지만 이제 와서 뭔가를 알았다 해도 여러분이 뒤엎을 수는 없어요... 이 <종언의 의식> 으로 곧 지상의 모든 것은 이곳으로 빨려 들어갈 테니까요.
마이셰라 : 역시... 이곳이 <종언의 의식> 의 장소...!
크루셰 : 이, 이변으로 목숨을 잃은 영혼을 거두어들이고 있군요...
도기 : 티아, 당장 그 의식을 그만둬...! 얼마나 대단한 사명인지 모르겠지만... 네가 손을 더럽힐 필요는 없잖아!?
엘크 : 그, 그렇다고...! 이딴 거 이제 그만둬! 모두 힘을 합치면... 분명 좋은 해결책이 있을 거야!
티아 루나 : 제가 멸망을 멈추어도 의미는 없어요... 그리고... <종언> 을 연기하여 이 이상 괴로움을 오래 가게 할 수도 없어...
도기 : ...뭐...
아이샤 : 그, 그렇다는 건...
티아 루나 : 조화를 잃어 광기에 휩싸인 세계... 수십 년간 많은 생명이 괴로워하고 비명을 지르고 있었습니다. 이 이상 <종언> 을 연기한다 해도 단지 아픔과 괴로움이 더할 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단 한 가지. 한시라도 빨리, 멸망과 재생을 거쳐 온화한 평온을 가져오는 것 뿐입니다.
도기 : 티아, 너...
마이셰라 : ...확실히 이변에 따른 고통은 결코 아물 수 없습니다. 날뛰는 거수와 이스카 열병 환자... 그것이 알타고의 땅에 축적된 <왜곡> 이 가져온 것이라면...
갓슈 : ...그 <왜곡> 은 <종언> 으로만 지울 수 있다. 결론을 미룬다고 해도 괴로워하는 사람이 늘어날 뿐이라는 건가...
아이샤 : 그, 그런 것이... 그럼 너는...! 너는 혹시...! 그 아이가... 마야가 이스카 열병에 걸리고 말아서...!?
티아 루나 : ......
도기 : ...티아... 너...
엘크 : 그, 그런...
크루셰 : 그래서 자기 손을 더럽혀가면서 멸망을 앞당기는 짓을...
아이샤 : ...나는, 아버지를 죽인 널 용서할 수 없어... 만약 어떤 사정이 있다고 해도 반드시 속죄하게 만들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하지만...! 그런 거... 그런 거라니...! 네가... 그냥 악당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티아 루나 : ...아돌 크리스틴. 당신을 이 일에 휘말리게 한 것,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당신은 원래 관계 없는 사람... 될 수 있다면 만나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것도 어쩔 수 없는 운명이겠죠. 종언은 가깝습니다... 검을 들어요.
(아돌은 멸망의 의식을 중단시키고 티아를 사명으로부터 해방시킬 것을 맹세했다.)
티아 루나 : ......
아이샤 : 아돌...
도기 : ...헤헤, 그렇지. 티아의 사명이 올바른 것이고, 어쩔 수 없다면야... 제대로 절차를 밟아서 그걸 부술 수밖에!
크루셰 : 네...!
엘크 : 그렇게 나와야지...!
마이셰라 : 오랜 세월에 걸친 알타고의 법칙... 만약 그것을 어긴다 할지라도 저희들도 사력을 다할 뿐...
아이샤 : 우리는 절대로 지금의 알타고를 포기하지 않아...! 그러기 위해서 어떻게 해서든지 널 이겨내고 말겠어! 그리고, 너도 데리고 돌아가겠어! 그 아이와 약속했으니까...!
티아 루나 : ...후후... 아돌 씨. 역시 당신은, 지금까지의 <용의 전사> 와는 다른 것 같네요. 최후의 상대가 당신이라서 다행일지도 모르겠어요... 당신이 쓰러졌을 때, 절망은 더욱 크겠죠. 그 자리에서 <종언> 이 찾아와서,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끝날 터... 시작하죠. <종언> 을 인도하는 이스카의 장, 티아루나 렘 이스카리아가 선언한다. 절망을 먹는 <법칙> 이여, 이 땅에 파괴와 재생을 가져오거라. 그리고 모든 영혼에게 평등하게 잠깐의 평온과 새로운 삶을...!
크루셰 : 하아, 하아, 하아...
갓슈 : 해, 해냈나...?
티아 루나 : ...역시, 대단하군요... 제 힘을 능가할 줄은... 당신들이라면... 어쩌면...
아이샤 : 자, 잠깐!?
도기 : 이, 이봐, 괜찮아!?
티아 루나 :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옵니다...!
갓슈 : 이, 이 녀석은...!?
마이셰라 : 혼백의 흐름이... 변화해간다... 아니, 이건...!?
티아 루나 : 알타고의 오랜 <법칙> ...당신들이 싸워야 하는 진짜 상대... 이 세계의 질서 그 자체입니다...
엘크 : 뭐어어엇!?
크루셰 : 이, 이런 모습이라니...
아이샤 : 이, 이것이 <법칙>...?
티아 루나 : <법칙> 에는 아름다움도 추함도 없죠... 이 모습은 알타고의 상태를 투영한 것... 부탁이에요... 부디... 부디 이겨주세요... 여러분...!
티아 : ...<종언> 이 멈췄다... 다행이다... 이걸로...
(아돌은 티아에게 돌아가자고 말을 걸었다.)
티아 : ...에...?
도기 : 헤헤, 그런 거다. 네 사명이라는 건 끝났어. 우리랑 함께 돌아가자고...!
티아 : 아돌 씨, 도기 씨... 고마워요. 마음만 받겠습니다.
도기 : 에... 뭐, 뭐야...!?
마이셰라 : 이 흔들림은 도대체...
티아 : <법칙> 이 사라져서... <혼의 우물> 도 역할이 끝났습니다. 곧 여기도 붕괴되겠죠.
갓슈 : 뭐야...!?
크루셰 : 그, 그럼 티아 씨도 같이 도망가야죠!
티아 : 저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을 휘말리게 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멸망을 부추기기 위해 많은 피를 흘리게 하고 말았습니다. 제 역할은 여기서 끝... 이런 걸로는 속죄가 될 수 없을까요... 부디... 마지막 속죄를 하게 해주세요.
도기 : 자, 잠깐 기다려!?
엘크 : 어, 어째서 그렇게 되는 거야!
아이샤 : 우, 웃기지 말라구...! 마, 말했잖아! 널 용서할 생각은 없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 너 하나의 책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나도 멸망의 계기를 제공한 에드나 민족의 후손이고... 너에게 무거운 사명을 짊어지게 한 건 무지한 우리들 모두의 책임이야! 그리고... 나는 너에게 다정한 마음이 있을 거라 믿어! 네가 지금의 알타고를 좋아하고... 네 여동생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아!
티아 : ......
아이샤 : ...돌아가자. 우리들의 알타고 땅으로. 죄는 뉘우치면 돼...! 지금의 우리는 할 수 있어!
티아 : 아이샤... 씨...
(아돌은 티아에게 손을 내밀었다.)
티아 : ...알았... 어요. 이제... 시간이 없습니다. 본격적으로 붕괴가 시작되기 전에 서둘러 지상으로 탈출하죠.
아이샤 : 응...!
도기 : 좋아, 서두르도록 할까!
[알타고 평원]
엘크 : <혼의 우물> 이... 닫힌다...
아이샤 : <멸망의 바람> 도 그친 것 같네...
갓슈 : <종언> 이 끝났나...
오대룡 : <법칙> 은 소멸했다... 모든 것은 빛이 되어 사라졌다...
크루셰 : 이 목소리는... 월룡님의...
도기 : 도,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오대룡 : 우리들의 전사여... 그대로 인해 <법칙> 은 깨졌다. 그리고 동행자들이여... 마지막까지 잘 싸워주었다... 이 세계, 앞으로는 그대들 인간의 손에 맡긴다... 그대들이 생각하는 바른 질서... 바람직한 조화... 그것을 지키며 풍요로운 세계를 만들어가도록 하라...
도기 : 그, 그런가... <법칙> 이 없어졌으니 앞으로는...
아이샤 : 이젠 우리가 세계를 지탱해간다... 그런 거네...?
마이셰라 : 그럼 오대룡 여러분은...
오대룡 : 그대들이 걱정할 것은 없다... 우리는 이 앝타고의 의지 그 자체... 그리고 <태고의 법칙> 과 표리일체의 존재... 그대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맡긴다... 그것이 우리의 마지막 역할이다...
티아 : ......
도기 : 대, 대단해... 독기가 모두 사라졌어...
크루셰 : 아...
엘크 : 크루셰 누나? 어, 어떻게 된 거야...!?
크루셰 : 힘이... 염룡님의 힘이... 그리고... 날 침식했던 이스카 열병도...
갓슈 : 그런가... 오대룡이 사라졌기 때문이군. 그리고 <법칙> 도 사라졌으니 이스카 열병도 사라진 거겠지.
티아 : 네... 이 세계를 지탱하던 자들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앞으로는 조화를 잃어도 용이나 법칙이 도와줄 수 없어... 사람이 잘못된 길로 빠지면 알타고는 진짜 멸망을 맞이하겠죠.
아이샤 : ...응. 우리가 똑바로 잘 처신해야지.
마이셰라 : 새로운 질서가 필요하겠죠. 지금까지처럼 자기 생각만 하면서 사는 게 아니라... 우리들이 알타고 전체와 협조해나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이.
크루셰 : 그러네요... 지금까지 우리를 지켜봐 주었던 용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도...
엘크 : 그거라면... 분명 괜찮을 거야. 곧바로 잘 되지는 않겠지만 모두 힘을 합치면 꼭...!
티아 : 후후... 그 얘길 들으니 조금 안심했습니다.
도기 : 이봐, 티아...?
티아 : ......
도기 : 티, 티아...!?
티아 : 아돌 씨, 여러분... 이런 저에게... 손을 내밀어줘서 고마워요. 하지만 저도 용처럼... 낡은 질서에 속한 존재니까요.
크루셰 : 그, 그렇다는 건... 티아 씨, 그렇다는 건...
아이샤 : 노, 농담이지...!? 그런 거, 그런 거 난...!
티아 : ...그런 얼굴 하지 말아주세요... <법칙> 이 정한대로 진행했더라도 저는 결국 목숨을 잃었을 테니까요... 여러분이... 생명 있는 존재의 가능성을 보여줘서 다행이에요...
도기 : 이봐... 티아...! 정신 차려, 그런 소리 하지마...!
엘크 : 으으... 왜... 어째서...?
마이셰라 : ......
갓슈 : ...미련은 없나?
티아 : 후후... 사실은 있지만... 그것까지 바라면 정말 천벌 받아요... 게다가... 그 아이라면 꼭...
라우드 : 이, 이봐... 이건 대체...
아이샤 : ...앗...
도기 : 너, 너희들... 어째서 이런 곳에...!?
라우드 : 아, 아니... 이 아이가 갑자기 도시를 뛰쳐나가서... 그, 그것보다 도대체 어떻게...
마야 : ...우... 우우... 아우, 아우우... 웃...!
티아 : 마야...
마야 : 우우... 아우... 우우웃... 어, 어... 언... 니... 언니이...!
티아 : 마, 마야... 너... 말을...
마야 : 가지, 말아... 가지 마...! 언니이...! ...가지마아아...!
티아 : 마야... 그렇게... 강하게... 라우드 씨... 고마워요... 마야를 데리고 와줘서...
라우드 : 그, 그만둬, 난 그다지... 그것보다... 너 설마...
티아 : 아돌 씨, 도기 씨... 그리고 아이샤 씨와 여러분... 제 희망을... 들어줘서 고마워요... 앞으로 알타고가 어떻게 될지... 저도 모릅니다... 단지 사람들이 새로운 질서를... 그것을 지켜나간다면... 알타고는 늘 풍요로운 세계로 남을 수 있으지도 몰라요... 그러면 저도 언젠가... 언젠가 또 여러분과 어디선가에서 만날 수 있을 거 같아요...
아이샤 : ...으으...
도기 : ...크윽...
마야 : 와아아아아앙...!! 언니이... 언니이... 언니이...!!
티아 : ...미안... 마야... 같이 있어줘서... 행복을 느끼게 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괜찮아... 나는 언제까지나... 널 지켜보고 있을 테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언제까지나... 웃으면서... 지내...
아이샤 : (그 후 알타고 각지의 부흥작업이 시작되었다. 일련의 사건에 따른 피해는 막대하여 알타고 시의 부흥도 더없이 곤란했다. 하지만 그렇기에 다섯 씨족의 협력이 요구된다... 잃어버렸던 다섯 씨족은 겨우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걸지도 모른다. 새로운 세계를 맞이한 사람들의 의식은 조금씩 변해가기 시작했다. 오대룡과 태고의 이치... 그것들을 잃은 알타고는 이전과는 확실히 다를 것이다. 하지만 그건 분명 자연스러운 것이다. 우리들이 이 세계에 책임을 가지기 시작한 증거인 거니까. 알타고는 국가로서의 질서를 되찾았다. 용기사단도 깊은 상처에서 회복되어 본래의 직무로 복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비어 있는 왕좌는... 내가 공왕 대리를 맡게 되었다. 아직 주위에서 도움을 받기만 하지만 그때 했던 맹세가 거짓이 되지 않도록 계속 노력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모험가 아돌 크리스틴의 발자취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그는 당분간 알타고에 머물러 그의 친구와 함께 부흥을 위해 애썼다. 하지만 모험가이자 여행자인 그를 이 땅에 묶어둘 수는 없었다. 붙잡고 싶은 기분을 필사적으로 참고 우리는 그들에게 여행길에 오를 것을 권유했다. 그리고... 알타고를 떠나는 날, 공궁을 방문한 그들에게 나는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언젠가 그들이 다시 방문할 때... 그녀가 아주 좋아했던 하얀 꽃으로 이 땅을 가득 채워 그들을 맞이하겠다고. 그리고... 저 아이는 오늘도 내게 꽃을 전해주겠지. 사라진 사람과의 약속을 그저 단순히 지키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과거와 슬픔을 극복하여 내일을 개척할 강함과 미소로...)
크 ED5도 드디어 완결이군요.
재밌게 잘 봤습니다.
추억이 새록새록..
감사합니다. ㅎㅎ
캬 어릴적 참 재미나게 했던 게임인데 말이
게임 위주의 포스팅을 하시는군요!
자주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