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전쟁이란...? (1)

in #kr7 years ago (edited)

UNSC Infinity

우주전쟁. 이 단어를 보신 여러분은 아마도 은하영웅전설의 수백만 대의 우주 함대가 전열을 갖추고 함포를 날리는 장엄한 모습을 생각하실 지도 모릅니다. SF 매니아의 꿈 이면서 동시에 가장 멋진 광경이기도 하지요. 수많은 우주 영웅과 모험들은 우리의 머리를 즐겁게 해줍니다.

그러나... 생각을 좀 바꿔 보지요. 왜 그들은 우주에서 싸우는 걸까요? --;

First: 갑자기 왜 그런 바보 같은 생각을 하는 게야!

네, 분명 멋지긴 하죠. --; 행성들과 별들로 가득 찬 거룩한 공간에서 죽음을 가르는 빛에 관통 당해 순간의 항성으로 빛나다가 사라지는 우주 전투를 상상하면 분명 멋집니다. 음...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왜 그 전함들이 우주에서 싸우는지 한번 보자는 겁니다.

멋있고, 화려한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한번 보자는 거지요. 아시겠지요?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을 좀 더 세분화 하자면... 그들이 우주 전함을 동원해서 싸우는 이유를 제 나름대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아마 '오, 그렇군!' 하시면서 납득하실 부분도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설명을 시작해 보지요.

Second: 전쟁의 역사를 좀 짚어 봅시다.

전쟁에 쓰이는 무기 체계는 크게 3가지로 분류 됩니다. 지상군, 해군, 공군으로 말이죠. 3개의 군 체계는 서로 다른 목적과 운용법이 있습니다. 간단히 서로의 역할에 대해 정리하자면 "공군이 하늘에서 대충 때려 놓고 해군이 마당을 막으면서 지상군이 직접 들어가 청소하는 형태"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 너무 축약했다거나 너무 한정 지어 놓았다면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 주세요. --;

3개의 군 체계 중에서 해군을 빼고 좀 더 깊게 연관 지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포와 총이 발명 되기 이전엔 사실 전쟁이라는 건 자신의 눈에 보이는 곳까지 전진한 다음에 돌격!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활이 발명되고 석궁이 발명되면서 돌격! 하는 병력의 사망 비율이 더 높아 졌지요. 그러나 그 두 무기의 역할은 "지연"이 목적이었지 "저지"의 역할을 수행하기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몇몇 전투 사례는 빼고... 특히 롱보우. --;)

기병의 등장은 전쟁을 "단순화" 를 더욱 가속화 시켰습니다. 기병의 파괴력엔 보병의 전선이 일시에 무너져 내렸지요. 기병의 역할은 그 전쟁에서의 쓰임새와 마찬가지로 단순했습니다. 달려가, 부딪혀, 무너뜨린다 였지요. 기병이 치고 들어간 전선의 틈새에 보병들이 파고 들어가 그 틈을 더욱 벌리는 형태가 중세 시대의 전쟁이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다가 총이 등장합니다. 그 뒤를 이어 대포도 등장하지요. 그 둘의 등장은 전쟁 공식을 바꾸게 됩니다. 예전엔 병사 한 명이 한 손에 칼을 들고 한 명의 적을 살상할 수 있었습니다. 1 대 1 의 비율로 말이죠. 그런데... 대포는 한 명이 조작해서 1명 이상을 죽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1 대 X 의 비율로 바뀐 거지요. 진정한 의미의 "살상무기"가 나오게 된 겁니다.

이것은 하나의 법칙으로도 정해지게 되지요.

... 이 경우, 재래식 무기에 의한 근접전과 확률무기에 의한 원격전의 가장 큰 차이는 초기 투입 전력의 승수효과에서 나타난다. 창과 방패를 들고 1:1 로 겨루는 재래식 전투에서의 총전력은 투입전력과 일치하지만 기관총 등 확률무기로 원거리에서 싸우는 집단 전투에서의 총전력은 투입전력의 제곱에 비례한다.

F.W 랜체스터 아저씨의 방정식이라고 잘 알려진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 입니다. 현재의 무기 체계는 이러한 1 대 X 의 비율로 싸우는 형태의 전쟁입니다. 모든 무기 체계가 상승 작용을 하기 위해 서로 얽혀 있지요.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총과 포가 등장했지만 여전히 돌격! 은 존재합니다. 다만 그 개체가 진화했지요. 기병은 말에다가 장갑을 두르고 화살을 튕겨 내면서 돌격! 을 하다가 동력 기관의 힘을 빌어 "무쇠말"로 변신합니다. 말이 죽어나가니 말을 바꾸고 달리는 거지요. 총과 포의 관통력을 버티기 위해 갑주, 즉 장갑은 더욱 두터워 집니다. 그리고 랜서를 들고 돌격! 했던 기병들은 장갑을 두른 차체에 적과 같은 총과 포를 무기로 바꾸죠. 처음엔 바퀴로 굴러가는 장갑차 였습니다. 그러다가 진창길도 무리 없이 달릴 수 있게 무한궤도로 바뀌지요. 탱크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이게 지상군이 지금까지 발달한 형태 였습니다.

그럼 공군은? 공군은 이야기가 좀 다릅니다.

여러분도 다 아시다시피 처음 하늘을 난 자는 그리스 신화 속의 이카루스 입니다. (그리스 신화 보다 더 오래 전에 등장했던 하늘을 나는 자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 이카루스는 등에 밀랍으로 붙인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다가 태양을 가지려는 욕망 때문에 한없이 하늘로 올라갔다가 밀랍이 녹아 지상으로 추락해 버리지요. 인간의 이면적인 모습인 순수한 마음과 물질에 대한 욕망을 잘 보여주는 캐릭터 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이지요. 라이트 형제 아저씨들은 정말 하늘을 날고 싶어 했던 순수한 마음으로 키티호크를 만들었습니다. 그들의 순수한 마음처럼 키티호크는 바람의 힘에 의해 날아가는 글라이더의 형태 였습니다. 새가 하늘을 나는 방법과 유사하지요.

하지만 또 다른 인간의 마음이 작용합니다. 자연을 거스르고, 직접 그 힘을 이용하고자 하는 지배욕 이지요. 동력으로 날아가는 비행기가 개발되는 데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비행기에 무기, 즉 총과 폭탄이 실리는 데에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지요.

무기를 실은 항공기는 그 빠른 속도와 공중에서의 공격 이라는 장점이 돋보였습니다. 1 대 X 의 공식에서 X 의 사망 비율을 더욱 높이는 데에 일조했지요. 참호에 숨어서 총을 쏴대는 적군의 머리 위로 폭탄을 떨어 뜨리는 형태의 공격이 항공기의 역할로 자리 잡아 갑니다. "폭격기" 의 개념이 제일 먼저 잡히게 된 거지요. 폭격기는 한 번의 출격에 더 많이 죽이기 위해 더 커지고, 더 많은 폭탄을 탑재하게 됩니다. 이젠 지상만의 전투가 아닌 머리 위까지 포괄해야 하는 전쟁으로 양상이 바뀌게 되지요.

그래서 그 대체 방안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빠른 속도와 공중이라는 장점을 무력화 할 수 있는 무기가 뭐가 있을까...? "전투기"는 그렇게 등장하지요. 폭격기가 머리 위로 오기 전에, 혹은 머리 위에서 재빨리 무력화 시키기 위해 전투는 폭격기 보다 더 빠르고, 더 날렵하게 만들어 집니다.

전 투기는 후에 빠르고, 날렵하고, 작다는 장점을 살려 격추의 임무 외에 폭격의 임무도 떠맡게 됩니다. 전술 단위의 전장에서 항공기는 위기에 처한 지상군을 단숨에 구할 수 있는 역할도 수행하지요. "공격기" 라는 겁니다. 지상/공중 작전이 둘 다 가능한 항공기 이지요.

공군은 이런 식으로 발전해 옵니다. 지상전의 교착 상황을 단순히 병력을 많이 투입하는 무식한 방법을 피해 보이지 않은 곳에서 빨리 죽이기 위한 방편으로 만들어 졌다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정확한 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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