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2017 >

in #kr6 years ago

<본 리뷰는 영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궤변'이 필요한 우리들에게

이 영화는 매우 독특한 영화다.

처음 포스터를 보았을 때 느낄 수 있는
분위기나, 영화의 도입 부분에서의
그림체는 일반적인 일본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느낌을 풍긴다.

'밤마실 로맨스'라는 포스터의 설명과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라는 독특한
제목에서도 이 영화가 심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를 다 보고나면
제목을 참 잘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술과 궤변의 이야기'

영화는 술과 궤변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어른 세계를 꿈꾸는 주인공인
'검은 머리 소녀'는 술과 궤변으로 하루 밤을 지새운다.

칵테일을 마시기 위해 혼자서 바를 찾아가고,
본토쵸에 넘어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이야기의 전개에는 연관성이 크지 않은데
들쑥날쑥한 이야기의 진행은 술을 먹고 있는 것이
관객인 것처럼 착각을 일으킨다.

영화의 스토리에 집중하기보다는 우리는
그저 분위기를 즐길 수 있을 뿐이다.

그녀가 여행을 하는 동안 수많은 궤변들을 만난다.
그녀에게 자신만의 행복을 찾는 것을 잊지말고,
인생을 유익한 것으로 만들라며 조언하는 아저씨는
변태 아저씨였다.

또 그녀가 찾아간 파티에서는
'반하지 않은 남자와
반한 남자 중 누구와 결혼을
해야하는가?' 하는 물음을 던지며
궤변을 늘어놓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그는 곧
'궤변 춤'을 추며 파티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검은 머리 소녀는 파티장을 나와
노인들이 많이 모여 있는
술자리에 가게 되는데 ,
그 곳에서는 뜻밖에도
소녀가 추는 궤변춤을 반가워한다.

그곳에 모인 노인들의 시계는 소녀의 시계보다
몇 배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고
노인들은 천천히 가는 소녀의 시계를
부러워한다.

지금까지 서술한 내용만 봐도
영화가 무슨 내용인지 알기 힘들다.
이를 표현하는 것도, 이를 묘사하는 것도
궤변처럼 느껴진다.

영화는 이렇듯 처음부터 끝까지
틀에 박히지 않은 서술방식,
작화를 보여주며 주제를 강조한다.


악역은 없다.

이 영화에는 악역이 등장하지 않는다.
'이백' 이라고 하는 한 노인은
남자의 속옷을 훔쳐가는 괴상한
취미를 가지고 있지만
고독함과 쓸쓸함을 품고 살아간다.

이백은 재물을 그 누구보다
많이 가지고 있지만, 그에게는
시간과 친구가 부족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백 역시 악역이라
하기에는 어딘가 모르게 측은하다.

영화에서는 단지 '궤변스러움'을
누가 더 많이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 요소로써 다루어진다.

극 중에서 소녀와 이백은
술마시기 시합을 하는데,
이백은 술을 마시며 부정적인 현실을
입밖으로 내뱉는다.

반면 소녀는 술을 음미하며
술로부터 얻을 수 있는
행복을 떠올린다.

시간이 지나자 멀쩡하던 이백은
점점 얼굴이 빨개지고
결국 소녀에게 패배를 선언한다.

그녀의 긍정적이고, 엉뚱한
생각을 자신은 결코
이길 수 없음을 깨달아서다.

노인들이 그녀의 시계가 늦게가는 것을
부러워했던 것처럼 이백은 소녀의
머리에서 만들어지는 해피바이러스를
부러워한다.


B급 코드와 감기

영화에서 B급 개그코드들이 자주 등장한다.

팬티총반장이 첫눈에 반해버린 사람이
알고보면 여장남자였다던지,

사랑하는 사람의 감기를 낫게하기 위해
콜라에 생강을 넣는 식이다.

이러한 감독의 B급 코드는 결국 다시 궤변과
이어지는데 '술'과 '궤변춤' 'B급 코드'는
감독이 주제를 강조하고자 의도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백의 감기로 인해 마을 사람들은 모두 감기를 옮는다.
이백은 자신이 고독하고, 공허한 삶을 살아왔다고
한탄하지만, 검은 머리 소녀는 이백이 고독하지 않음을
말해준다.

병문안을 하러 이백의 집에 들린 그 밤도 소녀에게는
근사한 하룻밤이었고, 자신이 '감기의 신'에게
따돌림 당한 줄 알았다고 고백한다.

또 이백이 감기에 걸린 탓에 마을 사람들 모두가 감기에
걸리게 되었다고 말하며 그가 마을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음을 말해준다.

그녀의 긍정적이고 엉뚱한 생각은 도저히 당해낼 수 없다.
그녀가 아니면 누가 감기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겠는가.

고독한 한 명이 모든 사람에게 감기를 전달한 것 처럼
행복한 한 명이 모든 사람에게 행복을 전파할 수 있다.


우연,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검은 머리 소녀를 좋아하는 선배는
항상 그녀의 가까이에 있었다.

그는 항상 우연을 가장해 그녀의 주변을
맴돌았고, 그녀 역시 선배를 항상
우연히 마주치는 사람으로 생각했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결국 그들의 만남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고, 그들은
그 순간부터 인연으로 이어진다.

우연은 단순히 우연한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의 인연과 우연을 결정하는 것은
자신이라는 것을 깨달은 소녀는
얼굴을 붉히며 선배와의 인연을 인정하게 된다.

이 영화는 하루 밤에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노인들이 소녀의 시간을 부러워 했던 것처럼
실제로 그녀의 하루밤은 매우 길다.

어른 세계에 들어가기 위해 시작된 소녀의
모험은 궤변의 중요성을 깨닫고, 인연과
우연을 구별하는 것이 자신임을 깨닫고서야
비로소 끝이 났다.

소녀는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많은 날이 남아있다.
그 사이에서 그녀는 좌절을 겪을 수도,
감기에 걸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 연극에서 입었던 다루마(오뚝이)처럼
일어날 것이고, 그녀만의 독특한 생각으로
행복을 찾아낼 것이다.

영화에서 '인연'이 누구를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이어져 있다는 것을 말하고, 궤변춤을 추는 소녀를
노인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여주는 이유는
우리에게도 궤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노인들의 시계처럼 나이가 들수록 우리의 시간도 빨리 흘러간다.

옳은 말만해야하고, 필요한 행동만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감독은 궤변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소녀가 술에 취하지 않는 이유는
술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궤변을 위해 술을 찾는다.
술을 마시고, 얼큰하게 취하면
비로소 자신의 속에 있는 말이나 행동을 꺼내기 시작한다.

또 맨정신에서는 하지 않던 행동을 하거나
사소한 일에서 즐거움을 찾기도 한다.

검은 머리 소녀는 맨 정신에 그 모든 것들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리와는 차이가 있다.

인연을 찾아 연애를 시작하는 것,
젊은 시절 궤변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것,
행복을 전파하는 한 명의 사람이 되는 것은
궤변의 향연에서 우리가 찾을 수 있는 교훈이다.

밤은 짧다. 그럼 우리 모두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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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엥화네요 취할듯 ㅎ

ㅎㅎㅎ사람을 어지럽게 하는영화입니다

날이 너무 덥습니다......덥다 ㅠ

짱짱맨 더위조심하세요 ㅎㅎㅎ

교훈이 많은 영화네요 ㅎ 팔로우할게요 자주소통해요!

넵 ㅎㅎㅎ자주뵙겟습니다

궤변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팔로잉 감사합니당~ ^^
팔뤄하고 집들이 왔어용~!

bluengel_i_g.jpg Created by : mipha thanks :)항상 행복한 하루 보내셔용^^ 감사합니다 ^^
'스파'시바(Спасибо스빠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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