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차를 통해 생각해본 노동과 미래

in #kr7 years ago (edited)

노동자에게 부과되는 세금보다, 투자자의 세금이 더 적다.
'로버트 기요사키'가 언급한 것으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는 사실일 것이다.
게다가 노동의 가치는 점점 더 싸구려가 된다.
물가상승률만큼 임금이 인상되는 경우는 드물다.
일자리는 사라지고, 남은 일자리에 사람들이 몰려든다.
저임금은 경제적 원리에 따르면 당연해 보인다.
그렇기에 최저임금이 중요해지는 것이고.

새로운 자극을 받고, 행여나 깨달음을 얻을까 해서 상하차에 지원했다.
상하차 8시간+2시간연장근무, 이동시간 1시간 가량.
쉬는 시간은 따로 없고 30분 식사시간이 있다.
끊임없이 컨베이어벨트에서 물건들이 쏟아진다. 명절이 가깝고 몇명이 탈주해 난이도는 더욱 높다.
그렇지만 밀리면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 큰 민폐를 끼치는 것이다.
화장실? 사람이 부족해서 저 뒤에서 관리해야 할 관리자까지 돕는데 화장실은 사치다.
물을 마시러 갈 시간도 당연히 없었다.
그나마 내가 한 것은 소화물이라 다음날 심하게 알이 배기긴 했지만 본업에 지장은 없었다.

이것으로 손에 쥔 금액은 14만원이 조금 안 된다.
편의점 알바를 비롯한 다른 알바와 차원이 다른 난이도인데도 시급이 2배가 되지 않는다.
이동시간을 생각하면 더 짤 것이다.
값진 경험이라 생각하지 않으면, 어지간한 사람은 할 이유가 없을 정도이다.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이 선택하는 일이라는 말도 있으니까.

근미래, 이 일에 필요한 인력 대부분도 기계화될 것이다.
결국 인력을 사용하는 이유도 그것이 더 싸기 때문이니까.
새로운 산업이 생겨나 일자리가 폭증하지 않는 한 일자리 감소는 이어질 것이다.
그리하여 도태되는 사람은 더 늘어날 것이다.

실업.jpg
(공황이 아니어도 이렇게 된다면 어떻겠는가?)

과연 미래는 유토피아인 것인가?
탐욕으로 인한 서브프라임위기와 그 여파는 지금까지도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돈을 크게 벌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는 거대세력들은 초기인 이 시장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일자리를 줄여 그 차익을 얻으려 하는 행위는 장려된다.

우리 사회는 아직 따뜻하다.
그러나 공황과 같은 극한 상황에서도 따뜻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빠졌을때도 우리 사회가 온정과 연대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실제로 극한 상황이나 전쟁 상황을 다룬 영화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보여줬다.

이미 양적완화와 저금리를 앞세워 거품의 탑을 쌓은 세계 경제는 그 위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
그 탐욕과 이기심의 탑이 높은 만큼 고통은 그것에 비례할 것이다.
그 고통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가진 이보다 그렇지 못한 이들을 더 괴롭힐 것이다.

앞으로 인간성이 길고 고통스런 도전을 받을 것은 자명하다.
미래를 유토피아로 만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상하차는 한번쯤은 경험삼아 해볼만은 하지만 골병들기 싫으면 안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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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세상은 따듯한가? 어쩌면 아마도 아니 사실, 돈의 자유가 인간의 자유를 구속한 지금 있는 자들에게만 유토피아죠. ㅜㅜ 라고 느껴집니다.
인간성이 길고 고통스런 도전에 직면한 것은 진작이었고 굴욕적으로 무릎 꿇은지 오래다 여겨져요. --- 뭐~ 이런 생각이 드네요.
그렇지만
무언가 희망은 있지 않을까! 하며 꾸역꾸역 살고 있습니다.
소중한 경험의 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희망마저 잃을 순 없죠 ㅎㅎ!
힘내서 삽시닷 가즈앗!

힘든 경험을 통해 소중한 인사이트를 얻으셨네요..!
개인적으로 택배는 좀 더 느려져도 되고,
요금도 좀 올려도 되니, 물류업의 노동환경이 좀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예 개인적으로 경험을 계속 해보고 싶어 가끔 시간내서 알바를 하는데, 힘든 일 좀 해본 저도 어렵더라고요 ㅎㅎ..
효율화의 기치를 내건 현재의 경영 상황에서 개선이 될 지 의문입니다.

미래는 유토피아일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힘든 육체노동으로 뛰어난 통찰을 얻으셨으니 대단하십니다. 정말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고평가 감사합니다. 디스토피아이든 유토피아이든 생존하기 위한 발버둥을 열심히 쳐봐야지요 ㅎㅎ

제 책상위에 읽으려고 꺼내둔 "직업의 종말"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사두고 읽지 않은 책인데.. 위에 적어주신 내용들이 이 책에 들어있을 것 같습니다.
골병을 경험해보는 것도 미래를 위한 투자와 학습으로... 이해할 수 있겠지요?! 수고하셨습니다.

가끔 일상에 권태가 오거나 정신적으로 루즈할때 한번쯤 돌파구를 찾는 것의 일환입니다.
"직업의 종말" 읽어보고 좋으시면 꼭! 소개해주세요.

육체노동만큼 신성한 건 없지요. 그걸 해냈을 때 느끼는 뿌듯함은 돈으로만 따질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가즈앗!!! ^^

전업으로 저 일을 하시는 분들 존경합니다 ㅎㄷ
힘차게 가즈앗!

한번도 해본적이 없지만 상상만해도 힘들 것 같습니다. 화이팅입니다!

딱 한번쯤 경험해볼만한 일인 듯 합니다 ㅎㅎ @smartbear님도 화이팅!

알바의 끝판왕 상하차를 하셨네요 ㅎㄷㄷ ... 저눈 정말 못할듯 ㅜ

저처럼 일상적인 삶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극제를 찾는 것이 아니라면 비추합니다 ㅎㅎ

새로운 산업이 생겨난다고 하더라도 일자리가 생길지가 걱정스럽습니다. 인간의 편리함에 의해서 생겨난 기계들이 인류를 밀어내고 있으니까요. 최저임금이 인상함에 따라 일자리는 더 줄어들고 일하는자의 노동력은 더 착취되는 것 같습니다. 미래가 과연 유토피아일까.. 저도 생각해보게 되네요. 생각을 주는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그래서 새로운 것을 공부해 투자하고 있는데 세상은 몰라주고, 고민할 것들만 많아지는군요 ㅎㅎ;
하여튼 힘내죠!

같이 힘내요! 화이팅 :D

주위에 알바로 공사장일 해본 친구들도 상하차는 꺼려하더라구요.. 정말 너어어어무 힘들다구요..

곧 설이네요. 상하차 일이 가장 힘들시기..

묵묵히 본인의 일을 하시는 그 분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말은 거칠지만 마음은 따뜻한 분들이셨습니다.

기본적인 노동이 기계로 대체되고
의학의 발전으로 수명이 길어지게 되면 ...
인간 도태가 당연시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하여 줄어든 인구는 별 것 아닌 문제로도
쉽사리 절멸할지도 모른다는
아주 멀리 나가는 비관론을 슬쩍... ㅎㅎ

인간이 이루어낸 것이 참 많지만, 어떻게보면 가장 연약하기도 하니까요.
도태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게 일생이죠 ㅠㅅ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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