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민중가요⑤]독재에 맞선 스페인 민중의 파업가 ‘A la huelga’

in #kr6 years ago

전국의 건설 노동자들이 오는 12일부터 ‘총파업 투쟁’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민주노총 건설노동조합은 ‘건설근로자법 재정’, ‘노동기본권 쟁취’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 투쟁’에 나선다. 이밖에도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많은 기업의 노동자들도 임금협상 등을 두고 파업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보수언론에선 벌써부터 “또 다시 파업을 하냐”며 노동계 파업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을 확산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파업’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임에도 보수언론은 안 좋은 여론을 조성하면서까지 자본가의 편을 적극적으로 들고 있는 것이다.

‘파업’의 승리는 노동자들이 어떻게 단결해서 싸우느냐에 달려있다. 노동자 세력을 분열시키려는 각종 시도와 부정적 여론을 통한 압박에 맞서기 위해선 하나가 돼 싸워야 한다. 민중가요 작곡가 김호철의 ‘파업가’에 등장하는 “흩어지면 죽는다. 흔들려도 우린 죽는다. 하나되어 우리 나선다. 승리의 그날까지. 지키련다 동지의 약속 해골이 두쪽나도 지킨다”는 가사는 노동자들의 단결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단결의 힘을 키우기 위해 지금도 많은 파업 투쟁 현장에선 김호철의 ‘파업가’ 등을 부르며 함께 싸우고 있다.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이 노래로 힘을 얻고 하나되기를 다짐하며 투쟁하는 풍경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1963년 스페인에서 만들어진 ‘A la huelga’(파업)이라는 민중가요는 파업에 나서는 스페인 민중들의 각오가 어떤 것인지 잘 보여준다. 이 노래는 우리의 ‘파업가’처럼 노조와 학생들의 파업, 각종 저항투쟁의 현장에서 자주 불리는 단결의 노래다. 이 노래는 스페인 저항가수인 치코 산체스 페로시오(Chicho Sánchez Ferlosio)가 20대 초반에 만들었다. 그는 대학생 시위 등에서 정치적 슬로건을 노래로 만들어 대중에게 호소하는 가수이자 운동가였다. 스페인을 지배하던 프랑코 독재 정권에 맞서 총파업에 나서야 한다는 결심으로 만든 노래였다. 프랑코는 1936년 스페인 집권세력이던 인민전선에 맞서 쿠데타를 일으켰고, 3년간의 내전을 거쳐 1939년 정권을 장악했다. 프랑코는 이후 1975년 사망할 때까지 36년 동안 스페인을 철권통치했다. 그의 집권 기간 동안 수많은 사회운동가들이 의문을 죽음을 당해야 했다. 때문에 프랑코에 맞서기 위해 노동자들과 학생들이 벌이는 파업 투쟁은 목숨을 건 싸움이었다.

“A la huelga, compañero;
no vayas a trabajar.
Deja quieta la herramienta
que es la hora de luchar.

A la huelga diez, a la huelga cien,
a la huelga, madre, yo voy también.
A la huelga cien, a la huelga mil,
yo por ellos, madre, y ellos por mí.

동지들이여 파업을 하자
일하러 가지 말자
장비를 손에서 놓아라
지금은 투쟁할 시간이다

열명이 파업하고, 백명이 파업을 한다.
투쟁할 시간. 어머니 나도 가요.
백명이 파업하고, 천명이 파업을 한다.
나는 모두를 위해. 어머니, 그리고 모두는 나를 위해”

  • ‘A la huelga’(파업) 중에서

파업 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가장 커다란 무기는 단결이다. 우리 노동자들이 “해골이 두쪽나도 지킨다”는 각오로 파업에 나선것처럼 스페인의 학생들과 노동자들은 하나로부터 시작해 10명으로, 100명으로, 1000명으로 커져간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자신을 던졌다. 내가 모두를 위해 싸우고, 모두는 나를 위해 싸운다며 그렇게 하나가 된 투쟁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목 놓아 강조했다. 이런 다짐과 각오가 담긴 치코 산체스 페로시오의 노래 ‘A la huelga’(파업)는 스페인 공산당의 라디오방송이었던 ‘La Pirenaica’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졌다. 하지만 치코 산체스 페로시오는 자신의 노래를 스페인에선 앨범으로 발표할 수가 없어서 다른 노래들과 함께 ‘Canciones de la Resistencia Española’(스페인 저항 가요)이라는 제목의 앨범을 스웨덴에서 발표했다. 그리고 이후 이 노래는 여러 가수에 의해 불리었고, 스페인은 물론 스페인어를 쓰는 남미의 여러 나라에서도 흔하게 불리는 노래가 됐다.

지난 3월8일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스페인에서 진행된 ‘여성 노동자 파업’에서도 ‘A la huelga’가 등장했다. 530만 명이 참여해 2시간 부분 파업을 진행했고, 스페인 철도 300편 가량이 취소되는 등 강력한 투쟁을 벌이며 여성들은 자신들의 의지를 ‘A la huelga’에 실어 표현했다. 여성노동자들은 ‘A la huelga’의 가사 일부를 바꿔서 남성들만을 위한 국가에 맞서자면서 성 불평등을 끝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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