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투 레슬매니아34 #2. Elimination chamber(Raw)

in #kr7 years ago

미국 현지 시간으로 2월 25일, 한국 시간으로 26일 아침 9시부터 레슬매니아 전 RAW 브랜드의 마지막 PPV인 일리미네이션 챔버가 펼쳐졌습니다. 일리미네이션 챔버 매치는 처음 링 위에 서는 2명을 제외한 6명의 선수가 5분마다 유리구조물 안에서 한 명씩 나와서 최후의 생존자를 가리는 게임으로, 챔피언십이나 로얄럼블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한 브랜드의 도전자 결정전 등에 사용되며, 다자간 경기, 그리고 구조물 경기라는 특성상 명장면이 많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번 일리미네이션 챔버는 최초의 여성 챔버 매치, 또 남성 챔버 경기는 최초의 7인 경기가 되면서 기대감을 높였는데요. 일리미네이션 챔버와 다음날 RAW 내용을 정리하며, 이제 슬슬 윤곽이 나오는 RAW 브랜드의 레슬매니아34 매치업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1. 유니버셜 챔피언십
로만 레인즈 VS 브록 레스너

오프닝으로 펼쳐졌던 여성 챔피언십 챔버 매치에서는 현 챔피언인 '알렉사 블리스'가 치열한 경기 끝에 승리, 남성 챔버 매치에서는 'Monster among men' 브론 스트로맨이 혼자 5명을 처리해버리는 괴력을 발휘했으나 로만 레인즈가 결국 스트로맨을 잡으며 레슬매니아 34의 유니버셜 챔피언십 매치는 로만레인즈 vs 브록레스너로 확정되었습니다. 둘은 이미 4년 전 레슬매니아 30에서 맞붙은 적이 있습니다만, 당시는 세스롤린스가 머니 인더 뱅크(언제든 챔피언에게 도전할 수 있는 권한)을 사용하여 최후의 승자가 되었습니다. 반면 현 유니버셜 챔피언 브록 레스너는 챔버 매치 다음날 RAW에 출연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UFC의 경영자 데이나 화이트와 사진을 찍으러 갔고, 로만 레인즈는 브록을 '업계에 열정이 없다'며 디스해 환호를 받았습니다. 게으르지만 강력한 탑독 파트타임 브록레스너와, 열정을 갖고 있지만 팬들의 인정도 실력도 아직 그를 넘어서지 못한 풀타임 언더독 도전자 로만 레인즈. 그리고 이 레슬매니아 34가 로만 레인즈의 마지막 대관식이길 바라는 팬들의 스토리가 레슬매니아 34까지 이어질듯 합니다.

한 선수가 단체의 메인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강력한 탑독 악역의 존재가 필수적입니다. 스티브 오스틴의 경우엔 단체의 회장이면서 권력을 휘두르는 빈스 맥맨이 그 역할을 했고, 존 시나의 경우엔 반칙, 권력, 조직 등 가질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해 승리를 쟁취해내던 JBL, 그리고 에지가 그 역할을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잠시지만 2010년대에 유일하게 존 시나의 상품판매량을 눌렀던 CM펑크는, 비록 선역이기는 했지만 바로 그 존 시나와, 비록 직접 대립을 진행하진 않았지만 잠깐 얼굴만 비추면서 레슬매니아의 메인을 차지하는 더 락을 비난하며 언더독 스토리를 만들어 냈습니다.

업계에 열정은 없으나 강력함 하나만큼은 골드버그와 브론 스트로맨 제외하고 누구도 말릴 수 없던 브록 레스너와, 풀 타임으로 3년 연속 레슬매니아 메인을 차지해왔으나 아직은 팬들의 지지가 부족한 로만 레인즈. 둘은 레슬매니아 9부터 모든 레슬매니아에 개근하며 23연승을 기록중이던 언더테이커를, 레슬매니아에서 이긴 유'이'한 선수들입니다. 레슬매니아 34는 브록레스너의 파트타임 계약 마지막 기간이고, UFC 복귀설도흘러나오고 있습니다만, 이렇게 몸값만 높이다 WWE와의 계약 연장이 이미 6년째라 타이틀을 방어한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로만 레인즈가 아직은 팬들의 지지를 못 받긴 해도, 적어도 쇼에 등장하지 않는 챔피언보다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두의 바람은 아니지만 모두의 예상대로 로만레인즈가 이기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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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노장의 불꽃
존 시나 VS 언더테이커

반면 여태까지 회사의 간판으로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NEVER GIVE UP'을 모토로 삼던 존 시나는 이제 점점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현 스맥다운 챔피언 AJ스타일스와의 명대립 이후 로만 레인즈, 나카무라 신스케 등에게 패배하는 모습을 보여준 시나는 래퍼 모습으로 처음 등장했던 레슬매니아 19부터 지금까지, 레슬매니아 32때 부상
불참 당시를 제외하고는 개근했으나, 로얄럼블 탑 3에서 탈락, 일리미네이션 챔버 매치에서는 3번째로 탈락해버려 레슬매니아 출전이 불분명해졌습니다. 시나는 챔버 매치가 끝난 후의 인터뷰에서 '내가 레슬매니아에 없다는 사실에 직면한 것 같다'고 조금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다음 날 RAW에서는 레슬매니아에서 이루지 못한 단 한가지가, '언더테이커에 대한 도전'이라고 했다가, 이미 그는 은퇴해버렸으니 이는 이루지 못할 꿈이라며 번복하기도 했습니다. 시나는 언더테이커의 연승 기록을 깰 가장 유력한 후보로 레슬매니아 21즈음부터 거론되어 왔지만, 팬들의 역반응과 시나의 가치, 연승의 상징성 등등을 고려해 차일피일 미뤄오다가 결국 최적의 시기를 놓치고 둘 다 내리막길을 걷는 지금 가장 실현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작년 로만 레인즈와 언더테이커는 대립도 경기도 놓치게 되어, '이것이 그 언더테이커의 마지막이라면 너무 추하다'는 반응이 있었던만큼, 언더테이커가 복귀해서 시나와의 대립으로 마지막 불꽃을 피웠으면 합니다. 존 시나는 41살이라는 나이가 이제 슬슬 한계에 왔다고 하지만, 77년생 동갑 선수들이 AJ스타일스, 브록 레스너, 바비루드(US 챔피언) 등 챔피언 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아직도
보여줄 게 많은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3. '워큰' 맷 하디 VS '시스터 아비게일' 브레이 와이어트

반면 TNA에서 정신나간(!) 연기와 프로모 능력을 선보이며 한껏 기대를 안고 WWE에 입성한 맷 하디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 일리미네이션 챔버에선 장기대립 중인 브레이 와이어트를 잡아내며 25주년 RAW에서 패배를 설욕했습니다. 브레이 와이어트는 특유의 거꾸리 포즈로 상대에게 위압감과 공포심을 주는 캐릭터지만 맷 하디는 '동네 사람들 이것 보소'라며 폭소를 터트려 오히려 브레이 와이어트를 당황시켜버립니다. 레슬매니아에선 조금 더 진전된, 정신나간 영상들을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4. 위민스 챔피언십
아스카 VS 샬럿 / 나이아 잭스 VS 알렉사 블리스

RAW 소속의 아스카가 로열럼블을 우승하고, 알렉사 블리스는 챔버 매치를 방어했습니다. 아직 RAW 도전을 공식화 하지는 않았지만 RAW 브랜드는 아스카와 알렉사 블리스의 경기를 상정하고 있고, 여기에 타이틀에 도전하기 위해 친구 알렉사의 보디가드 역할을 해왔떤 나이아 잭스도 레슬매니아에서의 도전권을 얻기 위해 분투중입니다. 그래서 나이아 잭스는 레슬매니아 출전권을 걸고 아스카와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경기는 아스카의 승리로 끝났고, 다음날 RAW에서 나이아는 여전히 알렉사 블리스의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알렉사 블리스는 일리미네이션 챔버 매치를 기점으로 미키 제임스와도 우정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경기가 벌어진다면 이 두 친구의 역할이 중요할 듯 합니다만, 아스카에겐 SMACKDOWN! 챔피언인 샬롯 플레어에 도전할 권리도 남아있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RAW의 챔피언십은 나이아 잭스와 알렉사 블리스의 경기로 열릴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5. 론다 로우지 & 커트 앵글 VS 스테파니 맥맨 & 트리플H

또 일리미네이션 챔버에서는 론다 로우지의 WWE 계약식이 있었습니다. 브록 레스너와 달리 어떤 특별대우도 포함되어 있지 않은 일반 계약을 실시했고, 트리플 H와 스테파니 맥맨은 레슬매니아 30에서 론다 로우지와 더 락에게 당했던 것을 잊은 듯이 환영한다는 의사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RAW GM인 커트 앵글이 트리플 H와 스테파니 맥맨의 뒷담화를 전해주었고, 론다는 트리플 H를 테이블에 박살내고, 뺨을 때리고 도망간 스테파니와 대립을 예고했습니다.

#6. 세스 롤린스 VS 핀 밸러 VS 미즈(인터콘티넨탈 챔피언십) 일라이어스VS브론 스트로맨, 더 바 VS TWW

파트너인 딘 앰브로스, 제이슨 조던의 연속 부상으로 대립 상대가 붕 떠버린 세스 롤린스와, 클럽도 재결성 이후에 딱히 역할이 없던 핀 밸러는, 둘 다 챔버 이후 RAW에서 미즈에게 승리를 거둠으로써 미즈의 인터콘티넨탈 챔피언십에 도전하게 될 듯 하며, 브론 스트로맨은 일라이어스와 대립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태그팀 챔피언 더 바는 TWW와 경기를 치릅니다. 미즈의 인터콘티넨탈 챔피언십에 도전하는 세스 롤린스와 핀 벨러는 요새 최고의 경기력과 인기를 보여주는 선수들의 도전인만큼 어떤 경기, 또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되는 상황이고, 다른 두 경기는 진행은 하고 있지만 레슬매니아까지 가기에는 무게감이 조금 약해보입니다.

한 달 하고 일주일 이후, 레슬매니아를 보시는 분들께 이 스토리 정리가 많은 기대가 되길 바라며 최대한 쓰고 있습니다만, WWE 자체의 각본이 정리가 안되고 있는 상황이라 아쉽긴 합니다. 그래도 같이 보시는 분들이, 모쪼록 즐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3주 후, 스맥다운의 레슬매니아 전 마지막 PPV, FASTLANE이 끝나면 스맥다운의 레슬매니아 스토리를 정리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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