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투 레슬매니아 #1. Royal Rumble

in #kr7 years ago

로드 투 레슬매니아 #1. Royal Rumble
Road to wrestlemania #1. Royal Rumble

로얄럼블, 30인의 선수들이 90초 간격으로 링에 들어와 3단 로프를 넘겨 탈락시키고 최후에 남은 1인이 레슬매니아의 메인이벤트에서 타이틀 도전 권한을 획득하는 WWE 특유의 경기 방식이 있는 PPV입니다. 다만 몇 년 전부터는 로얄럼블 우승자보다 화제성있는 경기가 더 뒤로 밀리면서, ‘레슬매니아에서의 챔피언십 도전권’ 정도만이 우승자의 특권으로 남았습니다. WWE의 방송 스케줄은 매주 월요일 RAW, 화요일 SMACKDOWN!으로 진행하는 위클리쇼와 월 1-2회 일요일에 진행하는 PPV가 있는데, 그 중 로얄럼블, 레슬매니아, 섬머슬램, 서바이벌 시리즈는 RAW와 스맥다운이 합동으로 진행하는 4대 PPV라고 해서 조금 더 큰 규모로, 긴 시간동안 열립니다. 레슬매니아 21에서 사다리매치로 시작한 ‘머니 인 더 뱅크’가 2005년부터는 PPV로 진행이 되었는데, 이 역시 합동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올해 로얄 럼블에서는 벨러 클럽(신일본에서의 불릿 클럽)과 리바이벌의 태그팀 매치, 바비 루드와 모조 롤리의 US 챔피언십 매치, 205 6인 태그 매치 등 방송에 나오지 않는 오프 매치 3개와, 각 브랜드의 태그팀 타이틀전, 챔피언십 타이틀전, 그리고 남녀 로얄럼블까지 총 9개의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가장 먼저 펼쳐진 스맥다운의 WWE 챔피언십 매치에서는 케빈 오웬스와 새미 제인이 다 덤벼도 이기겠다고 장담한 AJ스타일스의 제안을 받아들여 2:1 핸디캡 매치가 진행되었습니다. 케빈 오웬스와 새미 제인은 산하단체이던 NXT에서부터 라이벌이자 앙숙이었는데요. 유니버셜 챔피언 등을 지내며 승승장구하던 케빈오웬스에 비해 새미 제인은 별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 갈등을 빚던 셰인 맥맨과 케빈 오웬스의 경기에서 셰인 맥맨을 철창에서 밀어버리면서, ‘기회를 찾기 위해 왔지만 기회를 주지 않는’ 커미셔너 셰인 맥맨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단짝이 되었습니다. 둘은 첫 WWE의 공동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 막상 경기는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 속에 AJ스타일스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둘은 곧바로 커미셔너 셰인 맥맨에게 불만을 표출했고, 오랜 인해 갈등관계에 있던 셰인 맥맨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어서 펼쳐진 스맥다운 태그팀 챔피언십은 3판 2선승제로, 우소 형제와 셸튼 벤자민&채드 게이블이 경기를 펼쳤는데, 조금은 싱겁게 우소즈가 타이틀을 방어했습니다. 두 팀간의 갈등관계는 그리 충분히 과열되지 않고, 도전자와 챔피언의 경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느낌이었기에 딱히 코멘트할 게 없군요.

그리고 대망의 로얄럼블, 30인의 선수 중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경기이니만큼, 여러 선수들의 대립과 갈 등등이 얽혀 다양하고 재밌는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로얄럼블의 묘미는 역시 추억의 인물들의 깜짝 등장인데요, 남성부에서는 슈퍼히어로 기믹(캐릭터)로 활약하던 허리케인, 그리고 레이 미스테리오(!)의 깜짝 등장이 있었습니다. 특히 레이 미스테리오의 경우 탑 6까지 맹활약하며 존 시나, 랜디 오턴과 함께 2000년대 대표 베테랑들으로서 새 시대를 마주하는 연출을 하기도 했습니다.
로만 레인즈, 핀 벨러, 나카무라 신스케 / 랜디오턴, 레이미스테리오, 존 시나(왼쪽부터)

구 시대의 얼굴들 중 유일하게 존 시나만이 탑 4에 진출했고, 신일본에서 불릿 클럽 리더, 프린스 데빗으로 활동하던 핀 벨러를 떨어트린 후 야유를 잔뜩 받았습니다. 로만 레인즈, 존 시나, 나카무라 신스케 세 명이 남아있던 상황에선 회장의 총애를 받던 두 사나이, 존 시나와 로만 레인즈를 꺾고 신일본 출신의 나카무라 신스케가 로얄럼블 최후의 승자를 차지했습니다. 로만 레인즈 같은 경우 이미 회사의 총애를 받아(!) 레슬매니아 31부터 33까지 레슬매니아 메인이벤트를 차지했었던 경력이 있는 선수이고, 존 시나 역시 그 이전 몇 년간 레슬매니아 메인을 차지했던 만큼, 지금 반응이 나오는 선수 중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스맥다운 소속 WWE챔피언 AJ 스타일스와 RAW 소속 유니버셜 챔피언 브록 레스너 중 누구와의 경기를 원하냐는 질문에 나카무라는 ‘AJ스타일스’라 대답했고, 이것으로 레슬매니아에서 AJ 스타일스와 신스케 나카무라의 경기가 확정되었습니다.

로얄 럼블 다음 경기로는 RAW 태그팀 챔피언십 매치, 챔피언 제이슨조던과 세스 롤린스, 도전자 더 바(셰이머스&세자로)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원래 로만 레인즈, 딘 앰브로스, 세스 롤린스 셋은 원래 ‘더 실드’라는 이름의 유닛이었고, 회사는 이 중 로만 레인즈를 차기 아이콘으로 점찍어 키우기로 했습니다. 실드는 처음 산하단체에서 올라왔을 때 대적할 팀이 없는 강력한 용병단이었는데, 세스 롤린스가 권력에 맛을 들이고 배신한 후에 갈라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권력의 화신 트리플 H를 꺾고 나서는 반성하며 재결합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 중 딘 앰브로스와 세스 롤린스가 태그팀으로 활약할 예정이었지만 혹사하던 딘 앰브로스가 9개월의 회복 시간을 요하는 큰 부상을 당하게 됩니다. 그러자 커트 앵글의 (각본상)양아들 제이슨 조던이 딘 앰브로스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합니다. 멋대로 세스 롤린스의 경기를 만들고 도전자인 더 바의 경기에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등, 눈치없는 행동을 일삼는 제이슨 조던이지만 어찌 저찌 태그팀 타이틀은 획득해버렸고, 셰이머스와 세자로가 팀을 이룬 더 바를 상대해야하는데, 이번엔 제이슨 조던이 경기 중 빈혈이 와서 세스 롤린스 혼자 핸디캡매치에 가까운 경기 끝에 타이틀을 내주게 됩니다. 제이슨 조던은 이 눈치없는 기믹으로 RAW의 야유를 쓸어담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기대가 됩니다.

메인 이벤트의 앞 경기로는 유니버셜 챔피언 브록 레스너가 브라운 스트로먼, 케인과 트리플 쓰렛 매치라는 3인 경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로얄 럼블 이전에 브라운 스트로맨은 브록레스너와 케인 위로 아시바 구조물을 덮어버리는 등 강력한 모습을 보였기에, 지난 레슬매니아 이후 계속해서 챔피언을 유지하고 있는 브록레스너의 타이틀을 뺐을수도 있을 거란 기대감을 살짝 만들어놓기는 했습니다. 체어샷이 난무하고 테이블을 부수고 아나운서 테이블을 뒤엎는 등, 범프(위험한 장면)들이 속출되는 경기 속에 브록 레스너가 케인을 F-5로 누르고 승리를 가져갔는데요. 브록 레스너는 파트타임으로서 스케줄이 1년에 20회 정도밖에 안되기에, 거의 1년 가까이 타이틀을 유지하는데도 방어전을 세 번밖에 치루지 않았습니다. 앞서 스맥다운 로스터인 나카무라 신스케와 AJ 스타일스의 경기가 레슬매니아에서 확정되었기 때문에, RAW의 다음 PPV 일리미네이션 체임버에서 ‘일리미네이션 체임버’라는 6인 철창 구조물 경기의 승자가 레슬매니아 브록 레스너의 상대가 될 것인데요. 누가 되었든 간에 빨리 저 알바강점기를 끝내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로얄럼블 다음날 열린 로우에선 일리미네이션 체임버의 참가자 3명이 결정되었는데요. 현재 브라운 스트로먼, 존 시나, 엘라이어스 등이 참가를 확정한 상태입니다. 악역이지만 브라운 스트로먼의 클린한 승리를 기원합니다만, 로만레인즈가 가장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는 것이 현재의 정설입니다.

그리고 대망의 여성 로얄럼블. 여성 로얄럼블의 경우엔 로스터 부족 등의 현실적 문제도 있었기에 몰리할리, 트리쉬, 리타, 토리윌슨, 등 2000년대 여성 레슬러들은 물론 매니저와 단장으로 맹활약했던 故 에디 게레로의 미망인 비키 게레로까지, 가능한 거의 모든 여성 레슬러들을 한 자리에 보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여성부 로얄럼블에서는 산하 단체인 NXT 로스터와 추억의 선수들이 다수 참가한 가운데 역시 일본 출신의 아스카가 우승하여, 남녀 모두 동양인 최초 로얄럼블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다들 알고 있는 의외의 인물이 등장했는데요. 바로 UFC 전 여자 밴텀급 챔피언 론다 로우지였습니다. 영화 촬영을 한다고 해서 로얄 럼블엔 참가하지 않는다고 했으나, 결국 마지막에 나타나 레슬매니아 로고를 가리키며 2018년 로얄럼블의 피날레를 장식했습니다. 파트 타임에 가까운 스케줄을 소화할 선수가 최초의 스포트라이트를 빼앗아 갔다는 점과, 연기력이 굉장히 어설펐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레슬매니아까지의 관전 포인트로는 케빈 오웬스와 새미 제인의 미래, 로얄럼블 우승자 나카무라 신스케와 AJ 스타일스의 신일본 리매치, 일리미네이션 챔버, 그리고 론다 로우지의 활약 등이 될 것 같고, 그 외의 소소한 갈등들도 진행되고 있는데, 각 브랜드의 다른 스토리라인은 각 브랜드의 단독 ppv 일리미네이션 챔버(Raw)와 패스트레인(Smackdown!)에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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