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서버 성능도 기업 경쟁력” 토종 DB최적화 엔진
유통공룡 아마존 서버에 1초 지연이 생기면 무슨 일이 생길까. 10% 매출이 떨어진다. 2016년 기준 아마존닷컴의 매출은 1359.8억 달러. 지난해 일일 최대 매출을 기록할 당시 하루 동안 1조 1,400억 원 매출을 끊었고 초당 100개에 달하는 제품이 팔려나갔다. 검색제왕 구글도 마찬가지다. 구글 서버에 0.5초 지연이 발생하면 트래픽 20%가 떨어진다.
물론 반대로 생각하면 서버 성능을 최적화하면 인프라 비용은 줄고 매출은 늘어난다. 유통공룡도 검색제왕도 서버가 중요한 건 매한가지인 셈이다.
데이터베이스는 모든 온라인 서비스의 핵심 구성 요소다. 데이터베이스 성능이 떨어지면 서비스 장애가 발생할 수 있고 기업 운영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업마다 서버 성능을 최적화하고 관리, 운영하기 위해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하는 이유다. 더구나 요즘처럼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고 데이터 형태마다 최적화된 데이터베이스 종류가 많아지는 만큼 서버 최적화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애포샤는 이렇게 중요한 데이터베이스 처리를 빠르게 끌어올려주는 가속 엔진을 개발, 안정적인 서버 운영과 비용 절감을 돕는 스타트업이다. 애포샤의 가장 큰 특징은 데이터베이스 서버 배포와 확장, 모니터링 같은 작업을 클릭 몇 번만으로 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
물론 기본기, 그러니까 성능도 빼놓을 수 없다. 데이터베이스 성능을 높이기 위해 기존에는 서비스를 개발 운영할 때 데이터베이스를 튜닝하거나 서비스 데이터 사용 패턴에 특화된 새로운 데이터베이스를 쓰는 방법을 쓴다. 하지만 김상욱 애포샤 대표는 이런 방식으론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다양한 레이어에서 최적화 수행을 해도 운영체제 내부에 병목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는 최적의 성능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
그렇다면 애포샤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었을까. 데이터베이스와 운영체제 사이에서 동작하는 데이터 가속 처리 엔진인 V12 엔진이 해답이다. 애포샤가 자체 개발한 V12 엔진은 데이터베이스가 요청한 우선순위를 인지해 병렬로 다량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해준다.
V12 엔진 내부는 다양한 기능 모듈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데이터베이스 내부 정보를 추론하는 추론 모듈만 데이터베이스마다 따로 구현된다. 나머지 모듈은 갖가지 데이터베이스에 공통 사용이 가능한 것이다.
V12 엔진이 보여준 성능은 상당하다. 김 대표는 “서버 관리가 중요한 가상 화패 거래소의 경우 동일한 환경 아래 애포샤 엔진을 설치한 후 약 8배 가량 안정된 성능을 나타냈다”고 말한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애포샤 측은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인 A사와 솔루션 도입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V12 엔진은 머신러닝에 필요한 시간을 줄이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 머신러닝을 위해 데이터 정제 과정을 가속화할 수 있는 것. 내부 테스트 결과지만 에포샤를 통해 영화 추천 모델을 만들어본 결과 기존 수행 시간을 무려 40%나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V12 엔진에 적용한 기술은 현재 국내 특허를 진행 중이다.
애포샤의 수익 모델은 V12 엔진과 데이터베이스 관리를 시간당 과금하는 형태다. 실무에선 성능만큼이나 관리에 대한 요구가 많기 때문이다. 또 지금 당장은 몽고DB에 집중하고 있다. 경쟁사가 관리 운영 자동화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애포샤는 고성능 몽고DB 시장에 주력해 경쟁력을 확보한 이후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애포샤가 우선 목표로 한 고성능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 시장은 매년 50%씩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라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궁극적으로는 클라우드를 사용하지 않고 자체 인프라를 보유한 기업에게도 설치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