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꼭 맞는 운동 프로그램 짜주는 데이터 기업
피트니스 센터에 등록을 하면 가장 먼저 체지방 측정과 간단한 운동 테스트를 받는다. 체력 검사를 받는다는 기분도 잠시, 이후 이어지는 것은 30분 넘게 지속되는 PT 세일즈다. 건강에 대한 온갖 지식을 쏟아내는 트레이너 앞에서 운동을 잘 모르는 여성 고객은 어느새 호갱이된다. 어느 센터를 가나 마찬가지다. 고객의 건강에는 관심이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피트의 홍석재 대표는 “피트니스 센터 오너는 센터를 시설업으로 생각해 가격 경쟁에만 집중하고 트레이너들은 전문직이라곤 하지만 결국 고객 비위를 잘 맞춰야 하는 서비스업을 하고 있다고 느낀다” 고 말했다. 피트니스 센터에 대한 불신은 커지고 시장의 질도 떨어지는 결정적인 이유다.
피트는 이런 현상에 대한 문제 인식으로부터 시작된 건강 데이터 회사다. 홍 대표는 “트레이너는 동작을 가르쳐주는 사람이 아니라 운동 프로그램을 설계해주는 것으로 비용을 받는 사람인데 현재는 비주얼 좋고 멋있는 동작을 가르쳐주는 것으로 어필하고 있어 이 시장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체육학 학,석사를 졸업하고 스포츠 과학 연구소 전임 연구원, 체육 교사 경력을 갖고 있는 홍 대표는직접 피트니스 센터를 운영하며 피트니스 시장의 문제점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홍 대표는 센터를 운영할 당시 다른 센터와의 차별점을 위해 직접 회원의 건강 데이터를 한글파일로 적어서 일일이 나눠줬다고 한다. ‘회원님의 체력수준에서는 몇 분을 뛰는 것이 좋다’, ‘이렇게 오래 운동하면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정도의 맞춤형 피드백을 회원들에게 줬는데 회원들 반응이 뜨거웠다. 데이터가 쌓이자 엑셀로 정리해 나눠줄 수 있게 됐다.
이 경험을 토대로 만든 것이 바로 피트다. 해커톤에서 만난 팀원들과 건강 데이터 솔루션 MVP를 만들었는데 첫날부터 사용해보고 싶다는 사람이 많았다. 분명 시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2016년 개인 운동 능력을 평가한 결과를 기반으로 운동 프로그램을 설계해주는 솔루션 제공 기업 피트를 설립하게 된다.
홍 대표는 “생각해보니 그동안 트레이너가 딱히 경쟁력을 보일 수 있는 도구가 없었다는 생각도 든다”며”데이터 기반의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트레이너도 자신을 갖고 회원을 지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피트는 운동 선수 및 전문가들이 병원이나 전문기관에서나 받을 수 있었던 운동검사를 피트니스센터에서도 받을 수 있도록 구성한 솔루션으로 심폐능력검사, 자세, 근력평가 등을 리포트로 제공한다.
사실 운동을 할 때 내가 어느 속도로 얼마나 뛰어야 하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트레이너도 말해줄 수 없다. 신체에 무리가 갈 수도 있는데 알 수 없으니 무작정 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단순히 ‘몇 세트의 운동을 몇 번씩 하세요’는 트레이너의 경험치에 기반한 것일 뿐 실제로 내 몸에 좋은지도 알 수 없다. 트레이너는 항상 무엇을 많이 적고 있는 것 같지만, 회원에게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한 리포트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피트는 리포트 형태로 고객에게 건강 데이터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개인의 체력 수준에 맞는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피트는 최근 피트 솔루션이 탑재된 트레드밀도 출시했다. 트레드밀에서 뛰기만 하면 맞춤형 프로그램을 짜기 위한 개인 건강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보통은 마스크를 차고 해야 하는 검사를 없이도 가능하게 했다. 데이터 신뢰도는 어떨까. 홍 대표는 “30~40년간 축적된 검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짰기 때문에 마스크를 했을 때와의 오차율은 크게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피트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공신력 있는 솔루션으로 인정받기 위해 독일체육대학과도 협업하고 있다. 홍 대표는”세계적으로 헬스케어시장은 미국과 독일이 잡고 있는데 원론적으로 과학적 접근을 시도하는 독일이 피트와는 더 잘 맞겠다고 생각해 지난 2년간 독일체육대학과 교류를 해왔다”고 말했다. 피트는 독일체육대학과 파트너 계약을 맺고 국내에서 최초로 측정평가사 자격증 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또 독일체육대학과 협력해 트레이너와 체육인을 양성하기 위한 피트종합체육학교도 오픈했다. 피트종합체육학교는 트레이닝에 필요한 측정평가 및 운동검사를 위한 필수 교육을 목표로 지난해 신입생을 모집하고 3월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 문을 열었다. 정규 학위 과정은 아니지만 딱히 트레이닝을 배울 곳이 없었던 체육인 사이에서는 필요한 프로그램이란 평이다.
홍 대표는 “국내 체육대학은 한국체육대학 하나다”라며”운동과학과 트레이닝에 관련된 분야로는 피트종합체육학교가 4년제 대학으로 인정 받았으면 하는 목표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헬스케어의 중심이 운동과학이 되고 체력이 됐으면 좋겠다”며” 체력을 재미로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정말 의미 있는 데이터라는 것을 운동과학을 전공한 이들부터 자부심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이 불평하는곳에 기회가 있다고 하잖아요
기사를 보며 다시한번 느끼게됩니다 ㅎㅎ
한번은 이용해보고싶은 서비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