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팝체인 상장, 논란의 재구성

암호화폐 거래소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코인원이 경찰 조사를 받은 데 이어 2월에는 빗썸이 개인 정보 유출과 이를 통한 암호화폐 출금 문제로 압수수색을 받았다. 물론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5월 11일에는 국내 1위이자 세계 4위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 다시 14일에는 한국블록체인거래소와 HTS코인 임직원 3명이 구속됐다.

연이은 악재가 이어지면서 암호화폐 시세도 술렁이고 있다. 업비트 압수수색 당일에는 기준통화 격인 비트코인이 1,000만원대에서 870만원 선까지 급락한 바 있다. 거래소 압수수색 등 정부 규제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는 국내 2위 거래소인 빗썸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5월 15일 팝체인 코인 상장 계획을 밝히면서 이를 둘러싼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이슈를 정리해보면 이렇다. 먼저 빗썸은 자사 공지사항을 통해 ‘팝체인(PCH) 상장 및 이벤트 안내(https://bithumb.cafe/archives/29268)’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따르면 팝체인(https://www.popchain.org/ )을 5월 17일 빗썸프로를 통해 상장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지가 올라오자 곧바로 검증되지 않은 코인 상장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첫 번째 지적은 팝체인의 첫 발행일이 4월 30일로 빗썸의 상장 발표 당시 발행 2주 밖에 안 된 시점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ICO(initial coin offering)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일부 ICO를 거치지 않은 상장도 해외에서 있었지만 극소수다. 보통은 거래소에 상장하기 전에 ICO를 진행한다. 이런 점 때문에 ICO조차 진행하지 않은 코인 상장에 대한 우려가 쏟아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런 우려에 불을 붙인 건 토큰을 보유한 계좌가 극소수였다는 데에 있다. 15일 당시 이더스캔을 통해 확인한 팝체인의 토큰 홀더는 지갑 18개에 몰려 있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지갑 2개가 각각 76.7744%, 15%를 보유하고 있었다. 물론 상장 발표 이후 지갑이 여러 개로 나뉘었지만 문제가 터지자 황급히 봉합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점 때문에 일부에선 빗썸의 폰지사기 의혹에 대한 지적을 하기도 한다. 업비트의 경우 압수수색을 당할 당시 불거진 의혹은 실제 암호화폐를 보유하지 않은 채 전산상으로만 있는 것처럼 꾸며 투자자를 속였다는 것이다. 한국블록체인거래소나 HTS코인 임직원 구속 역시 마찬가지로 암호화폐가 전산상으로만 있는 것처럼 속여서 거래한 장부 거래 혐의가 이유다. 하지만 이번에는 신규 투자자에게 돈을 끌어 모아 기존 투자자에게 배당을 해주는 일종의 다단계 금융 사기 수법인 폰지사기 의혹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팝체인의 소스코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먼저 팝체인 소스코드 첫줄에 ‘Copyright (c) 2014-2016, The Monero Project’가 들어 있었다는 점(물론 지금은 관련 부분이 수정됐다)을 들어 모네로(Monero) 코드 복제에 대한 지적. 또 팝체인 자체가 유로드체인(UlordChain)과 소스코드상 트리가 거의 일치하는 복제판에 가깝다는 지적도 있다. 거의 판박이라는 것. 또 팝체인과 유로드체인의 주요 개발자가 빗썸이 투자한 비버스터라는 말도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편 빗썸 측은 논란이 커지자 16일 추가 공지(https://bithumb.cafe/archives/29359)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여러 허위 사실이 시장에 유포되어 해당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 있는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며 팝체인의 상장 일정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팝체인 상장보다는 타 거래소에 팝체인 상장을 결정한 이후 빅썸에서 거래를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미 공지한 에어드랍은 공지한 일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며 거래 지원 일정은 추후 재공지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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