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노트북을 사주셨다. [life/가족/수필]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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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노트북을 사 주셨다.
글쓴이 본인은 현재 23살 국방의 의무를 다 하고 온 대학 복학생이다.
군대 가기 전까진 공부를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았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런 철없던 학생이 군대 영장이 날아왔을 때 하늘이 무너질 것만 같았지만,
어느덧 2년이란 시간이 지나고 철 없던 소년은 청년이 되어 돌아왔다.
청년이 되어 다시 집에 돌아왔을 때
집은 여전하더라.
하지만 집 안은 달라졌더라.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집안 사정이라던지, 부모님의 흰머리 라던지.

어릴적 본인에게 어머니와 아버지는 영화에 나오던 슈퍼맨같은 존재였다.
언제나 항상 떳떳하게 모범이 되셨다.
술은 일절 하지 않는 집안이었고, 담배도 끊으셨으니..
말 그대로 나의 우상이자 영웅이었다.
어떠한 태풍에도 절대 쓰러지지 않는 단단히 뿌리내린 나무 같은 존재.
근데, 어느덧 흰머리가 드문드문 나고, 주름이 보이더라.
나의 우상이. 나의 영웅이.

눈물이 계속 맺히더라. 아무리 닦아내도 닦아내도 언제 그랬냐는듯 눈물이 고이더라.
부모님의 노화가 슬퍼서가 아니라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그 편안한 웃음은 그대로 남아 있어서
아무리 긴 시간이 지나도, 나를 보는 그 시선은 그대로 여전해서
나는 몇 년사이에 이렇게 훌쩍 변해버렸는데도, 나를 보는 시선은 여전해서.
끊임 없이 끊임 없이 눈물이 맺히더라.


본인의 가정환경은 잘 사는집은 아니다.
해외 여행은 물론, 가족 여행 가본 적도 없고, 아버지는 비행기 타신적이 없다.
아버지는 공장 일을, 어머니는 서비스업을 하신다. 말 그대로 맞벌이 집안이다.
이것도 시간이 흐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부모님 두 분 다 가난했던 탓에 가방끈이 짧다는 것을.
몇 년전엔, 아버지가 [power] 라는 영어가 무슨 뜻인지 나에게 물어봤다.
그때 아버지는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아들이 날 무시하지 않을까?
아버지에게 설명 하면서 가슴이 되게 먹먹해지더라 복잡 미묘하게..
아마 이 일을 기점으로, 철 없던 내 학창시절의 반환점이 시작 된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본인은 잘 사는 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창시절 때 일찍 철 들어야 했다.
한창 다들 메이커 옷이나, 고사양 컴퓨터, 유행 게임기, 최신 스마트폰을 자랑할 때,
그 어린 나이에 안 부러울수가 있나. 하지만 부러워도 티를 낼 수 없었다.
내가 조금이라도 관심보이면, 무리해서라도 다 사주실것 같았기 때문에.
그런 부모님이었으니깐..
그렇게 시간이 지나 성인이 되어 아르바이트를 하니 돈이 조금씩 들어오더라.
돈을 벌어도 어디에 써야 될지 모르니 저절로 모이더라.
그렇게 모은 돈으로, 노트북을 사려고 한다고 부모님에게 말씀드렸는데
주저않고 카드 내미시더라. 이걸로 긁으라고.
괜찮다고. 나 모아둔 돈 있다고 그러니깐
나중에 나이 먹으면 그때는 해주고 싶어도 못해주니깐 해 줄수 있을때 사라고.
그대로 내 손에 쥐어주셨다. 그리고 니가 알바해서 번 돈은 니 용돈으로 써야지
대학생이라 돈 많이 부족하지? 하면서 현금 5만원을 더 쥐어주셨다.
그리고 나가셨다.
정적만 흐르다가 그 자리에서 그대로 하염없이 계속 울 수 밖에 없었다.
미안해서.
죄송해서.
이런 아들이라 미안하고 죄송해서.
더이상 코흘리개가 아닌 의젓한 청년이 되었는데도 계속 받기만 해서.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아는데. 그래서 의지 안하려고 했는데.
어른이 되고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달픈지 알아버렸는데.
그리고 오늘도, 내일도 아무 말 없이 버티시겠지.
여태 30년 넘게 그래왔듯이.
얼마나 힘들게 버신 돈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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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늙는 모습은 언제나 슬픈거 같아요.
노트북 소중하게 사용하면 좋을거 같아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자주 놀러 올게요.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글이에요 감사합니다.

아마 제 인생 노트북이 될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 받았기에
더 소중히 여기려고 합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아직..젊어요! 효도는 해도해도 부족하지만..
부모님은 잘자라주는것만으로도 감사하답니다.
두아들을 가진 아빠가 되어보니.. 아빠란 어떤가를 알게되는거 같아요.
저도 생각이 깊어지는 이야기네요.
좋은 이야기..감사합니다.

사람이 제각기 사연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님께서 가지고 계신 노트북은
다른 이들 못지 않게 귀중하고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잘 보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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